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A to Z 인터뷰] 스물여덟 안재현, 연기와 사랑 그리고 꿈

강경윤 기자 작성 2014.11.11 15:23 조회 1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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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젊음에도 색깔이 있다면 안재현의 스물여덟은 어떤 색깔일까. 모델 출신 배우 안재현은 “진지한 것 같다.”는 말에 “아니다. 잘 웃고 또 웃기는 것도 좋아하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정리해 말하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그저 평범한 스물여덟”이라고 말했다.

안재현에게 평범하다는 수식어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큰 키와 얼음처럼 차가워보일 만큼 흰 피부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와의 인터뷰에서 안재현은 놀랍도록 평범한 행복을 좇는 스물여덟 살이었다. 물어볼수록 더 궁금해지는 안재현을 파헤쳐봤다.

Q. Alchole (얼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소년 같다. 술 한방울도 못 마실 것 같은데, 실제 주량이 어떻게 되나?)

“술 좋아하죠. 내일 애완묘가 집에 오는데 이름도 지어났어요. 이름은 '안주'예요. 제가 안 씨(氏)인 것도 있고 또 술 하면 안주가 있어야 하고.(웃음) 아무에게도 '안 주'겠다는 뜻도 있어요. 스코티쉬 폴더라는 종(種)이에요. 고양이 얘기가 길어졌네요. 주량이요? 집중하고 마시면 안 취할 자신 있어요. 그런데 편하게 마시면 소주 1병에도 취하고요.”

안재현


Q. Boy (학창시절 '평범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실제로 안재현은 어떤 소년이었죠?)

“말 그대로 평범했어요. 학교에서 튀는 행동을 하진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말이 아주 없고 조용한 학생은 아니었어요. 예전 인터뷰에서 임슬옹 군 얘기했었잖아요. 슬옹 군처럼 노래 잘하고 키 큰 친구들이 인기가 있었죠. 저는 조용한 학생이었어요. (팬클럽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런 건 말도 안돼죠.”

Q. Comedy? (영화 '패션왕'에서 코믹 연기가 눈에 띄었다. 실제 성격이 진지할 것 같은데 코미디 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패션왕'에서는 진지하게 웃기고 싶었어요. 그리고 코미디에 대한 욕심도 있어요. 워낙 웃음을 좋아하거든요. 감독님이 즐겁게 '오케이' 나오면 더 기분이 좋고 유쾌했던 것 같아요. 주원이랑 하늘 날고 이런 장면들은 재밌었어요. 오히려 큐 사인 떨어지면 더 진지하게 해서 더 집중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안재현


Q. Director (오기환 감독이 요구했던 건 뭐였나.)

“단 한가지, 준비하고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자연스럽게 만들어보자고. 감독님은 저에 대하 자연스러움을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캐스팅 할 때는 '지켜봐왔다'고 하셨어요. 이 영화를 통해서 원호의 슬픔과 사연에 집중해서 연기했고, 그래야 관객들이 마지막에 기명이를 통해서 통쾌함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어요.”

Q. Experience (인생은 경험이 쌓아올린 계단이라는 말이 있다. 안재현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은 무엇이었나.)

“예전 저는 60대까지 미래를 내다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과거를 후회하고요. 모델 일을 하면서부터는 '오늘 이 순간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모든 게 다 기억이 남아요. 과거의 그 친구는 걱정과 고민이 참 많았는데, 지금의 전 모든 걸 고마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안재현

Q. Friends (안재현의 친구들은?)

“일하면서 친해진 연예인 친구는 배우 박정민과 이승기, 정준영과도 오래 촬영을 했고요. 나머지 일반인 친구들은 모두 회사원들이에요. 학창시절부터 친했던 친구들은 하나같이 공부를 잘했어요. 포항공대도 가고 서울대도 가고요.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전 고전문학을 팠어요(웃음). '너희 이런 소설은 모르지?' 이러면서요. 평소 만나면 술 마셔요. 여행도 매년 갔는데 요즘은 시간 맞추기 어려워서 못 갔네요.”

Q. Girl friend?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럼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지?)

“연애에 대해서 밝히면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연애는 자연스러운 거고 굳이 꺼내서 자랑할 거리는 아니니까요. 친한 친구들에게도 연애 얘기를 꺼내서 하진 않아요. 이상형은 눈이 크고 해맑은 여자요. 또 잘 웃었으면 좋겠고 레드립이 잘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패션감각도 뛰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건 전혀 필요 없어요. 여자친구라면 뭘 입어도 제 눈에 예쁠 것 같아요.”

