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셜록 홈즈’ 테이 “군 전역 후 첫 무대서 눈물이 났던 이유는…”

강경윤 기자 작성 2014.12.22 10:06 조회 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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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테이(31)는 도전을 즐긴다. 밴드활동을 하다가 상경에 가수가 됐을 때도, 본인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연기에 도전했을 때도 그랬다. tvN '오페라스타'로 성악을 배웠을 때, 군 입대 전 '셜록 홈즈'에 캐스팅 됐을 때도 테이는 주어진 숙제를 외면하기 보단 정면으로 마주했다.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테이의 모습은, 커피와 비슷하다. 커피의 원재료가 되는 커피콩은 까다로운 환경일수록 좋은 열매를 맺는다. 일교차가 크고 열대, 아열대 고지대에서 좋은 품종이 생산된다. 도전에는 이유가 없다. 테이는 스스로를 '덕후'라 부르거나 '경상도 남자니까'라며 웃는다.

군 제대 이후 뮤지컬 '셜록 홈즈:앤더스가의 비밀'로 돌아온 테이를 만나봤다.

테이


Q. '셜록 홈즈'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칭찬을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관객들만 보는 무대다 보니까 그렇게 많은 칭찬이 들리진 않는다. 다른 뮤지컬과 달리 아직 '셜록홈즈'는 커뮤니티 갤러리가 없다 보니까 팬들과 소통할 창구가 많지도 않다. 그래도 팬들이 '연기가 깊어졌다'는 칭찬을 하면 기분이 정말 좋다.”

Q. 가수를 비롯해 그렇게 오랜 시간 활동을 했는데도 칭찬을 들을 땐 기분이 좋나.

“당연하다. 흔히 '선수'라고 부르는데, 동료 뮤지컬 배우들끼리는 '뭐가 좋아졌고, 어떤 게 부족하고' 솔직히 얘기한다. 그런 칭찬을 관객들이 해주면 더기분 좋다. 특히 가수 출신이 뮤지컬을 할 때 색안경이 분명히 존재할텐데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Q. 가수 출신이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한 색안경이라면?

“아무래도 노래는 당연히 잘해야 하는 것이고. 연기는 못하면 더 부족하다는 평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비판은 당연하고 또 감사하다. 관객들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게 제 역할이니까 신뢰를 하루하루 쌓는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테이

Q. 군 제대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굉장히 결의에 차 보인다.

“결의까지는 아니지만 열심히는 하고 있다.(웃음) 군대에 가기 전에 '셜록홈즈'를 하고 갔는데 군대에서 무대가 정말 간절히 그리웠다. 또 군악대로 활동했기 때문에 성악병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그럴수록 뮤지컬이 더 그리워지더라.”

Q. 군대 얘기가 나온 김에 묻자면, 군대에선 어떤 일을 했나.

“군악대로 활동했고 평소엔 잔디를 많이 뽑았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이면 후임들 생각부터 난다. 눈 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전쟁이다.”

Q. 군대에서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나이가 차서 군대에 가서 그런지 군대 내 복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힘든 훈련은 몸이 힘든 거니까 참을 만 했는데 그 밖에 생활적인 부분이 많이 힘들었다. 사회와 단절돼 폐쇄적인 집단생활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위험한 순간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올해 워낙 군에서 사고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보다 선진적인 군대 문화가 생겼으면 하고 안타까워했다.”

테이

Q. 군대가 터닝포인트가 된 셈인가?

“아무래도 그렇다. 연예인이란 직업으로 살다가 군대에 가니까 그동안 내가 알지 못하게 많은 사람들의 배려와 대우를 받았단 생각을 들었다. 이런 시스템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 건지를 느꼈다. 군대에서 수없이 과거를 곱씹는 순간이 있었다. 자신 없다고 쭈뼛쭈뼛해서 놓쳤던 기회들, 특히 그런 무대를 기억할 땐 굉장히 괴로웠다. 제대하면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Q. 그렇게 열망했던 무대를 통해서 관객들을 만났을 때 어땠나?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새로운 배우들과 연습을 하기 위해서 만났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고 그저 이런 기회가 고마웠다. 또 휴가 나왔을 때 계속 친한 배우들과 뮤지컬을 보러 다녔는데 드디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기뻤다.”

Q. 어떤 공연들을 봤나?

“'셜록홈즈' 공연도 봤고 뮤지컬 '조로', '김종욱 찾기', '헤드윅' 등도 봤다.”

Q. '헤드윅'은 콘서트 형태에 즉흥적인 연기가 더 해져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꼈을 것 같다.

“조승우 형의 '헤드윅'을 봤는데 짜인 표현보다 자유롭게 연기하는 게 인상 깊었다. 나 역시 단독 콘서트를 100회 넘게 했기 때문에 그런 연기들이 익숙한 편이었다. 이주광 배우에게 '헤드윅'이 가진 매력과 메시지에 대해 설명 들었는데 굉장히 슬펐다. 기회가 된다면 '헤드윅'도 꼭 해보고 싶다.”

