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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배우 바다 “무대에서 쓰러지면 가문의 영광이죠”

강경윤 기자 작성 2015.01.26 14:40 조회 3,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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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바다(본명 최성희·35)는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두 행위를 반복하는 직업인 그 이상이다. 아이돌 그룹 S.E.S의 리더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바다는 뮤지컬 무대 커튼콜이 끝나는 순간까지 반짝반짝 빛난다. “전 프로니까요”를 외치는 어떤 무대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디바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바다는 매회 의미를 되새기며 무대에 오른다. 앞서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요다'(이하 '토토가')에서도 확인했든, 뮤지컬에서 바다의 에너지는 압도적이다. 바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운명이라고 부른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외치는 스칼렛의 강인함은 그녀를 닮았기 때문이다.

바다

Q. 뮤지컬은 바다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단순한 호기심도 아니었어요. 제가 원했고 적기에 뮤지컬로 넘어왔죠. 스물다섯에 처음으로 뮤지컬을 했어요. 편견은 없었어요. '아이돌이 뮤지컬 하는 게 두렵냐'며 묻는 사람도 없었어요. 10년 정도 뮤지컬을 하다 보니까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하루하루 감사하게 느껴요.”

Q.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함께 하는 소감은요?

“가수 이상은 씨 노랫말처럼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른다'고 하죠. 어릴 땐 몰랐어요. 열정이 뭔지. 이제는 뜨거운 물, 차가운 물 알 것 같아요. 이제는 작품을 왜 선택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어요. 그리고 티켓을 사주는 관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아요.”

Q. 관객을 만나는 마음이 달라졌군요.

“어떤 장면에서 치마를 살짝 드는 연기를 하지 못했다 쳐요. 그럼 정말 아쉬워요. 그럼 주위에서 '점심 공연에 못했으니까 이따 저녁 공연 때 해'라고 하는데, 전 그 점심공연을 본 관객들에게 미안한 거예요. 한동작, 한동작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데 모든 관객들에게 그걸 느끼지 못하게 한 게 속상해요.”

바다


Q. 바다 씨 연기는 호평일색인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전반적인 평이 조금 엇갈렸어요.

“초연이고 라이선스 작품이다 보니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한국공연은 기본적으로 꼭 맞춰야 하는 틀과 계약이 있었어요. 프랑스 제작자의 보수적인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이 어색해보였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원작자가 한국공연 프레스콜을 관람했고 저희의 제안을 합리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현재 수정작업을 하고 있어요. 조금의 고삐를 풀음으로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훨씬 좋아졌어요. 배우들과 앙상블의 완성도는 100% 풀로 차있다고 자신하고요. 프레스콜 이후 10개 부분이 수정돼 작품적으로도 한국 성향에 맞게 보완되는 중이에요.”

Q. 원작자가 관람을 했다고 하니까, 바다에 대한 평은 어땠나요?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완전 난리가 났죠.(웃음) 깜짝 놀라셨대요. 본인의 딸도 배우라서 스칼렛 역을 했는데요. 딸만큼 그 역할을 잘 했대요. 또 스칼렛 오하라의 열정이 와닿았다고 얘기해줬어요. 전 희망과 기쁨을 주는 작품이 좋아요. 절망적인 작품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면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Q. 바다는 에너지 주유소라는 별명이 있는데요.

“에너지가 많은 이유는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레트는 떠나고 애도 죽고 멜라니도 죽고…. 스칼렛은 사실상 인생에 남은 게 없잖아요. 그럴 때 스칼렛은 타라로 돌아가요. 우리에게 2014년은 잃은 게 많은 해라고 생각해요. 더 먼 미래로 나아간다는 생각보다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해요. 원래 갖고 있던 소중함, 따뜻함으로 돌아가서 재충전을 하는 게 필요한 거죠. 그래서 올해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Q. 연습은 쉽지 않았죠?

“무대에 작품을 올리기 전 그 정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어서 1막을 끝내면 꼭 울었어요. 그러면서 이 작품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알게 됐어요. 예술의 전당은 우리나라 문화의 가치의 중심이잖아요. 저 또한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디바들 중에 한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메신저가 되어 불굴의 에너지를 관객 한분, 한분에게 직접 전해주고 싶어요.”

바다

Q. 많은 키스신이 나오는데요. 힘들진 않나요?

“요즘 허리에 침을 맞고 있어요(웃음). 영화로 봤던 상상했던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족히 100번은 봤거든요. 반년 정도를 하루도 안 빼놓고 계속 본 것 같아요. 그래서 키스신 할 때 허리를 꺾는 각도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훈련을 했는데 그것 때문에 허리가 아파서 요즘 침 맞습니다.(웃음)”

Q. 3년 전쯤 뮤지컬 무대 뒤에서 거의 실신하는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어후. 너무 처절한 모습이라서 절대 아빠께는 안 보여드리는 다큐예요. 그 때 고열이 정말 심했을 텐데 다큐멘터리 촬영을 연기할 수가 없어서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보신 분들이 많이 속상해 하셨어요. 사실 그 때 몸이 많이 좋지 않아서 무대에 선다는 게 좀 두려웠는데요. 이제와 생각하면 그 때 무대에 서지 않았으면 또 속상해서 잠 못 잤을 거예요. 무대에서 쓰러지는 건 가문의 영광이잖아요. 애인도 없었는데 집에서 골골대다가 쓰러지느니 무대에서 쓰러지면 더 의미있는 거잖아요.(웃음)”

Q. 무대에서는 완벽주의인데 실제론 어때요?

“하늘과 땅차이죠. 집에서는 따뜻한 양털에 기분좋은 향초를 피우고 수면 잠옷 입고 모과차를 마시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봐요. 주일에는 성당에 가고 평소에는 하얏트 호텔 뒷 공원을 달리며 혼자 노래를 불러요. 예전에는 4년 동안 잠수교를 달리며 노래를 해서 '잠수교녀'라고 소문이 나기도 했었죠.(웃음)”

Q. 많은 호칭 중에서 '바다 언니'라는 호칭이 가장 익숙해요. 바다언니는 언제 결혼하나요?

“친구이자 동반자, 푸근한 사람과 하고 싶어요. 무대는 너무 섬세한 곳이니가 결혼은 훈훈한 곰돌이 같은 사람과 하고 싶어요. 누구든 괜찮은 사람이 나타나면 내일이라도 결혼해야죠. 신에게 맡길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1년 넘게 배우자기도도 하고 있어요.(웃음)”

바다

Q. 콘서트 계획도 있다고요?

“5월에 바다의 라이브 콘서트, 바라콘을 해요. 4회째 했고 이번이 5회째예요. 그 공연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희망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제가 에너지 충전소잖아요. 힘든 분들 충전하러 오셔요.”

바다를 비롯해 서현, 임태경, 김법래, 주진모, 마이클리 등이 출연하는 아시아 초연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극장에서 오는 2월 15일까지 공연된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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