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한예슬 “욕 하도 먹어서…사랑 받고 싶어요”

작성 2015.01.22 09:51 조회 6,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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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가난, 재채기, 사랑은 감출 수 없다 했던가. 한예슬은 핑크빛 기운을 숨기지 못했다. 대부분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남자친구 테디의 이름을 언급했고, 그의 이야기를 하는 내내 얼굴 가득 환한 미소로 반짝였다. 사랑에 빠진 한예슬이었다.

한예슬은 최근 SBS 주말특별기획 '미녀의 탄생'을 마쳤다. '스파이명월' 촬영 도중 무단으로 이탈한 사건 이후 3년 만에 복귀를 알리며 특유의 깜찍 발랄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다시금 사로잡았다.

일과 사랑,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기 때문일까. 한예슬은 시종일관 해맑은 웃음을 터뜨리며 한 층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 덕에 밝은, 긍정의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었다.

Q. 오랜만에 드라마 촬영을 한 거라 이제 막 몸이 풀렸을 것 같은데 촬영은 어땠나?
A. 맞다. 이제 몸이 풀린 것 같다. 확실히. 사실 드라마 후반부가 연기하기 편했다. 몸이 풀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초반은 준비 운동이 덜 돼서 뻣뻣했고, 후반이 되니까 몸이 스트레칭 돼서 원활하게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웜 업이 이제 됐는데 아쉽다. 드라마 끝난 것 같지 않다. 체력적으로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지 드라마가 끝난 것 같지 않다. 촬영장에 다시 가고 싶다. 촬영 내내 너무 좋았던 것도 있다. 현장이 너무 편안하고 지금까지 작품과 다르게 밤샌 적도 없었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꼭 쉬었다. 엄청 좋았다. 체력적으로 수월했다.

Q. 3년이라는 공백기 동안 스트레스도 많았을 것 같다. 연기적으로 갈증도 있었을 것이고…
A. 사실 그 시간 동안에 연애를 할 수 있었다. 좋은 인연을 만나 좋은 시간을 가졌다. 여자로서 성장해서 다음 단계, 미래 꿈꿀 수 있었다. 하지만 복귀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성공적으로 해야 하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야 하는데 했다. 그래서 드라마 한다는 것에 두려움은 있었다. 연기적으로 갈증 같은 것도 있었다. 그 갈증은 해소하기 힘든 것 같다. 하면 할수록 쉬워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하기에는 너무도 허전하다. 발목 잡혔다고나 할까. 연기자로서 발을 딛는 순간 헤어 나올 수 없는 느낌이다.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 나오고 싶다가도 그러기엔 공허하다 느끼게 된다.

Q. 그런 공백기를 보내고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가 어려울 수 있었는데 이창민 PD가 여권을 들고 나와서 빵 터졌다. 센스가 대단하다 생각했다. 여권은 돌려받았냐? 

A. 정말 센스 있지 않았냐? 여권은 PD님 생각이었다. 내가 혹여나 제작발표회 때 곤란한 질문에 힘들까봐 걱정돼서 미리 준비한 거였다. 미리 제게 예방주사를 놔 준 거다. 사실 이제는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마음도 살짝 있었다. 이 문제를 PD님이 직접 나서서 풀어주셔서 감사했다. 여권은 제작발표회 후에 받았다.(호호)

한예슬


Q. '미녀의 탄생' 속 사라는 한예슬 자체를 떠올리게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싱크로율은?
A. 대본을 읽자마자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어느 여배우라도 탐냈을 만큼 매력 있는 캐릭터여서 이런 배역이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컴백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역할을 좋아한다. 그냥 나다. 원래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사라 연기를 하면서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편하게 연기했다. 연기를 할 때 내 색깔을 입혀서 하니까 많은 모습이 비슷할 거다. 사라에 있어서는 행동하는 모습, 말하는 모습 흡사한 부분이 많다. 성격은 사라가 초반에 나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 나는 그 때 그 때 감정적이고 적극적, 외향적이니까. 조금은 다르다.

Q. 성격 이야기가 나왔으니 실제로도 애교 많은 성격이지 않나. 모태 애교인 것 같다.
A. 목소리가 하이 톤이고, 억양도 그렇고… 내 목소리를 들을 때 오글거릴 때도 있기도 한데 많은 분들이 애교로 받아줘서 감사하다. 어떤 분들은 방송 말투가 실제로도 그럴까 궁금증을 갖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말투 안 쓸거라고… 그런데 태생적으로 이 목소리다. 말하는 스타일도 이렇다. 애교가 의도되지 않은 애교다.(하하)

Q. '미녀의 탄생'에서 먹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정말 먹고 싶을 정도로 잘 먹더라.
A. 나는 먹는 신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쉬운 일로 다가온다. 먹방 신은 가장 편한 연기 중 하나다. 자는 연기도.(호호) 눈 감고도 하는 연기니까. 나한테 쉬운 것이다. 먹는 연기할 때 진짜 먹는다. 원래 먹는 거 좋아한다.

Q. 사라가 계단을 힘겹게 내려와 어린 아이처럼 우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감정선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텐데…
A. 맞다. 나는 다른 여배우들처럼 큐에 잘 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한 번 폭발을 하면 애처럼 우는 것 같다. 슬프지 않으면 울지 않는다. 연기하려고 울려면 에너지를 그만큼 쏟아 부어야 한다. 한번 터뜨리고 나면 두, 세 번 힘들다. 그래서 촬영할 때 먼저 내 바스트를 가달라 요청한다. 워낙 사람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몰입하는데 힘든 스타일이다. 그걸 끌어올리는데 극의 흐름에 있어 자연스럽게 노력하지 않아도 터질 때도 있고, 흐름 상관없이 울 때는 경험을 끌어서 한다. 자유자재로 큐에 딱 울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는 연기자가 부럽다. 우리나라 여배우는 잘 우는 것 같다. 정말 부럽다.

