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뮤직

[인터뷰]버나드 박 "돈 벌면 가장 먼저 부모님께 집 사드리고 싶어요"

작성 2014.10.21 13:31 조회 8,927
기사 인쇄하기
버나드박

[SBS연예뉴스 | 이정아 기자]기교 없는 담백한 이 목소리가 이토록 귀에 와 닿을 수가 없다.

SBS '일요일이 좋다, K팝 스타 시즌3'의 우승자 버나드 박이 '난'과 타이틀곡 '비포 더 레인'이 수록된 데뷔 앨범 '난...'으로 가요계에 데뷔 했다. 오로지 자신을 믿고 솔직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그의 목소리는 자꾸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식처럼 그렇게 정갈하다.

“담백해서 더 좋더라”라는 말에 그는 잠시 머뭇거린다. '담백하다'는 말뜻을 잘 모르겠다고, 또 목소리에 그런 말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버나드 박은 미국에서 자랐다.)그래서 잠시 더 그 뜻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 설명을 찬찬히 들으면서 천천히, 그리고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그의 모습이 진중하게 느껴진다.

“노래 부르면서 너무 애드리브를 심하게 넣고 그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심플하게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야만 노래의 의미를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가사에 집중하고 멜로디는 심플하게, 그렇게 부르는 편이다.”

버나드박

데뷔 앨범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에 선공개한 '난'은 사실 박진영이 먼저 부른 곡이다. 그런데 박진영 버전과는 180도 다른 느낌이다.
“박진영 PD님이 처음 '난'을 들려주시면서 이 노래를 내가 부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날거라고 했다. 그냥 내 느낌대로 부르라고 했다. 처음에는 가사가 무척 좋은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 하는 게 너무나 좋았다.”

'난'은 참 슬픈 가사를 가진 노래다. 떠나간 연인을 놓지 못하고 여전히 아파한다. 실제로 이런 경험이 있나.
“난 이런 경험은 없다. 노래하면서는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만약 내가 이런 상황에 있으면 너무나 슬플 것 같다. 실제로는 이 주인공과 달리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냥 좋다고 이야기하는 스타일이다. 지나간 일을 계속해서 생각하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내가 어떤 습관을 가진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거 같다. 또 사람이라는 게 워낙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게 많은 거 아니냐.”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보다 더 멋있어 진 것 같다.
“운동도 하고 다이어트도 했다.(웃음) 그런데 체중이 그렇게 많이 빠진 것은 아니다. 'K팝 스타 시즌3'가 끝난 이후 살이 좀 쪘는데 그걸 감량하려고 노력했다. 4kg 정도 빠진 것 같다. 세끼 내내 샐러드랑 닭 가슴살을 먹고 운동 했다. 운동은 퍼스널 트레이닝을 하고 강아지랑 산책을 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까 굉장히 조용한 성격인 것 같다. 아니면 익수치 않은 인터뷰라서 더 그런 걸까. 학창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을지 궁금하다.
“점수를 잘 맞는 편은 아니었다. 무척 조용하고 학교에 친구들도 많이 없고 그랬던 것 같다. 큰 사고를 치는 학생도 아니었다. 사람들한테 말 거는 것이 어색하고 차라리 사람들하고 많이 있지 않는 그런 스타일이었던 거 같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 거의 교회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그렇게 조용한 성격인데 이렇게 가수 생활을 시작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것 때문에 힘들기는 했다. 물론.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미국에서는 가수를 키우는 프로그램이 한국보다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K팝 스타 시즌3'가 내가 살고 있는 애틀랜타에 온다고 했을 때 부모님과 상의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카메라 앞에서 너무 쑥스럽기도 했는데 그건 하다보니까 좀 더 자신감이 생기고 잘 되는 것 같다. 연습으로 더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 있다.”

버나드박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으면 무엇을 했을 것 같으냐는 말에도 그는 수줍게, 하지만 진심이 가득 묻어나는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부모님을 도우면서 자신의 할 일을 했을 거 같다고 말이다.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으면 부모님 도와서 세탁소 하면서 학교 다녔을 것 같다. 내가 워낙 말이 없는 편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하려고 하면 쑥스럽다고 할까. 그런데 'K팝 스타 시즌3'를 통해 부모님께도 내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할 수 있게 돼 좋다. 돈을 벌면 부모님 집을 가장 먼저 사드리고 싶다. 그 다음에는? 내 차? 차에 관심이 많다. 내 꿈은 아예 클래식 카를 엔진에서부터 혼자서 만드는 거다.”

아직은 무대에 오르고 그러는 부분이 쑥스러울 때가 있고 긴장이 되지만 그 부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그저 자신이 할 일을 다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는 그는 이번 노래도 1등 보다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물론 1등을 하면 좋긴 좋은데 굳이 1등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내 노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면 좋겠지만 나는 지금 있는 팬들, 그분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분들 덕분에 내가 가수가 된 거니까.”

아직 한국 문화에 완벽하게 적응이 되지 않아 사람들을 만날 때 의도치 않게 오해를 사게 되는 것 같아 고민이라는 버나드 박. 그의 진심이 전해져 그가 그런 고민 없이 더 편한 마음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섰을 뿐인 버나드 박이 한 해 한 해 성큼성큼 성장해 그 담백한 목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happy@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