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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애의 캐릭터열전]'냄새를보는소녀' 드라마vs웹툰, 얼마나 다를까

강선애 기자 작성 2015.04.20 15:55 조회 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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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만이 가질 수 있는 색다른 재미, 바로 웹툰 속 인물과 드라마 주인공을 비교해보는 일이다. 16~20부작 정도의 미니시리즈 특성상 좀 더 극적인 요소를 위해, 아무리 웹툰이 원작이라 할 지라도 드라마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원작과 인물의 색깔이 달라지기도 한다.

SBS 수목극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는 작가 만취가 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여주인공이 사고를 당해 냄새입자를 눈을 볼 수 있게 되고, 이 능력을 바탕으로 경찰이 잡지 못하는 범인을 추적한다는 기본 골격은 같다. 하지만 드라마로 태어나기 위해 원작과 달라진 부분이 많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와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 두 작품 속 인물들은 무엇이 같고 어디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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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무각 VS 김평안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 최무각(박유천 분)은 원래 직업이 아쿠아리스트였지만, 여동생이 살해당한 후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됐다. 반면 웹툰 속 남자주인공 김평안은 등장부터 충만한 의욕과 정의감으로 사건해결에 앞장서는 경찰이다. 두 남자 모두 경찰이라는 직업은 같지만, 경찰로서의 기본 마음가짐이 각각 다르다.

최무각은 통각상실증으로 인해 어떤 감각도 느끼지 못 하는 무감각남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웹툰과 달리 새로 추가된 가장 드라마틱한 요소다. '무감각남과 초감각녀의 만남'이란게, 이 드라마가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골자이기 때문이다.

최무각과 김평안, 두 남자 모두 냄새를 보는 소녀의 능력을 활용해 함께 수사에 나서고, 곁에서 그녀를 돕는다는 것은 같다. 이 부분이 드라마에선 최무각과 오초림의 로맨스로 이어져 사랑으로 확실히 발전하지만, 웹툰에선 김평안과 윤새아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며 아직은 '썸' 정도로만 그려지고 있다.

▲ 오초림 VS 윤새아

극중 오초림(신세경 분)은 제주도에 살던 고등학교 시절, 부모가 바코드 연쇄살인에 희생됐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오초림은 범인을 피해 도망가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고, 수개월 뒤에 극적으로 깨어난 후 냄새입자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신비로운 능력이 생겼다.

오초림이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개그우먼이 되려는 밝고 흥 많은 여인으로 성장한 반면, 웹툰 속 여고생 윤새아는 예민하고 까칠하다. 부모가 폭발사고로 죽고 그 현장에서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과 외로움, 또 온세상 냄새가 눈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날을 세운 채 신경질적으로 세상을 대한다. 이런 오초림과 윤새아의 상반된 성격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러나 오초림과 윤새아 모두 한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가 자신을 믿어주자 마음을 서서히 열게 되는 것은 같다. 여기에 또 하나, 두 여자 모두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다가, 위험에 노출되는 것 또한 일치한다. 오초림이 웹툰 속 윤새아처럼 위기를 잘 타개할 지는 향후 드라마 전개를 지켜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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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미 VS 염미

드라마와 웹툰, 두 작품에서 이름이 똑같은 인물은 염미(윤진서 분) 뿐이다. 그런데 이름과 직업만 같을 뿐, 원작 웹툰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를 준 인물 또한 염미다.

드라마 속 염미는 예쁘고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면 순경의 말도 귀담아 들을 줄 아는 프로페셔널한 형사, 프로파일러다. 염미는 오랫동안 바코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아왔다.

웹툰 속 염미도 연쇄살인범 '콜렉터'를 쫓는 프로파일러다. 그런데 웹툰의 염미는 장애가 있어 걷지 못 하는 40대 중년의 여인이다. 범인을 잡고자 밤낮 가리지 않고 수사에 열중하는 모습은 두 염미 모두 비슷하지만, 나이와 외모, 외양이 크게 달라지니 이름이 같더라도 드라마와 웹툰의 염미는 180도 다른 인물로 보인다.

또 드라마 속 염미의 나이 설정을 바꿈으로써, 최무각-오초림과의 삼각관계도 가능케 됐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가 범죄스릴러가 아닌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요소에서 기인한다.

▲ 권재희 VS 노원+콜렉터

드라마의 권재희(남궁민 분)는 잘생기고 능력있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스타 셰프다. 여자친구 주마리(박한별 분)의 실종 및 살인사건으로 인해 오초림-최무각과 인연을 맺고, 때론 오초림에게 도움을 받고, 때론 자신이 도와주며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느낌으로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다.

이런 권재희의 섬뜩한 이면이 지난 '냄새를 보는 소녀' 6회에서 드러났다. 바코드 연쇄살인범이 다름 아닌 권재희였던 것. 그는 부드럽고 다정한 겉모습에선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끔찍한 연쇄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있었다.

웹툰에는 권재희와 동일한 인물이 없다. 대신 두 남자의 캐릭터가 권재희와 비슷하게 여겨진다. 윤새아의 가정사와 남다른 눈의 비밀을 알고, 수년간 곁에서 도와주는 친한 오빠 노원 역, 그리고 문제의 연쇄살인범 콜렉터다.

권재희는 이 두 캐릭터의 결합체 같은 느낌이다. 살인범인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다정하게 오초림을 챙길 때는 노원과 비슷하고, 살인범으로서 죄책감 없는 표정으로 살인바코드를 만들어 책에 붙이는 모습은 콜렉터를 연상시킨다.

한편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는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는 화, 토요일 올레마켓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다.

[사진출처=SBS '냄새를 보는 소녀' 프로필컷,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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