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박신혜, '20대 대표 여배우' 칭찬의 무게감과 속내

강선애 기자 작성 2015.01.29 10:22 조회 8,811
기사 인쇄하기
박신혜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박신혜는 한계가 없는 배우다. 아역배우로 데뷔해 차근차근 쌓아올린 필모그래피는 그가 어떤 작품에 들어가든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탄탄한 내공으로 이어졌다. 여고생이든 전문직 여성이든 어떤 캐릭터라도 소화가능하고, 현대물이든 사극이든 장르에 상관없이 투입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다.

감히 말하자면, 박신혜는 한국의 20대 여배우들 중 단연 최고다. 미모, 인성, 연기력, 여기에 흥행력까지 갖춰 어디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 그가 출연하는 작품은 왠지 모르게 신뢰가 간다. '믿고 보는 박신헤'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박신혜는 최근 SBS 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에서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오는 신입 기자 최인하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인정받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피노키오'가 종방하고 5일 뒤인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가예헌'에서 박신혜를 만났다.

박신혜

-앞머리를 잘랐네요? 드라마를 끝낸 후의 마음정리, 그런 의미인가요?

“전부터 머리가 긴 상태에서 앞머리를 잘라보고 싶었어요. '미남이시네요' 이후 앞머리를 자른 적이 없거든요. 사실 '피노키오'를 하며 중간에 앞머리를 자를까 했어요. 근데 다들 어려보이면 최인하 캐릭터랑 이미지가 다를 것 같다고 말리더라고요. 그래서 드라마 끝나고 잘랐는데, 그렇게 어려보이는 것 같지는 않아요.”

-'피노키오'를 끝낸 소감을 들어볼까요?

“안 끝난 거 같아요. 너무 아쉬워요. 제가 작가님한테 그랬어요, '수요일이 오면 방송해야 할 거 같다'고. 드라마 얘기하면 아직도 울컥하고 심장이 뛰어요. '피노키오' 촬영장은 제게 '미남이시네요' 현장 같았어요.”

-'미남이시네요'를 찍었을 때처럼 좋았단 말인가요?

“'미남이시네요' 찍을 때, 배우들이 또래라 만나기만 하면 웃음이 터졌고 호흡도 정말 좋았어요. 먼지 하나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이 터진 게 '미남이시네요' 촬영장이었거든요. '피노키오'가 딱 그랬어요. (이)종석이랑 쿵짝이 좋았고, (이)유비랑 (김)영광 오빠랑도 잘 맞았어요. 어느 한 명 불편한 사람 없이 모두 잘 어울렸죠.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들 전부 좋았고요. 그래서 작품이 끝나니 후유증이 더 커요.”

박신혜

-기자 역을 해보니 어때요? 그동안 만나본 기자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던가요?

“선배한테 깨지면 안 된다는 걸, 물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되니 이제 좀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뉴스를 보는 게 재미있어졌어요. 원래 뉴스를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저 기자는 어떤 방식으로 취재를 했겠구나, 저 배경에선 이런 그림을 땄겠구나, 시민취재는 어떻게 했겠구나, 이런 자극적인 기사는 뭔가를 덮기 위함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고요.”

-'피노키오'에선 팩트와 임팩트, 같은 사건도 어떻게 보도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됐죠. '말의 무서움'도 느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직업이 연예인이라, 이런 인터뷰라든지 작품 홍보자리라든지 대중 앞에서 말할 때가 있는데요. 제 생각을 똑바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잘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려면 책을 많이 읽어 표현력을 키워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기자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한 준비과정은 어땠나요?

“SBS 보도국과 아나운서부에 가서 연습했어요. 리포트 할 때 쓰는 톤, 말의 어미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훈련받았죠. 또 초짜 기자들은 어떤 실수를 하는지, 뭘 못 고치는 지도 배웠어요. 너무 잘하면 베테랑 기자같이 보일테니까요. SBS 신용철 아나운서께서 그런 걸 짚어주셨고, 진경 선배님과 같이 연습했어요. 또 작가님이 수습기자들 인터뷰한 것도 들어보고, 기사 쓰기 책들도 읽으며 최인하 캐릭터를 준비했어요.”

