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강지환 “소속사 분쟁으로 1년 공백…연기에 독 바짝 올랐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14.07.02 10:29 조회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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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위기는 때로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최근 종영한 KBS '빅맨' 타이틀롤 강지환은 그랬다.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강지환은 1년 넘게 활동을 하지 못했다. 모든 분쟁이 마무리 되고 강지환이 '빅맨'으로 돌아올 때까지 강지환은 “독기가 바짝 올랐다.”고 말했다.

'빅맨' 종영 이후 기자들과 만난 강지환에게서 이제야 편안한 미소가 번졌다.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끝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빅맨'에서 밑바닥 인생부터 재벌그룹 수장까지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렸던 강지환에게, 이 드라마는 그 자신이었다.

“안타까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침통해 있는 시기에 드라마를 홍보한다는 게 죄스러웠어요. 다만 작품과 자신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일을 쉬어야 했던 1년 동안 연기에 독이 바짝 올랐거든요. '빅맨'이 말하는 그 메시지도 참 많이 공감했기에 시간이 흐르면 시청자들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강지환

강지환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스포츠 경기처럼 드라마의 시청률 순위로 모든 걸 평가할 순 없지만 '빅맨'을 통해서 강지환은 시청률과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드라마에서 맏형이자 타이틀롤이었던 강지환은 중심축을 잘 잡았던 것이 유효했다.

“드라마 국장님이 밥 한번 먹자고 연락하신 걸 보니 제가 못하진 않았나봐요.”라고 웃는 강지환에게는 안도의 미소가 스쳤다.

“사실 제가 한 드라마 중에서 정말 대박이 난 건 별로 없어요. 하지만 마니아층은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강지환이니까'가 아닐까 싶어요. '빅맨' 역시 강지환이라서 잘했다라는 칭찬이 가장 듣기 좋았어요.”

SBS 드라마 '돈의 화신'을 마치고 소속사 분쟁으로 생긴 공백기는 강지환을 시련에 빠트렸지만 그만큼 단단하게 했다.

“힘든 일을 겪고 주위를 둘러보니까 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걸 느꼈어요. 억울하다고 아무리 얘기하려고 해도 가십거리가 되는 상황이 힘들어서 술도 많이 마셨죠. 술을 마시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너무 힘들더라고요. 하소연을 하는 것보다는, 배우니까 배우답게 이걸 연기로 풀어내고 싶었어요.”

위기를 겪을 때 강지환은 '정공법'을 택했다. 묵직하게 기다렸고 기회를 잡았을 땐 최선을 다했다. 강지환은 '도박'을 하는 마음으로 '빅맨'에 임했고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선 리더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강지환

강지환은 작품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입히는 배우 중 한명이다. 정형화 된 캐릭터일지라도 강지환을 만나면 묘한 유머러스한 감각이 묻어난다. '빅맨'의 김지혁 역시 자칫 평면적 캐릭터가 될 뻔 했으나, 강지환은 자신의 색깔을 담아 김지혁이란 옷을 멋지게 소화했다.

“가수가 노래를 잘해야 하고 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건데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정석코스를 밟아서 배우가 된 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다가 뮤지컬 무대를 거쳐 이 자리까지 왔기 때문에 제 연기는 FM이 아닌 AM이에요. 그래서 어떤 캐릭터를 만나든 강지환의 색깔을 담으려고 노력해요.”

독특한 목소리 역시 강지환은 장점으로 소화했다. 데뷔 초기 방송관계자들로부터 '목소리가 특이해서 멜로 주인공감은 못되겠다.'란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아나운서 학원까지 다녔으나 이제는 그 목소리가 강지환의 연기를 더 빛나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강지환


“이 목소리로 38년을 살았으니까 저야 이 목소리가 가장 좋죠. 제 목소리에도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덕에 톤을 조절할 수 있어 연기 스펙트럼도 넓어졌어요. 과거 목소리가 약점이었다면 이젠 강지환의 무기가 된 거죠.”

“인생의 '빅맨'이 누구인가.”란 질문에 강지환은 스스로를 꼽았다. 과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강지환이 짊어지는 책임감에 더 가까운 대답이었다.

“돌아보면 저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 뮤지컬 코러스부터 일일 드라마, 영화, 미니시리즈 등 한계단씩 밟아온 거 같아요. '누가 내 손 좀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랬기에 지금의 저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조금 더 좋은 상황이 된다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빅맨'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조은회사엔터테인먼트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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