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김구라 "사생활 토크 우려? 솔직한 나를 보여줄 뿐"

김지혜 기자 작성 2015.03.27 12:29 조회 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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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쇼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오전 10시 반에 시작한 녹화는 오후 5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인터뷰를 위해 대기실에 들어서니, 특유의 펠리칸 같은 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뒤늦은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MC도 한 여자의 남편, 한 아들의 아빠로 살기 위해선 생업의 현장에서 고군분투 할 수밖에 없다.

SBS플러스 '김구라 전현무의 필살기쇼'(기획·연출 허윤무, 제작 SBS 플러스, 이하 '필살기쇼')의 첫 녹화를 마친 김구라를 상암에서 만났다.

오는 4월 4일 SBS 플러스를 통해 첫방송 되는 '필살기쇼'는 사회의 숨겨진 생존 고수들에게 필살기를 배워보는 생존 버라이어티 예능. MC와 게스트들이 일반인 고수들의 필살기를 소개하고 공감투표를 통해 매주 최고의 필살기가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필살기쇼

◆ "전현무와 케미? 둘 다 왁자지껄한 걸 좋아한다"

김구라는 유재석과 더불어 스튜디오 예능의 최강자로 꼽히는 MC다. 상대방의 허점을 파고들거나, 숨겨진 이면을 부각하는데 특화된 장기를 가진 그에겐 실내에서 떠드는 스튜디오 예능만큼 적합한 형식은 없다. 여기에 빼어난 입담으로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온 전현무가 가세했으니 '필살기쇼'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다. 김구라 역시 전현무와의 호흡에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였다.

"전현무 씨랑은 2년여 전에 '택시'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와는 항상 잘 맞았다. 그 친구도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나도 좀 많이 하는 편이라 따로 볼 시간은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기회가 닿아 방송을 하니 좋다"

이날 첫 녹화에는 총 5시간이 소요됐다. 방송 베테랑들치고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녹화장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쏟아졌다. 눈이 휘둥그레 질만한 필살기를 가진 일반인 출연자를 지켜보는 재미도 넘쳤고, 그들을 바라보는 패널 홍진영, 장영란, 광희, 빅스 엔의 반응도 뜨거웠다. 무엇보다 촌철살인 독설을 던지는 김구라와 똑 부러지는 진행과 타이밍에 맞게 개인기를 펼치는 전현무의 합이 인상적이었다.

김구라는 전현무와의 호흡에 대해 "둘 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하니 첫회지만 (방송이) 잘 나온 것 같다.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은 빨리 적응할 수 있고 재밌게 할 수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필살기쇼

'필살기쇼'는 구성적으로는 '스타킹'과 '화성인 바이러스'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형식적으로는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한다는 점에서 최근 큰 반향을 일으켰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떠올리게 된다.

"요즘 완전히 새로운 예능은 없지 않나. '필살기쇼'가 어디서 본듯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쩌면 익숙하다는 게 장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방송을 해나가면서 의외의 재미나 케미를 발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발전시켜 나가는건 제작진과 출연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TV BJ(Broadcasting Jockey : 인터넷 방송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참여와 활약이 '필살기쇼'의 차별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김구라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게스트가 직접 인터넷 방송을 하는 것이고 '필살기쇼'는 녹화 현장을 BJ들을 통해 중계한 뒤 네티즌들에게 평가받는 방식이라 조금 차이가 있다"면서 "방청석에 몇십, 몇백 명을 앉혀놓고 녹화하는 것과 달리 중계를 통해 수천, 수만 명의 네티즌들이 방송 전 실시간으로 녹화현장으로 보고 실시간으로 방송에 참여하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실제로 1회 녹화에는 개그맨 출신의 BJ최군,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말솜씨로 많은 여성 팬을 보유 중인 BJ까루, 9년차 프로 BJ 소희짱, 귀여운 사투리와 매력적인 외모의 4대 여신 BJ 박현서가 참석해 녹화 현장을 네티즌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고, 네티즌 투표로 최고의 필살기를 선정하기도 했다.