박신혜

-딸꾹질하는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러워 놀랐어요. 그건 어떻게 완성된건가요?

“대본 안에 포인트가 있어요. 딸꾹질 타이밍은 다 작가님이 정해준 거예요. 걸어가면서 딸꾹질 하는 건 제가 한 건데, 대사 속 딸꾹질은 작가님이 지문 중간중간에 '딸꾹'아라고 써주셨어요. 딸꾹질이 어색하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줘 다행이에요. 어떻게 보면 딸꾹질 연기라는 걸 그동안 아무도 안 해서, 비교대상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이게 딸꾹질이구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웃음)”

-이종석 씨와의 애정신들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많은 화제를 모았어요. 촬영할 땐 어땠나요?

“그게 다 철저한 계산 속에서 완성된 장면들이에요. 리허설 할 때 조수원 감독님이 '너네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물으세요. 그럼 카메라 각도부터 시작해 손을 잡을지, 어깨를 두를지, 머리를 감쌀지, 그런 논의를 하며 가장 예쁜 장면이 나오도록 모두가 노력해요. 사실 첫 애정신인 '식빵키스'를 촬영할 때, 감독님한테 '너네 연애 안 해봤어? 설레게 하란 말이야'라고 혼나기도 했어요. 처음엔 그랬지만, 뒤로 갈수록 그 멜로감성을 알겠어서 좀 더 수월하게 찍었던 거 같아요.”

-박혜련 작가를 비롯해 김은숙,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까지, 인기 작가들과 작업을 많이 했어요. 박신혜가 계속 내로라하는 작가들한테 선택받는 이유는 뭘까요?

“제가 작품 속에서 잘 뛰어논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매작품마다 밝은 모습들이 나왔는데, 그렇게 잘 까불고 잘 뛰어놀아서. 그런 밝은 느낌 때문에 선택해주시는 거 아닐까요?”

-겸손한 말이네요. 그럼 다음에 함께 해보고 싶은 작가가 있나요?

“박지은 작가님, 박재범 작가님, '베토벤 바이러스' 쓰신 또 다른 '홍자매' 작가님들.. 함께 해보고 싶은 작가님은 많죠. 그리고 김수현 작가님 작품도 나중에 나이 더 들어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박신혜

-박신혜는 안 되는 게 없는 배우란 생각이에요. 어떤 장르의 무슨 캐릭터든 다 잘 소화하는 연기력을 갖췄죠. 20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란 칭찬도 듣는데, 어때요?

“너무 과분한 말이에요. 제가 잘해서라기 보단, 그동안 좋은 파트너와 좋은 감독님을 만났기에 가능했던 거죠.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엔 그런 칭찬 들으면 불안해요.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다가도, 반대로 욕심을 버려야겠단 생각도 들고요. 그런 수식어가 기쁘기도 하지만 솔직히 큰 부담이기도 해요.”

-최근 SBS에서 한 드라마들이 계속 성적이 좋았는데요, 시청률 부담은 없었나요?

“없다면 거짓말이죠. 전 전부터 시청률이 부진해도 연기적인 면이나 좋은 현장에 만족하자는 주의였어요. 하지만 솔직히 시청률 걱정이 되긴 하죠. 대신 그건 변함없어요. 제가 하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라면, 성적과 상관없이 열심히 해보자, 후회없이 해보자는 마음가짐이요.”

-그럼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고, 성적까지 좋았으니 '피노키오'는 박신혜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겠네요. 2015년의 시작이 좋아요.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학교를 졸업하려고요. 원래 작년에 졸업하려고 했는데, '피노키오'를 받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결국 출연하게 됐어요. 그래서 졸업이 늦춰졌죠. 졸업까지 한 학기 남았는데, 2학기 수업을 들어야 해서 하반기에 학교를 다니고 내년 봄에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논문도 써야하고요. 제가 더 배울 수 있는 작품 속 역할을 만나 연기도 하고, 학교도 졸업하는 거. 그게 올해 목표예요.”

[사진제공=SALT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