Q. 술담배를 안한다는데 이유가 있나?

“담배는 어렸을 때 호기심으로 펴봤다가 맞지 않아서 아예 배우질 않았다. 술은, 웃긴 얘기지만 예전에 록밴드 청산가리로 활동할 때 거의 매일 연습실에서 술을 마셔서 그런지 지금은 잘 안 마신다. 더욱이 1집 때부터 거의 매일 라이브 무대를 하다 보니까 술을 마시면 너무 썼다. 자연스럽게 지금은 술 안 마시는 친구들이랑 많이 어울려 다녀 기회가 별로 없다.”

Q. 스스로 '덕후'라고 하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술을 잘 마시지 않다 보니까 운동과 오락, 만화 등을 좋아한다. 운동은 농구, 볼링, 골프 등을 하는데, 볼링에 한창 빠졌을 때 2년 정도 열심히 했다. 함께 연습하던 동생들은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점수로 따지면 200점은 넘는 듯 하다. 만화방도 워낙 좋아해서 최근 신사동에 새로 생긴 만화방을 자주 찾는다. 사장님이 집에서 만든 콩자반에 옛날 도시락까지 주신다.(웃음) 또 홍대에 있는 오락실도 자주 가는데 그곳에서 '철권'을 자주 한다. 철권 실력도 뭐, 한 때는 승률이 70%정도 됐다.(웃음)”

Q. 뭘 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 같다.

“'남자니까'라는 마음이 있어서 관심이 있는 건 어느 수준까지는 이뤄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예전에 오락에 전념할 때는 '노래 따위 끊은 지 오래다'라고 홈페이지에 써놨다가 많은 분들이 오해도 하셨다. 그정도로 하나에 빠지면 열심히 한다. 뒤늦게 배운 연기도 그와 비슷하다.”

테이

Q. 연기도 얼마나 열심히 배웠을지 눈에 선하다.

“군대 가기 전에 '사랑은 아무나 하나'란 가족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내가 원했던 건 아니고 주위의 강압에 못이겨서 하게 됐는데 함께 출연하는 선배님들이 정말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셨다. 가수할 때와는 다른 따뜻함과 간절함이 있었다. 그 때부터 정말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에는 말하지 않고 2년 동안 몰래 학원을 다녔다.”

Q. 얼굴 알려진 가수가 연기학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데 오히려 재밌었다. 단체 수업도 받고 모 기획사 연습생들과도 함께 어울려 연기를 배웠다. 부끄럽진 않았다. 가수로 데뷔할 때도 음악을 원래 잘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은 음악이나 연기나 비슷했다. 음악을 시작할 때도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정확한 길이 보였는데, 연기도 막연하지만 그런 게 보였다. 새로운 열정 때문에 벅찼다. 막 달려가고 싶었다.”

Q. 발라드 가수로서는 전성기를 찍은 셈인데 20대를 돌아보면 어떤가.

“사실 후회는 안 된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를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건강하게 20대를 버틴 것이다. 화려할 때 사실 너무 힘들었다. 연예인을 바라고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연예인이 돼서 너무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잘한 다'고 칭찬하면 부끄러워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수많은 무대에 서고 많은 분들의 칭찬에 감사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Q.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나 보다.

“회사 문제로 잠시 주춤했던 아픔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들이 멀리 있는 가족의 빈자리를 많이 매워줬다. 그들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단 게 감사하다. 20대는 후회가 많이 남지만 튼튼하게 버텨온 뿌리같은 게 있었다.”

Q. 그럼 30대의 테이는 어떤가. 이제 슬슬 연애해야 하지 않나.

“연애는 이제 잘 못할 것 같다. 진짜 안되는 게 있다. 굉장히 보수적인 성격인데 20대 중반까지 세 번의 사랑을 했다. 세 번째 친구가 내가 지켜온 마음을 박살나게 해준 덕분에 쓸 데 없는 울타리를 많이 깰 수 있었다.(웃음) 그 이후로 가볍게 만나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된다. 생긴 대로 살아야 하나보다. 지금은 기회가 많이 없어서 '그냥 이대로 일만해야 하나'란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무서운 기로에 서 있다.”

테이

Q. 바라고 싶고 이루고 싶은 부분도 있을텐데.

“20대처럼 30대는 남들이 기대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잘해야 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무슨 역할을 하더라도 '테이가 멈추지 않고 하는 게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뮤지컬에서 자리를 더 잡았으면 좋겠고 가수로서도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

Q. '셜록홈즈'의 셜록 역에 대한 욕심은 없나?

“당연히 배우로서 탐나긴 하지만 5년 뒤에 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 셜록에 비해 어리고 내공도 부족하다. 무대 경험을 더 쌓아야 셜록처럼 무대에서 놀 수 있지 않을까.”

사진제공=클립서비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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