안재현

Q. Handsome (스스로 외모에 만족하나? 안재현의 사진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남친 짤'로도 유행했었는데.)

“남친 짤로 유명해져던 건 제 이미지가 만만한 사람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누가 봐도 축하해줄 수 있는 편안하고 평범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요. 잘생긴 건 주원이나 (이)승기나, (김)수현 씨나 그런 분들이 잘생긴 거고요. 전 그냥 노멀노멀(웃음).”

Q. If? (만약 하루 동안 온전한 자유시간을 갖게 된다면?)

“여행갈 것 같아요. 매니저들이랑 같이 고생한 분들과. 일산이든 어디든 바람 쐴 수 있는 곳이면 다 좋아요. 연신내가 고향인데요. 연신내를 정말 좋아해요. 오락실도 있고 불오징어, 양평해장국, 실내포차, 불족발, 꼼장어, 곱창, 호박막걸리 등등 먹을 게 정말 많아요. 연신내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Q. Joo-won? (배우 주원은?)

“영화 촬영하면서 친해졌는데 둘이 스케줄이 겹치는 바람에 사석에서는 잘 만나지 못했어요. 그래도 일할 때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주원 씨는 정말 부드럽고 다정한 친구예요.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대해줘서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줘요. 촬영장에서도 서로 워낙 유쾌해서 이제 '좀 나쁘게 연기해볼까'라고 말하고 촬영에 들어가곤 했어요. 순간 집중도가 높은 현장이었어요.”

Q. Kind or Bad? (안재현은 착한남자 일까, 나쁜 남자일까?)

“다정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는 굉장히 엄한 편인데요. 남에게는 부드러워요. 일할 때는 누구하나 인상 찌푸리지 않길 바라서 더 웃으려고 해요. 모델일을 할 때는 자기관리에 정말 엄격했어요. 하루가 끝나고 손이 안 떨리면 열심히 안했다는 생각에 죄책감 느끼기도 했고요. 지금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까 그 정도는 아닌데 여전히 관리는 하긴 해요.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기. 그것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Q. Lonely?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나.)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편이에요. 사실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외롭다 보니까 식구로서 의자하고 싶어서 고양이를 키우기로 한 거예요. 외로울 때 어떻게 하냐고요? 즐거운 코믹 영화와 맛있는 음식,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면서 풀어요. 드라이브도 하고 산책도 하고요.”

Q. Movie? (안재현 인생에서 손꼽을만한 영화는?)

“영화의 장르를 좀 가려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고 반면 피튀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사요나라 이츠카'라는 일본 영화가 있는데요. 선택에 관한 얘기예요. 그리고 거기에 수반되는 후회를 그리고요. 영화에선 일과 사랑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나오는데요. 누군가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할래'라고 물으면,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일인 것 같아요. 사랑을 선택하더라도 일에 대한 후회가 있을 것 같아서요.”

Q. No.1 (안재현에게 인생 최고의 가치는?)

“행복이요. 매 순간에 집중을 많이 해요. '해도 변하지 않고, 안 해도 안 변하는데 뭐 하러 하지.'란 생각이 들더라도 변할 건 없으니까 그래도 일단 하는 걸 택하고 있어요. 전 이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야 최종적으로 저란 존재가 남을 것 같아요.”

안재현

Q. Opportunity? (수많은 기회의 연속에서 안재현에게 최고의 기회는?)

“모델 아카데미를 찾아갔던 순간이이요. 그 때 '한번 해보자'란 생각을 해서 모델 문을 두들였던 것 같아요. 스물두살 6월 쯤이었어요. 막연하게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던 중에서 자격조건이 없고 토익 점수가 없어도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중에 골랐던 게 모델이었고 그러던 중 애정이 생긴 거예요.”

Q. Personality? (안재현의 성격은?)

“평화주의자예요.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내는 걸 좋아해요. 부위기를 위해서 망가지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요. 인터뷰는 장난으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짧은 시간에 생각을 빨리 해야 해 진지하게 얘기했는데, 보편적인 스물 여덟살 남자로 보시면 될 거예요.”

