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라이프 문화사회

[인터뷰①]유난희-리사킴 “늘 좋은 일만 있겠어요? 인내가 중요하죠”

작성 2015.01.29 15:30 조회 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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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킴

[SBS연예뉴스 | 이정아 기자]진정한 프로들이 손을 잡았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1호 쇼호스트이자 상품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부여하는 밸류 스타일리스트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난희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홀리는 쥬얼리를 탄생시키는 쥬얼리 디자이너 리사킴이 그 주인공이다. 평소 언니, 동생 사이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더없이 소중한 친구들이 이제는 일도 함께 하게 됐다. 매주 화요일 방송되고 있는 씨제이오쇼핑 '유난희 쇼'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리사킴의 쥬얼리 브랜드 리사코 쥬얼리를 런칭하는 것이다.

서로의 장점을 잘 알고 깊이 신뢰하고 있는 만큼 그 믿음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도 전달하겠다는 두 사람, 벌써부터 업계에 기분 좋은 바람이 불 것만 같은 예감이다.

1월의 어느 날 두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 이미 안면이 있는 디자이너 리사킴의 열정적인 모습을 다시 마주할 생각에 신이 났다. 이와 함께 '최고'라는 수식어를 갖고 다니는 유난희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혹시 좀 까다롭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막상 만나보니 그런 생각은 왜 했던 것인가 싶을 정도로 그녀는 상대를 편하게 해주고 배울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사람'이었다.

유난희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를 향해 활짝 미소 지으며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바로 며칠 전에도 만난 것 같았지만 그래도 또 나눌 이야기가 많고 반갑다는 듯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언제부터 이렇게 친해진 걸까.
김 “내가 한국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할 때 언니(유난희)가 진행을 맡아 줬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최고의 쇼호스트였는데 진행을 맡아줘서 감사했고 그 때부터 인연이 됐다. 언니가 정말 성격이 좋다. 10년 이상을 이렇게 자주 만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유 “여행도 함께 간다. 여행을 가도 내내 같이 다니는 게 아니라 각자 볼일 보고 공통의 관심사가 있을 때 만나서 함께 다니는 등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해주는 편이다. 그런 면이 정말 잘 맞는다.”
김 “여행을 함께 다니면 서로의 성격을 더 잘 알게 되지 않냐. 나는 아무래도 예술 쪽 일을 하니까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인데 언니는 신경을 쓸 일, 쓰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한 구분이 참 깔끔하고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을 참 배우고 싶다.”

리사킴은 유난희에 대해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는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유 “원래 성격이 좀 독립적인 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의 일에 관심이 참 많은데 좋게 말하면 정이지만 그게 지나치면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천성적으로 남의 일보다는 내 일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
김 “내가 보기에는 언니가 참 정도 많고 그런 스타일인데 일에 집중을 하니까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은 더 편하게 넘어 가서 그렇게 보이는 거다.”

두 사람이 참 다른 점이 많다. 그래서 더 잘 맞지 않나 싶다.

유 “맞다. 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난 할 이야기는 다 하는데 주장이 강하지는 않다. 아주 편한 예를 들면 친구들끼리 만나서 뭐 먹자고 할 때 난 먹고 싶은 메뉴를 다 이야기 한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다른 것을 먹고 싶다고 하면 그러자고 하는 식이다. 생각을 이야기 하기는 하되 고집을 부리지는 않는다.”

김 “난 주장이 좀 강한 편인데.(이 대목에서 리사킴은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유난희에게 연신 덜어 주고 있었다.) 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사람 챙겨주는 것도 참 좋아한다. 쥬얼리 디자인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식당을 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다.(웃음)”

유 “난 설거지가 좋다!”

김 “언니는 정말 매니시하고 나는 여성적인 편이다. 언니랑 다니면 남자랑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웃음)”

리사킴

일과 집안일을 함께 하는 여성들에게 두 사람의 일상은 어떨까 하는 점은 무척 궁금한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유 “어쩌면 밖에서 일을 하면서 집안일까지 잘한다는 것은 환상일 수도 있다. 두 가지를 완벽하게 잘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일도 하면서 집안일도 완벽하게 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을 제의 받은 일이 있다. 하지만 거절했다. 정말 난 그렇게는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나도 일을 한다는 죄책감 때문에 집안일도 열심히 하려고 했던 적도 있지만 당시에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때는 두 개를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놀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나도 열심히 일을 하러 다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일종의 죄책감을 내려놓으니까 한 쪽에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 집에서 양해를 해줄 수 있다면 한 쪽에 더 집중을 할 필요도 있다. 물론 전업주부도 본인이 좋아하고 능력이 있으면 굉장히 멋있는 일이다. 자신의 선택에 있어서 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김 “나도 예전에 그랬다. 예전에 하루에 3, 4시간 자면서 도시락 6개씩 싸고 집안은 언제나 깔끔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6, 7년 정도를 그렇게 했는데 일을 하다보니까 이런 것들이 하나 둘씩 펑크가 나더라. 그러면서 한 가지에 몰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가지 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가는 내가 스스로를 지치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늘 행복할 것만 같은데 남모르는 어려움도 참 많다.
김 “밖에서 밥을 먹는 일이 많기 때문에 내 SNS를 보면 맛있는 음식, 여행간 사진 등 예쁜 사진이 참 많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너는 참 재미있게 산다'라고 말하기도 한다.(웃음) 보는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말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부모님이 남편과 행복하게 사는 여자가 가장 좋아 보인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듣기가 싫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생각해보니 코드가 잘 맞는 부부가 함께 나이 먹어가면서 여행도 하고 그렇게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정말 행복하지만 한 쪽으로만 너무 치우쳐 있으면 다른 한쪽의 공허함이 더 큰 것 같다. 균형을 맞춰갈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다.”
유 “사람들은 사실 웃는 것만 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들 각자가 가진 무언가로 견뎌서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다들 뭔가가 달라도 다르다. 그게 정신력이든 체력이든 생활 태도든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보고 부러워하고 끌어내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보다는 좋은 점을 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2부에서 계속.

happy@sbs.co.kr
<사진>리사코 쥬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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