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전지현은 열정을 자극하는 배우”

강경윤 기자 작성 2014.10.02 10:51 조회 9,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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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기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2014년 상반기는 '천송이 패션'으로 뜨거웠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이 맡았던 캐릭터 천송이는 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 '천송이 신드롬'을 만들었다. 사소한 모든 패션 아이템들까지 '완판 신화'를 써간 이 신드롬에는 숨은 미다스의 손이 있다. 바로 수년째 전지현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다.

대한민국 최초의 남자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진 정윤기는 톱스타들의 절친한 친구로도 유명하다. 이정재, 정우성, 다니엘 헤니, 최시원 뿐 아니라, 전지현을 비롯해 고소영, 김희애, 하지원, 김혜수 등 톱스타들이 그와 작업을 하면서 우정을 나누고 있다. “한번 작업을 한 스타들의 80%는 함께 간다.”고 말하는 정윤기 스타일리스트의 숨은 노하우는 무엇일까.

연예계 황금인맥과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주목받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가 2014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 심사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엔터테인먼트 매력을 발굴하는 슈퍼모델 선발대회의 심사위원장으로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보다 적격인 사람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

2014 SBS슈퍼모델 선발대회 비공개 최종심사를 앞두고 만난 정윤기의 눈은 충혈 됐지만 안경 넘어서까지 그 빛이 반짝였다. 두 눈에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정윤기에게 어떤 호칭으로 불리고 싶은지 물었다. “원한다면 뭐든 괜찮다.”는 그는 “일할 땐 실장님, 직원들에겐 대표님, 학생들에겐 선생님, 함께 일하는 연예인들에게는 형이나 오빠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선생님'이라고 부르겠다고 하자, 그는 활짝 웃으며 반겼다.

“저와 일을 시작하면 80% 정도는 계속 인연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고소영, 김희애, 이정재, 차승원, 정우성 씨가 그랬고요. 요즘엔 아이돌 가수 윤아, 최시원 씨를 맡고 있어요. 또 수영선수 박태환 씨와도 작업을 하고 있고요. 인맥을 쌓는 비결이란 건 다른 게 없어요. 그냥 '노력하는 스타일리스트'니까 같이 하고 싶어하는 거 아닐까요. 그들의 고민을 알고 함께 풀어나가는 게 저의 몫인 거죠.”

정윤기의 말대로라면 '황금인맥'에는 방도가 없다. 그저 그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 끊임없는 소통의 노력이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이렇게 많은 스타들과 작업을 했던 정윤기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열정을 자극했던 스타는 누구였을까.

한참 “어떻게 한명을 꼽나.”라며 망설이던 정윤기는 전지현을 어렵게 꼽았다.

“아무래도 전지현 씨의 스타일링을 맡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전지현 씨는 저의 열정을 자극하거든요. 박지은 작가의 대본을 받고 천송이를 어떻게 스타일링할까 고민했어요. 도도하면서도 천방지축인 그런 룩을 만들려고 셀 수 없이 회의를 했어요. 그렇게 만들어낸 천송이 패션이 아시아에서 K패션의 주역이 되고, 미국에도 '별에서 온 그대'가 리메이크 된다고 하니 더 뜻 깊네요.”

정윤기

천송이 뿐 아니라 정윤기 실장은 JTBC '밀회'의 김희애 패션을 탄생시켰으며, 늘 화제의 중심에 서는 김혜수의 시상식 패션, 그리고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이정재와 정우성의 댄디한 수트 패션 등을 선보이면서 패션계를 선도하고 있다. 정윤기는 함께 한 모든 스타들이 자신의 '뮤즈'라고 강조했다.

“모든 스타들에게 고맙고 함께 한 작업들은 뜻 깊었지만, 김희애, 고소영, 전지현, 정우성, 다니엘 헤니 등은 어떤 스타일링을 해도 최상의 결과물을 내줘요. 최근에는 하지원 씨가 패션에 눈을 뜨면서 열정을 보이고 있고요. '어벤저스'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수현의 미래도 더 기대가 됩니다. 또 요즘은 어린 친구들의 감각이 대단해요. 최시원, 윤아 같은 아이돌 가수들이 곧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우뚝 설 것 같아요.”

"스타일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라는 정윤기의 말대로, 검은 뿔테와 댄디한 수트는 정윤기를 대변하는 스타일이다. 그의 스타일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댄디한 게 포인트예요. 때에 따라서 화려하게 입긴하지만 타이를 메고 검은 색 재킷을 매치하는 스타일을 최근 5년 간 고수하고 있어요. 1990년 대에는 믹스앤매치에 빠져있었고, 몇년전까지는 캐주얼한 진을 좋아했었어요. 지금은 저의 몸매를 커버하면서도 저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수트를 주로 입고 있어요.”

패션을 얘기할 때는 정윤기의 눈빛은 어김없이 반짝였다. “일 때문에 늘 잠이 부족하다.”는 정윤기는 자기 관리를 위해서 잠을 포기하는 걸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감각을 쌓고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선 많은 컬렉션도 가야 하고 디자이너들과도 꾸준히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기는 진태욱 디자이너와 오영미 디자이너를 사랑하는 패션피플로 꼽았다. 두 사람을 보면서 그는 '늘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결심을 다잡는다는 게 그의 설명.

2014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도 '초심'과 관련이 깊다.

오랫동안 그와 함께 작업하는 한지혜, 김선아, 수현은 모두 슈퍼모델 출신 배우들이다. 정윤기는 “이들을 보면서 슈퍼모델 출신 배우들의 내재적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했던 것 같다.”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슈퍼모델 어워즈의 전통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이들을 잇는 훌륭한 엔터테이너들이 분명히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윤기는 슈퍼모델들의 합숙생활까지 지켜보면 참가자들의 내외적인 매력들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고 있다. “남녀 모델을 통틀어 최소 3명이 엄청난 매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정윤기는 “스타일리스트로서 꾸준히 엔터테이너를 발굴하는 건 굉장한 열정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 동시에 굉장히 뜻 깊기 때문에 이렇게 선발된 모델들이 아시아의 퀸이 되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또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서 한국 패션이 아시아에서 K패션의 위상의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인트랜드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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