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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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기자의 TV꺾기도] 이태임 몰락 지켜만 본 방송사는 책임 없나?

강경윤 기자 작성 2015.04.02 14:33 조회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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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임 예원 욕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무성한 소문과 논란만 남긴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 과외하기'가 결국 폐지수순을 밟는다. 후배에게 욕설을 한 이태임은 예능은 물론,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현재 고향집에 머물고 있다. 가수 예원은 논란 이후 소속사의 사실과 다른 대응이 문제가 됐다. 예원이 현재 출연 중인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이 대단하다. 두 당사자 모두가 '띠동갑 과외하기'에 상처만 받은 상황. 그런데 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또 하나의 당사자가 있다. 바로 '띠동갑 과외하기'의 제작진이다.

두명의 출연자가 여론의 돌팔매질에 쓰러져갈 동안 뒷짐만 진 '띠동갑 과외하기' 제작진은 정말 책임이 없을까.

지난달 초 욕설 논란이 기사화하기 시작할 때부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태임이 사실과 다른 이른바 '찌라시'로 비난의 융단폭격을 당할 때 MBC가 내놓은 입장은 “영상은 공개할 수 없고 이태임의 분량은 통편집할 것”이라는 원론적 이야기였다.

다시 생각해보면,  촬영장에서 벌어진 이태임과 예원의 갈등에서부터 제작진은 이미 깊숙이 관여했다. 두 여배우가 촬영을 파행에 이르기까지 한 갈등은 여러 대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제작진 수십명이 있는 촬영장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갈등의 이유를 '반말'만으로 좁히기엔, 당시 촬영 현장의 상황, 제작진의 대응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시종 침묵했다. 이태임은 소속사의 만류에도 독자적으로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때, 제작진은 “공식 입장은 없다.”는 원론적 대응만 되풀이 했다.

이태임 공식 입장

“수건을 건넸는데 이태임이 욕설을 하더라.”는 예원 측 소속사 대응은 큰 비난을 샀지만, 실제로 이는 오해에서 불거진 일일 수 있다. 당시 현장에는 두 사람의 매니저들은 조금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이 됐다. 소속사 직원들과는 달리, 제작진은 갈등을 모두 목격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왜 침묵했을까.

이후 제작진의 대응은 더욱 납득되지 않는다. 분명 촬영 편집본을 따로 보관하고 이를 토대로 내부 회의를 여러차례 했지만 반말과 수건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 바로잡지 않았다. 이태임의 소속사는 이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으려고 했을까. 방송사와 소속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갑을의 권력구조가 있다. 사과문에서 “반말을 듣고 오해해 욕설을 했다.”는 문구는 소속사가 소극적이나마 사실관계를 언급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이후 지난 27일 동영상 사이트에 문제의 미방송 편집본이 유출이 됐고 MBC 측은 “저작권 침해 요소가 있는 영상”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누가 유출했는지, 왜 미방송 편집본을 보관하고 있었고, 이 영상이 그동안 어떻게 쓰였는지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제작진 대신 예원이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태임 소속사 측은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욕설논란이 불거졌을 때와 똑같이 제작진은 뒷짐만 진 채, 다시 한번 모든 걸 출연진에게 떠넘기는 모습이다. 상처를 받은 당사자들은 두 번씩 사과를 했다. 성난 대중 앞에 출연자들을 내세우며 뒷짐을 진 제작진은 정말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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