Q. 사라 대사 중에 어떤 기억은 살아가는데 힘이 된다는 말이 와 닿았다. 한예슬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지 않을까.

A. 마법 같은 사랑, 일생을 살면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매직컬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 친구를 만나고는 그것에 대한 아쉬움을 덜었다.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없어져서 그 추억만으로도 참 살아갈만하다 라는 것을 알았다. 그 사랑이 없이 흘러갔다면 외롭다 느낄 것 같다. 이 친구(테디)랑도 미래는 모르겠지만 그럴 일 없겠지만 헤어지고 한들 만 그 추억만으로도 예쁜 사랑을 해봤다고 할 것 같다. 그 추억 자체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아닐까 싶다.

한예슬


Q. 그 분(테디) 이야기가 나왔으니, 주상욱과 케미가 잘 맞아서 질투 같은 것 하지 않던가.
A. 그 분이 싫을 수 있다 생각하고 같이 방송 보면서 “괜찮아?” 물었더니 “방송에서 한예슬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라로 보인다”고 하더라. 난 정말 고마웠는데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호호) 정말 고마웠다. 반대 입장이었다면 싫었을 것 같다. 나는 질투 할 것 같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배우라는 직업을 이해하지만 질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일 것이다. 그렇다고 질투난다고 일하지마는 아니다. 질투는 질투일 뿐이다.

Q. 사라가 재희(주상욱 분)에게 프러포즈하지 않았나. 여자가 남자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A. 난 프러포즈가 굳이 남자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든 여자든 감정 표현에 있어 누구 먼저는 없다. 단지 표현하기 두려운 것은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할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빨리 커뮤니케이션에 원하는 건 빨리 말해야 한다.

Q. 엔딩 장면에서 웨딩드레스가 잘 어울리더라. 이제 진짜 웨딩드레스를 입을 때가 온 게 아닌가.
A. 웨딩드레스 자체에 판타지 없다. 사랑하다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해피엔딩을 생각하지만 지금은 연애기간 즐기고 싶고 활동을 왕성하게 한 후에 좋은 소식 기다리고 싶다. 서두르고 싶은 마음은 아직은 없다. 급할 필요 없다.

Q. 하지만 과거에는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었다. 
A. 어렸을 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일찍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했었다. 그 때는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이 상태가 정말 행복하고 좋다. 결혼을 배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두르지 않을 거다. 테디는 나에게 피앙세 같은 존재다.

Q. 그러고 보니 작년 연기대상 수상 소감은 정말 깜짝 놀랐다. 테디를 직접 언급할 줄 몰랐다. 사전에 준비 한 건가.

A. 그 분에게 서프라이즈였다. 언젠가 수상을 하면 남자친구를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마음 속에 담고 싶었다. 수상 소감을 준비한 것은 아니고 수상 소감 이야기 할 때 남자친구 표현하고 싶었다. 공중파에서, 그것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는 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서 제 마음을 꼭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왔다. 남자 친구는 서프라이즈였지만 좋아했다.

한예슬


Q. '미녀의 탄생'을 하며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이 있나.
A. 연기는 내가 알게 모르게 성장하는 것 같다. 영향분이 되니까. '미녀의 탄생'을 하며 얻은 것은 성공적인 복귀작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내가 복귀함에 있어서 관심을 많이 줘서 '미녀의 탄생' 하면 복귀작이라 할 수 있게 됐다. 성공적 복귀, 그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Q. 인터뷰 직전에 불법 부동산 취득 의혹을 받았다. 소속사에서 입장은 밝혔지만 직접 해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A. 불법 부동산 취득은 아니다. 오해는 말아 달라. 오해가 있지만 푸셨으면 좋겠다. 분명히 부동산 취득 신고를 했다. 이전하는 과정에서 신고 지연에 대한 과태료가 나온 것뿐이다. 납부하는 것에서 있어 불법 부동산 취득은 오해다. 그건 풀었으면 좋겠다.

Q. 차기작은 생각을 하고 있나. 지금 막 드라마를 끝냈기 때문에 한 템포 쉬어가는 건가.
A. 제가 읽어봤을 때 재미있겠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다 하면 바로 할 것이다. 뻔한 대답일 수 있지만 보고 읽었을 때 재미있게 느껴야 하고, 캐릭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그런 것들은 욕심이 난다. 로코도 피하고 싶지 않다. 로코를 많이 해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미녀의 탄생'에서도 로코는 신들이 짧았던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어서 로코도 좋은 작품 있다면 배제 하고 싶지 않다. 연기 변신을 말한다면 골 때리는 악역을 하고 싶다. 사극은 하고 싶긴 한데 두려움도 큰 게 있다. 사극 연기를 잘 했으면 좋겠다. 도전해봐야 필드다. 시대극도 멋지다. 퓨전 시대극도 해야 할 것 같다.(호호) 지금은 다음 작품 선별하는데 준비를 해야 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방향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3년 동안 공백기 가지면서 푹 쉬었기 때문에 푹 쉬고 싶은 마음은 없다.

Q.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한예슬은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 건가.
A. 사랑받는 배우. 욕을 하도 먹었다.(호호) 욕을 먹을 만큼 사랑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복귀한 이유도 배우 생활 안하더라도 대중들의 마지막 기억이 욕 지지리 먹은 모습은 싫었다. 마무리 하더라도 좋은 모습으로 하고 싶었다. 배우 생활을 하며 사랑 받고 웃고 싶었다. 대중들이 친근하게 바라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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