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스타 스타는 지금

[강경윤기자의 사건 비하인드] 코코 엔터테인먼트 폐업사태, 오해와 진실

강경윤 기자 작성 2015.01.27 11:29 조회 4,477
기사 인쇄하기
코코엔터테인먼트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연예기획사 코코엔터테인먼트(대표 김우종)가 폐업을 선언했다. 이 사태를 두고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개그맨 김대희 등은 제이디브로스를 만들어 김준호의 참여와 재기를 언급했다. 하지만 코코엔터테인먼트 창업 때부터 함께 한 이사들은 “폐업 선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김준호의 출구전략은 책임감 없는 행태라고 비난하고 있다.

2011년 창립한 코코엔터테인먼트는 개그맨에 의한, 개그맨들을 위한 희극인들의 '꿈의 성전'으로 불렸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코코엔터테인먼트 사옥은 그런 상징성을 가진 곳이었다. 2014년 11월 김우종 대표의 횡령으로 4년 만에 '힘없이' 무너졌다. 개그맨들의 꿈의 성전은 왜 그렇게 쉽게 무너졌을까. 그리고 폐업사태에서 왜 모두가 피해자라고 말할까.

◆ 대표의 횡령 및 도주…폐업에 이르기까지

김준호 대표는 서울대 출신에 아이비리그 MBA과정을 졸업한 전문 기업인 김우종 대표와 동업해 2011년 5월 설립된 코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자회사는 총 3개를 뒀다. 2012년 7월 설립된 코코푸드시스템 주식회사, 2013년 만든 주식회사 케이앤씨푸드, 지난해 3월 세운 주식회사 코코에프앤비. 모두 코코엔터테인먼트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법인이었다.

모기업인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는 김우종 대표(30%)였다. 콘텐츠 대표를 맡은 김준호 대표가 15%, 투자회사가 가진 지분은 20%, 기타 소액주주가 가진 건 30%였다. 엇갈리는 양측 주장을 종합해보면, 동업자인 김우종 대표와 김준호 대표가 본격적인 갈등을 빚은 건 2012년부터였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다른 분야에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하면서부터다.

내부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회계사 출신 김우종 대표와 개그맨 출신 김준호 콘텐츠 대표는 종종 갈등을 빚었다고 귀띔했다. 김우종 대표는 치폴라, 제시카키친 등 외식 사업으로 코코의 '캐시플로우'를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김준호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제 2의 사업에 몰두하기 보다는 개그맨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둘의 갈등은 사업에 대한 이견이 근본적 이유였다는 것이다.

제이드


◆ 사건의 발단이 된 제시카키친 경영난, 진짜 이유?

코코엔터테인먼트 대외적인 폐업 사유는 김우종 대표의 6억원 횡령과 제시카 키친의 사업 실패로 요약됐다. 김우종 대표가 연기자 출연료를 비롯한 공금을 가지고 잠적했고, 지난해 7월 인수해 운영해온 제시카키친이 큰 경영난에 휩싸이면서 코코엔터테인먼트까지 무너지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제시카키친 측은 주장하고 있다. 내부 회계감사에 따르면 제시카키친이 문을 닫기까지 4개월 동안 적자를 냈지만 외식업체 특성상 매출이 상당부분 있었다. 오히려 제시카키친 임직원 148명은 총 2억 6000만원의 급여를 받지 못한 상황에 처할 때까지 수익 분배는 커녕, 이 업체의 이익금은 코코엔터테인먼트 및 자회사 적자를 메우는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제시카 키친의 이익금은 약 24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8월 영입한 연기자의 계약금 등을 위해서 코코엔터테인먼트에 5억3000만원, 코코엔씨에 9억9000만원 등으로 자금이 흘러갔다.”고 설명했다. 결국 제시카키친 소속 148명은 코코엔터테인먼트 및 자회사의 적자를 메우다가 경영난에 휩싸였는데, 오히려 코코엔터테이먼트 경영 파탄의 이유로 지목돼 억울하다는 주장이었다.

김준호

◆ 코코엔터테인먼트의 회생과 파산, 뚜렷한 입장차

김우종 대표의 잠적 이후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연기자들은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다. 김준호 대표 홀로 코코에 남았다. 이후 '외국계 투자회사로부터 3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코코엔터테인먼트 회생의 기대감이 상승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김준호 대표는 파산에 무게를 싣고 사태를 수습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호는 폐업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실질적인 투자는 없었지만, 설립자로서 가장 많은 걸 잃은 피해자 중 한명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그가 실제 임원은 아니었지만 대표직 명함을 가지고 회사에서 월급을 받았던 사실상 임원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또 외식사업 투자철회가 되는데 결정적 책임이 있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되고 있다. 이 투자 철회야 말로 경영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지목되고 있다. 또 김준호 대표가 경영난 속에서 개그맨들의 위상을 위해서 이례적인 8:2 계약 등 최고대우를 약속했던 점과 원론적으로 감찰과 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책임론의 핵심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코코 엔터테인먼트 내부 관계자는 “김우종 대표가 워낙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몇 번 김준호 대표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에서 김준호 대표가 도의적 책임으로 코코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상처만 남은 코코 사태…민사소송 여지 남아

코코엔터테인먼트 사태는 대표의 파렴치한 범죄행각과 개그맨들의 의리있는 행동으로 요약되는 연예계 가십 뉴스로 전락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여전히 꼬여있다. 코코엔터테인먼트가 폐업과 회생의 기로에 놓여있는 사이, 김대희를 사내이사로 한 제이디브로스가 지난 23일 회사설립 등기를 마친 것으로 확인이 됐다. 사실상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연기자들과 직원들이 이름을 바꾼 새로운 소속사를 차린 셈이다.

투자금 회수는커녕, 밀린 임직원들의 급여 등 수억원의 부채가 남아있는 코코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자회사들은, 소속 연기자들의 이탈을 '꼬리자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추락을 두고 책임자들에게 배임 등 혐의에 대한 민사 소송의 가능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ky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