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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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소울, 쉬이 꺾이지 않을 두 날개로 날아오르다

작성 2015.01.26 15:26 조회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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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울

[SBS연예뉴스 | 이정아 기자]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기다림의 끝에는 반드시 기회가 오긴 오는 것인지, 과연 나는 그 기회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어디 그 뿐인가. 기다리다보면 과연 이렇게 기다리는 게 맞는 것인지, 어쩌면 이게 내 길이 아니기에 지금까지 그 기회라는 것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또 원망스럽다. 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세상은 내게만 이토록 가혹한 것인지 말이다. 그래도 오늘도 수없이 생체기 난 가슴을 안고 기다려본다. 그토록 기다린 그것이 제발 내 것이 되기를 말이다.

그래서 연습생 생활만 15년을 한 지소울(G.Soul)의 데뷔 소식이 너무나 반가웠고 그와의 만남이 더 기다려졌다. 15년을 기다렸다가 이렇게 어엿이 데뷔 앨범 '커밍 홈'(Coming Home)을 발표한 지소울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그냥 그 자체로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진짜 데뷔다. 기분이 어떤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이제 드디어 시작하니까 설레고 행복하다. 열심히 살았다. 사람들에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음악 작업을 했고 학업도 마칠 수 있었다. 정말 어릴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으니까 실수도 많이 했다. 실수에서 배우고 그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게 하다보니까 15년이 됐다.”

말이 그렇지 무려 15년이다. 15년을 버텨내면 데뷔를 한다고 정해진 것도 아니고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버텼을지 궁금한데 정작 본인은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른 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질문이 썩 반가운 것 같지도 않았다.

“내가 비현실적일 정도로 긍정적이다. 모든 상황에서 배울게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예술을 하는 사람은 오히려 너무 편하면 안 되는 것 같다. 편하다 싶으면 불안해지기도 하다. 15년이라는 시간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열심히 하다보니까 15년이 됐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믿었다. 지금이 때라고 믿으니까 후회라던가 그런 건 전혀 없고 다행이라는 생각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지소울

그렇게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 원래 그런 편인가 아니면 편안하게 마음 먹으려고  노력을 좀 하는 편인가.
“어머니가 굉장히 긍정적인 편이시다. 어렸을 때부터 '힘들다' 이런 이야기하면 많이 혼났다. 내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나보다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민망해서 그런 말 못한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 않고 방황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기도 열심히 하고 정신 차리라고 혼잣말도 많이 하고 그랬다. 어머니 생각 많이 했다.”

데뷔 앨범인 만큼 정말 고심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사실 고민 없이 작업 했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 장르의 제약이 없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기 때문에 일단 여러 가지 느낌의 노래를 하고 싶었다. 앨범이 싣지 못한 노래들도 많은데 마무리가 되는대로 정규앨범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이자 앨범명과 같은 노래 '커밍 홈'은 사람들이 15년이라는 시간에 집중을 많이 하는데 그에 대한 답가 같은 노래다. 집에 돌아오고 한국으로 온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보다는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시점까지 어떻게 왔고 어떻게 나가갈 것이라는 마음을 노래했다. 개인적인 마음을 담은 노래이지만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 타이틀곡 '유'(YOU)는 사랑했던 여자 친구를 떠올리면서 만든 노래인데 이 노래를 쓰는 날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필요하다는 말 밖에는 없다는, 그날 하루의 솔직한 내 마음을 담았다. 이 외에도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다 다른 이유로 좋은데 아무래도 '커밍 홈'이 의미가 크다. 정말 울컥해서 썼다.”

혼자서 미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살기 힘들지는 않았나.

“미국에서 사는 동안 가족들을 만난 것은 세 번도 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워낙에 어릴 때부터 독립적으로 생활했고 숙소 생활도 해서 그런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일단 내가 내 스스로 세운 목표와 기준이 있었고 그것을 이루기 전에 빈손으로 오기는 싫었다.”

지소울

15년 이야기를 그만 하려고 해도 자꾸 궁금해진다. 그 시간 동안 박진영 프로듀서에 대한 원망은 없었는지 말이다. 또 앨범 작업하면서 의견 충돌은 없었는지도 궁금하다.
“서운한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어찌됐던 어린 꼬마였던 나에게 기회를 준 분이셨고 그 이후에 무엇인가가 만들어지고 안 만들어지는 것은 내게 달린 거다. 결정적으로는 감사하다.(웃음) 의견 충돌이라...비슷해서 생기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박진영 프로듀서님도 나를 한 사람의 어른, 아티스트로 인정해 준다.”

앞으로 어떤 가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나.
“다양한 색깔이 있는 아티스트, 자유로운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연기 쪽에도 관심이 많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들이 다 연관이 있다 싶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취업 준비생은 취업 준비생대로, 또 학생은 학생대로 다들 힘들다고 한다. 혹시 당신만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 힘을 북돋우는 방법이 있다면 살짝 공개해줘라.
“혼자 있을 때 조용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거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신중히 생각해봐라. 기회를 기다리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당연히 힘들다. 하지만 진심으로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했을 때 정말 열심히 했다면 기회가 왔을 때 그동안의 준비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다. 나도 운 좋게 기회가 왔고 꾸준히 음악을 만들어 왔기에 이렇게 데뷔를 할 수 있게 된 거라고 믿는다.”

술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술도 정말 많이 줄이고 운동도 많이 하면서 체력도 더 다지려고 한다. 지금까지 자신의 두 날개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온 힘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훨훨 날아오를 차례다. 정말 단단히 다져온 두 날개가 있기에 지소울이 만들 하늘은 더 높고 더 푸를 것이다.
“워낙 남이 하는 말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내가 할 일을 잘하자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하고 훨씬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데뷔 앨범을 발표한다고 하니까 나보다 주위 사람들이 더 신경을 많이 쓴다.(웃음) 물론 잘되면 좋은데 일단은 내가 들었을 때도 좋아할 수 있는 앨범으로 처음 만난 분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즐거운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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