필살기쇼

◆ "다작은 맞지만,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프로그램 선택한다"

김구라는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라디오 스타', '세바퀴', '썰전'이다. 개편 때마다 파일럿 프로그램에 투입돼 맹활약을 펼쳤지만, 지금와 같이 다작하는 엠씨는 아니었다.

지난해부터는 눈에 띄게 프로그램 편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결혼 터는 남자들', '마이 리틀 텔레비전'(방송 예정),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방송예정), '김구라 전현무의 필살기쇼'(방송예정)까지 합치면 그는 총 7개의 프로그램의 MC로 나섰다. 

대부분 그에게 닥친 가정 내 불운을 이유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스스로도 방송에서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정도니 모두들 '그럴 만 하다'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김구라는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받아들였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의지적으로 노력 중이다. 한마디로 자발적 워커홀릭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방송을 늘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전히 확고한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취사선택하고 있었다.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려고 한다. 리얼 버라이어티도 좋긴 한데 기본적으로 난 스튜디오 토크쇼에 강한 방송인이다. 또 포멀하게 짜인 것보다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형식을 선호한다. 그다음엔 프로그램 콘셉트가 나와 맞는지 제작진은 어떻게 구성되있는지, 편성은 어떻게 될지 등을 본다"

필살기쇼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해 벽을 치지 않는 이유는 '의외성'과 '변수'때문이라고 했다. 김구라는 "요즘은 (프로그램이)뭐가 터질지 모른다. 설특집 파일럿이었던 '복면가왕'도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잘되지 않았냐"며 "시청자의 기호는 예측은 할 수 있지만, 확신할 수 없다. 결국 방송은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이라면 파일럿이든 정규든 기회가 닿는 데로 하자는 주의다"라고 말했다. 

김구라 하면 촌철살인의 독설이 트레이드 마크다. 그 독설은 함께 방송하는 MC나 패널 심지어 처음 만난 게스트에게도 거침이 없다. 흥미로운 건 최근 독설의 화살이 자신을 향할 때가 잦아져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자신의 가정사에 대한 셀프 디스를 스스럼없이 하기 시작한 것이다.

'17억 빚', '차압', '경매', '공황장애' 등 가정과 자신에게 불어닥친 불운을 방송 중 유머로 승화하는 모습은 마치 해탈한 도인 같이 느껴질 정도다. 연예인이 대부분이 방송에서 좋은 모습이나 뉴스만 전하려고 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김구라 답다"라고 하는 분위기와 "사생활 토크, 아슬아슬하다"라는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필살기쇼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김구라는 "사실은...그 부분에 대해선 나도 고민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년에 본의 아니게 우리 집안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외부에 알려졌다. 그러나 내가 그동안 가족 예능을 많이 하고, 동현이를 필두로 집사람이나 집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오지 않았나. 안 좋은 소식이 알려졌다고 해서 새삼스럽게 집안 이야기를 일절 안 하는 것도 그렇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구라는 "(사생활 토크는)일부러 더하는 것도, 덜 하는 것도 없이 하던 데로 할 뿐이다. 큰일을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 그동안의 내 성격이나 캐릭터대로 솔직한 나를 보여주는 것의 일환일 뿐이다. 시청자들도 그런 것을 내 직업적 특성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가정의 우환에 대한 걱정스러운 시선에 대해 "남들이 봤을 땐 그 일이 더 크게 보이다 보니 우려를 하시는 것 같다. 현재 문제가 있는 것 사실이지만, 극복하려고 노력중이다"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김구라의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누구나 삶의 굴곡은 있기 마련이지만, 연예인으로 데뷔한 이래 그려온 활동 그래프는 그 누구보다 고저(高低)가 뚜렷했다. 현재 역시 방송인 김구라와 생활인 김현동 사이의 행복지수에 있어선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시기다. 물론 그의 말처럼 이 또한 극복될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인 김구라는 프로다. 그는 여전히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에게 통쾌한 웃음을 주고 있으며, 시청자들은 그가 유발하는 웃음에서 근심을 발견할 수 없다. 다행이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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