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일)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상류사회' 박형식 "단 한 번도 연기 쉬웠던 적 없다"

강선애 기자 작성 2015.08.11 15:20 조회 2,812
기사 인쇄하기
박형식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다음 작품에서도, 연기 칭찬 받을 수 있을까요?”

박형식에게 '배우'라는 이름은 어색한 옷이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무대 위에서 빛났고 예능에서 '아기병사'라 불리며 사랑 받았을 지는 몰라도, 대중의 뇌리에서 그와 연기의 연결고리는 헐거웠다. 적어도 SBS '상류사회'(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박형식은 최근 종영한 '상류사회'에서 재벌가 막내아들 유창수 역을 맡아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박형식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냐”라는 극찬의 물결 속에서 '박형식의 재발견'이란 말까지 나왔다. 전 출연작 KBS '가족끼리 왜 이래'부터 시동을 걸기 시작한 그의 연기력은 가속 페달을 밟아 바로 다음 작품인 '상류사회'에서 질주했다. 이제 '연기하는 박형식'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림이다.

자신에게 쏟아진 연기력 칭찬에 박형식은 “운이 좋았고, 유창수란 캐릭터와 내가 잘 맞았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이어 “다음 작품에서 또 칭찬 받을 거란 확신은 없다”며 대중의 호응에 고마워하면서도 마냥 들떠있지는 않았다.

박형식

“칭찬 받으니 당연히 기분 좋죠. 그렇다고 거기에 자만하진 않을 거예요. 칭찬과 상관없이 전 제가 해온 대로 계속 열심히 해야죠. 이번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해요. 좋은 드라마였고, 제가 연기한 유창수가 누구나 욕심낼 만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였거든요. 창수에 대해 느끼는 대로 연기했는데, 그게 우연히도 저와 잘 맞아 떨어졌나 봐요. 이 모든 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극중 유창수는 철없이 행동하는 재벌가 자제 같으면서도, '혼테크'를 주장할 만큼 제 이득 앞에선 냉철한 남자였다. 또 애교로 엄마의 마음을 녹이는 막내 아들이었고, 여자친구 지이(임지연 분) 앞에서는 카리스마 상남자였다. 특히 초반엔 제멋대로 '개 본부장'이었던 그는, 진짜 사랑을 깨달은 후 집안도 엄마도 등질 줄 아는 순정파로 거듭나기도 했다. 이런 복잡다단한 유창수란 인물은 박형식의 숨결로 살아 숨쉬었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했어요. 당연히 캐릭터 연구는 했는데, 그걸 세분화하고 계산하진 않았어요. 대본을 보고 제가 느끼는 대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했을 뿐이에요. 그렇게 하나하나 신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모르게 창수를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단 한 번도 연기가 쉬웠던 적은 없어요. 다만 제 캐릭터, 제 감정에 확신을 갖고 자신감 있게 연기하려 했을 뿐이죠.”

박형식

박형식은 이번 드라마에 합류하기 전 연기 트레이닝을 따로 받으려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대본을 보고 홀로 고민한 후 자기만의 방식대로 소화했다. 그는 “그래서 부족한 점도 많았을 거다”라고 말한다.

“초반에 하명희 작가님이 생각하는 유창수와 제가 표현하는 유창수가 맞는지 불안했어요. 그래서 작가님께 전화로 여쭤본 적도 있어요. 작가님은 잘 하고 있다고, 자신감 갖고 너 하고 싶은 만큼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더 자신감 있게, 제 마음대로 밀어붙였죠.”

박형식의 밀어붙임은 성공했다. 그가 연기한 유창수는 매력적이었고, 또 유창수-이지이 커플은 사랑스러웠다. 뻔하디 뻔한 재벌남과 신데렐라의 사랑 이야기를, 두 사람은 새롭고 재기발랄하게 그려냈다. 박형식은 “임지연 씨가 잘 해줘서 저도 살았다. 둘 다 서로에게 도움이 됐다”며 임지연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슬쩍 내비쳤다.

박형식

최근 박형식은 “잘생겨졌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예전보다 더 작아진 듯한 얼굴, 또렷해진 눈매, 늠름해진 체격이 그를 더 돋보이게 한다. 잘생겨진 비결(?)을 묻자 박형식은 “관리” 때문이라 대답했다.

“여태까진 관리를 안했었어요. 새벽이든 밤이든 먹고 자고 그랬죠. 먹음으로써 얻는 행복감이 컸거든요. 그래서 항상 얼굴은 부어있고 몸은 살쪘었는데, 얼마 전부터 체계적인 관리에 돌입했어요. 한 달동안 염분을 섭취하지 않고 닭가슴살만 먹으며 운동했더니, 턱선이 확 살고 눈도 커지고 외모가 달라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드라마 촬영하면서는 힘들어서 운동을 중단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요.”

다음 작품에서도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을 지 모르겠다던 박형식. 물론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수년간 연기력으로 극찬 받던 배우도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는 게 연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에게 퇴보는 없다는 것. 연기라는 도로 위에서 제대로 질주하기 시작한 박형식은 당분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직 멀었어요. 더 성장해야죠. 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거예요.”

박형식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