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정경미, 개그우먼의 자존심에서 내조의 여왕까지

강경윤 기자 작성 2014.02.27 09:03 조회 2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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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미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흔히 개그맨들에 비해 개그우먼들의 수명은 길지 않다고 말한다. 개그우먼들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게 그 이유. 개그우먼 정경미는 그 말이 진실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에서 개그우먼들의 전성기를 보여줬던 정경미는 최근 MBC 라디오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를 통해서 DJ로 맹활약을 떨치고 있다.

정경미의 가장 큰 매력은 이웃 언니와 같은 편안함이다. 온화한 미소와 조근한 말투는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지난 22일 개그맨 윤형빈과 결혼 1년을 맞고 2세를 임신한 정경미는 한층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청취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정경미


◆ 라디오는 나의 오랜 꿈

선배 개그맨 박준형과 호흡을 맞추는 정경미는 라디오를 진행하는 소감을 “매일 다른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개그콘서트'가 약속된 무대를 즐겁게 보여주는 것이라면, 라디오는 매일 다른 청취자와 얘기를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즉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06년 데뷔하자마자 경기방송에서 2년 동안 라디오를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이후 '개그콘서트'에 집중했지만 늘 마음속에 라디오 DJ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우리 이웃들과 보다 더 가깝게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게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몰라요.”

'2시만세'에서 박준형은 입담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담당하고 있다면 정경미는 그런 박준형을 효과적으로 받쳐주면서 청취자들과 방송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준형과 정경미는 희극인이고 개그맨 부부라는 공통점도 있어서 오랫동안 입을 맞춘 것 같은 호흡을 자랑한다.

정경미는 “요즘은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눈치껏 알 것 같다.”면서 “출산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다면 김지혜선배님이 빈자리를 맡아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미는 신인 때 2006년 경기 방송에서 2년간 라디오 생활을 했지만 '2시 만세'는 거의 처음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센 입담을 가진 박준형이 먼저 웃기면 정경미는 센스 있는 말을 하면서 박준형과 호흡을 이뤄낸다.

정경미

◆ 개그우먼들의 정신적 지주?

많은 개그우먼들은 정경미가 개그우먼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경미는 2006년부터 약 7년간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하면서 개그우먼들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다. 2011년 K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할 때도 “더 많은 개그우먼들이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할 정도로 개그우먼들에 대한 애정도 크다. 

터질라, 할머니, 희극 여배우 등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과 후배들의 사소한 고민도 잘 들어주는 포용력은 정경미가 맏언니로서 후배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였다.

“정신적 지주라고 말하면 부끄러워요. 사실 후배들에게 제가 해주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제가 기대는 게 더 많아요. (오)나미, (김)민경 등 개그우먼들이 워낙 착해요. 특히 나미는 제가 힘들 때 늘 곁에 있어주고요. 제 임신 소식을 가장 먼저 알았을 땐 눈물을 흘리면서 '정말 잘됐다.'고 말한 착한 아이예요.”

개그우먼들을 위한 애정어린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개그우먼들은 실제론 천상 여자예요. 카페에 앉으면 패션 얘기하고 서로 네일 아트해주고 유행하는 화장 알려주고 그래요. 다들 직업 때문에 망가짐을 택한 거예요. 그렇다고 '시청자들이 개그우먼들이 이렇게 하면 싫어할 거다'라고 한계를 정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망가지더라도 확실히 망가지고, 새로운 모습에 늘 도전한다면 언젠가 시청자 분들도 열린 마음을 봐주실 거예요.”

정경미


◆ 내조의 여왕? '비결은 바라지 않는 것'

정경미는 최근 남편 윤형빈 덕에 누구보다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윤형빈이 로드FC 14 대회 라이트급 매치에 출전,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를 상대로 TKO 승을 거두며 세상을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내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경미는 “서로 바라지 않고 기대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경미는 남편감으로서 개그맨을 적극추천 한다고 말했다. “개콘 사내연애를 적극 권장하고 싶어요. 나미나 민경이 같은 솔로 후배들에게 '개그맨 중에서 찾아봐라'는 말을 많이 해요. 개그맨은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생활력이 정말 강해요. 서로의 삶을 인정해주고 이해해주고요. 남편감으로서 개그맨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아요.”

결혼 1주년 기념일을 어떻게 보낼 거냐라는 질문에 정경미는 “그 날 윤형빈 씨가 운영하는 부산 공연장에서 공연이 있어서 아마 아침에만 잠깐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쉽지 않겠나.”란 질문에 정경미는 “일이니까 당연히 이해해야 한다. 아침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내조의 여왕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살림과 내조, 태교와 라디오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정경미의 앞으로의 꿈은 뭘까.

“결혼하고 임산부가 되니까 청취자들과 공감대도 더 잘 이룰 수 있어서 좋아요. 앞으로도 편안한 이웃 언니, 동생 같은 DJ로 계속 활동하고 싶어요. 욕심 같아서 20년 정도 장수 DJ가 되고 싶어요.(웃음) 또 '개그콘서트'는 제 고향이니까 늘 돌아가고 싶어요. 다만 제가 돌아가서 후배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긴 하죠. 여러생각이 많은 요즘이지만, 라디오와 태교에 집중해서 건강하게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큰 계획이에요.”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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