Q. Question? (안재현이 반대로 팬들에게 묻고 싶은 건?)

“이거 정말 궁금하네요. 일단 '내 이미지는 어떤가요?'와 '난 어떤 사람인 것 같은가요.'란 질문이요. 또 '팬들에게 만큼은 다정한 사람이고 싶었는데 정말 그분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해요. 안재현이라는 배우를 아는 분들보다는 오랫동안 알아왔던 분들에게 궁금해요.”

Q. Role model? (안재현이 닮고 싶은 롤모델은?)

“TV라는 매체에 나오는 모든 분들이요. 각자의 색깔을 갖느 게 정말 힘들고 사랑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요. 좋아하는 배우는 주성치요. 인상 깊게 본 영화 중에서 주성치가 출연한 '희극지왕'이 있어요. 주성치의 희극 연기 보다는, 사랑을 그렇게 순수하게 표현하는 게 정말 예쁘더라고요.”

Q. Songs (안재현이 추천해주고 싶은 곡은?)

“엊그제 우연히 들은 노랜데요. 확 꽂혔어요. SIA의 '샹들리에'(Chandelier)요. 뭔가 갈구하는 듯한 보컬이 좋더라고요. 또 올리비아 옹의 'L.O.V.E'요. 요즘 올리비아 옹의 앨범을 다시 듣고 있는데 대부분 듣고 있으면 편해지더라고요. (직접 휴대전화기로 음악을 들려주기에 '사랑스러운 곡'이라고 말하자 안재현은) 요즘 사랑받고 싶나봐요(웃음). 이외에도 마룬파이브의 '맵스'(MAPS)도 자주 들어요. 차 막힐 때 들으면 좋아요. 국내 가수 중에선 박효신 노래를 자주 들어요.”

Q. Ten years  (10년 뒤 안재현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앞서 말했듯, 워낙 미래에 대한 고민은 10대 때 다 해서 지금은 멀리 내다보고 있진 않아요. 10년 뒤에도 똑같은 모습일 것 같아요. 아기가 있을 수도 있을 테고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나요. 그 때도 지금과 다름 없이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Q. Unless? (안재현이 배우가 안됐다면?)

“지금쯤 열심히 업무 중일 거예요. 아니면 퇴근 준비? (지금 몇시냐고 묻기에 3시가 조금 넘었다고 하자) 아, 그럼 퇴근은 아니고 열심히 일하고 있을 거예요(웃음). 직업에 귀천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원이든, 현장직이든 뭐든 열심히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Q. Voice (안재현의 목소리와 노래실력은?)

“목소리가 괜찮다고 꼭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예요. 접시가 좋다고 음식맛이 좋은 건 아니듯. 목소리가 괜찮다는 건 전혀 모르고 있다가 한 휴대전화기 광고에서 내레이션을 하면서부터 '목소리 좋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노래방 18번? 없어요. 노래 부를 상황이 오면 어떻게든 빠져나가요.”

Q. Worry? (요즘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다음 작품이에요. 아직 '어떤 작품을 선택할까'를 걱정할 땐 아니고 '어떤 작품이 들어올까'를 걱정하고 있어요. 부자 캐릭터를 탈피하고 싶어요. 그동안 부유한 모습은 많이 보여드렸으니가 한량 같고 익살스러운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단벌신사가 아닌, 제 옷장에 연기라는 옷을 가득 담아두고 싶어요.”

안재현

Q. X-file? (안재현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모습이죠. 그걸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전 무조건 '폐 끼치지 말자'는 게 기본이거든요. 감독님,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넓게는 시청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아요.”

Q. You? (안재현을 한단어로 정리한다면?)

“평화요. 이상하게도 절 차갑게 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그 덕에 학창시절에 싸움 거는 친구들도 없긴 했지만(웃음). 사실 전 평화가 좋아요. 평화는 평화를 가져오고 행복은 행복을 가져오잖아요. 행복이란 평화 속에 오는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Q. Zeal? (안재현에게 열정이란?)

“좋은 선물이죠. 저에게 근사하고 멋진 선물을 주신 거예요. 선물로 준 옷을 깨끗하게 잘 입고 싶어요. 운, 노력, 재능 중에서 재능은 아닌 것 같고, 운과 노력이 50%씩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재능은 천재성이거든요. 전 그것보다는 인복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김현철 기자 kch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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