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이승기가 말한 '오늘의 연애'와 오늘날의 연애

김지혜 기자 작성 2015.01.28 12:45 조회 5,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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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썸이란 단어는 부정적인 뜻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아요. 너무 가볍잖아요"

이승기는 '썸'(어떤 이성친구를 사귀는것은 아니지만 사귀려고 관계를 가져나가는 단계를 일컫음)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썸남썸녀의 이야기를 다룬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로 스크린에 데뷔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28일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16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오늘의 연애'는 썸 타느라 사랑이 어려워진 오늘날 남녀들의 연애를 진솔하게 그려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이 작품에서 이승기는 사겼다 하면 100일을 넘기지 못하는 시한부 연애로 가슴 시려하는 남자 '준수'로 분했다. 준수는 여자가 해달라는 데로 다해주고, 원하는 데로 맞춰주는데도 불구하고 번번이 차이는 한마디로 '호구'다. 첫 영화치고는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며 여성 관객들로 하여금 "이 남자, 갖고 싶다"라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연애를 소재한 영화에 출연한 만큼 그의 연애와 연애관도 궁금해졌다. 소녀시대 윤아와의 공개연애, 무엇보다 두 사람의 연애 기상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큰 만큼 그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대신 자신의 연애 스타일은 비교적 솔직하게 밝혀 이승기의 오늘의 연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오늘의 연애

◆ 이승기가 연기한 오늘의 연애

이승기는 안방극장에선 스타급 배우로 통한다. '찬란한 유산'(200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구가의 서'(2013) 등의 히트작을 냈다. 무엇보다 20~30대 여성 팬들의 독보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에게 충무로의 러브콜이 없었을 리 없다. 그러나 스크린 데뷔는 10년 만에 이뤄졌다.

"딱히 늦게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오랫동안 가수와 연기 활동, 게다가 예능 출연까지 주기적으로 병행해왔는데 그 리듬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몇 해 전 1박 2일에서 하차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연기 활동의 폭을 넓힐 기회가 돼 영화에 도전하게 됐다"

그렇다면 왜 '오늘의 연애'일까.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에 본인이 잘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것이 선택에 큰 이유가 됐을 것이다. 그는 "첫 영화는 무조건 재밌는 걸 해야겠다고 마음 없었다. 그런데 쉽게 오진 않더라. 그때 '오늘의 연애'라는 시나리오를 받았고 너무 재밌어서 오케이 했다"면서 "사실 시나리오만으로 선택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박진표 감독님이 연출하신다기에 믿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승기가 맡은 준수라는 인물은 이미지를 놓고 보면 이승기에게 맞춤 옷 같다. 하지만 이승기가 여자에게 이렇게 끌려다니는 캐릭터일까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이승기

"이미지는 비슷한데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르다. 준수는 여자에게 마음을 표현할 때 소극적인데 나는 반대다. 또 하나 다른 점을 꼽는 다면 술자리에서 콜라만 마신다는거? 실제로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다소 관습적인 장르와 이야기기에 몰입이 쉽지는 않았을 터. 이승기는 박진표 감독이 추구하는 리얼리티와 사람을 대하는 진지한 관점이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오늘의 연애'가 '엽기적인 그녀'를 본인의 캐릭터는 그 영화 속 차태현이 떠오른다는 말에는 "대한민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역사를 쓴 작품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이승기가 스크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던 건 문채원이라는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가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과거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문채원은 이번 영화에서 기존의 청순가련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며 영화를 장악했다.

"5년 전 드라마할 때는 그런 사람(?)인지 전혀 몰랐다. 그때와 지금 맡은 캐릭터도 완전히 다르지만, 영화 촬영을 하면서 조금 더 다양한 면을 보게 된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훨훨 날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호흡이 너무나 잘 맞았다"

이승기

◆ 이승기가 말한 오늘날의 연애

이 영화는 '오늘'(Today)의 연애와 오늘날(Nowadays)의 연애를 아우르고자 하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출발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연애'에 출연한 이승기는 '오늘날의 연애'에 대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승기는 '썸'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가볍게 만나고 헤어지는 10~20대의 연애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자신의 연애사를 돌이켜봤을 때 '썸'에만 머문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썸을 안 탄다는 말이다. 그런 설렘이나 밀당 같은 건 연인관계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난 상대가 마음에 들면 고백하고 사귄다"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확실히 안 설 수도 있지 않으냐고 물으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다. 긴가민가하다가 좋아지는 경우는 없더라"고 답했다.

이승기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준수와는 정반대라고 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무조건 맞춰주기보다는 여러 가지 옵션을 생각해 제안하는 편이다"라면서 "일례로 데이트 할 때 맛집 같은 건 미리미리 찾아서 여자친구에게 물어본다"고 말했다. 결국 "극심한 배려를 하는 경우가 되레 싸움이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너도 모르면 나도 모르니까 그냥 내가 제안할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데이트 방식을 이야기했다.

이승기

남녀의 화법 차이에서 오는 커뮤니케이션 부재에 대해서는 영화 속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18년간 친구였던 현우(문채원)와 준수(이승기)가 술자리에서 우연히 키스를 나누게 된다. 키스를 하고 난 뒤 현우가 "어땠어? 난 하나도 안떨리는데"라고 말하는데 바보 준수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이건 남녀 화법의 차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여자가 남자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태연한 척 떠본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이승기는 영화 속 상황과 실제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비교해가면 오늘 그리고 오늘날의 연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실 속 경험을 드라마나 영화 연기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첫 영화에서 흥행의 달콤한 맛을 보고 있는 이승기는 "로맨틱 코미디 흥행사를 새로 쓰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현재로선 그 목표가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승기는 첫 영화에서 충분히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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