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전하는 '2015 BIFF' 톺아보기③

김지혜 기자 작성 2015.09.07 13:53 조회 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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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올해로 스무돌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라 명성에 걸맞은 다양한 영화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특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새로운 작가와 작품의 발굴에 주력해온 영화제의 정체성은 올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발굴하고 키운 아시아의 감독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더불어 20주년에 걸맞는 기념책자 발간과 컨퍼런스 주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가 전화는 '2015 부산영화제 톺아보기' 3탄을 공개한다.   

◆ BIFF가 자랑하는 새로운 작가와 작품의 발굴 

부산국제영화제 라인업에서 늘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새로운 작가와 작품의 발굴이다. 올해도 예외 없이 무명의, 그러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들을 대거 발굴했다.

먼저, 개, 폐막작 모두가 발굴의 영역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특히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지역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발굴하여 세계최초 혹은 해외 최초로 공개한다. '뉴 커런츠' 부문은 지하네 쇼엡의 '귀향'(레바논), 예를란 누르무칸베토프의 '호두나무'(카자흐스탄), 샤람 알리디의 '검은 말의 기억'(이란), 하디 모하게흐의 '아야즈의 통곡'(이란), 하리 비스와나스의 '라디오'(인도) 등이 바로 그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가 신인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수준을 자랑한다.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서는 인터내셔날 프리미어로 소개되는 파키스탄의 '어머니의 기차역'(자미 마흐무드)은 파키스탄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작품으로 꼽힌다. 인도에서는 독립영화의 길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 수만 고쉬의 '안식처', 비주 비스와나스의 '오렌지 캔디'를 인터내셔날 프리미어로 소개하고 스리랑카의 프라사나 자야코디의 '표범은 물지 않는다'는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표범은 물지 않는다'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ACF 지원작으로 프라사나 자야코디는 비묵디 자야순다라 이후 스리랑카영화의 새로운 기수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화의 강'(인도) 역시 ACF 지원작으로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인도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화산업이 미약한 아쌈지방의 작품으로 감독인 바스카르 하자리카 역시 주목할만한 감독이다.

갈라 섹션과 와이드 앵글에서 각각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되는 옴니버스영화 '컬러 오브 아시아' 마스터스편과 뉴커머스편은 여타 옴니버스영화와 다른 방식으로 제작됐다. 중국의 동영상사이트 요쿠-토두와 부산국제영화제가 함께 제작에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거장감독의 단편영화 4편과 신인감독의 단편영화 4편을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거장감독들은 신인감독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4편의 신인감독 단편 중 한 편을 뽑아 장편영화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기획이다. 신인감독에게 등용문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부산영화제

◆ 성년 맞은 BIFF 기념 책자 발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20회를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는 책자를 발간합니다. 먼저, 올해 특별전 중 '아시아영화 100'과 관련하여 여기에 선정된 113편의 작품을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합니다. 이 책은 세계유수의 평론가들이 참여하여 작품 별 해설을 선보이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이 아시아영화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리고 한국영화의 '1960년대 숨은 걸작전'과 '프랑스영화 특별전 :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책자도 발간됩니다. '1960년대 숨은 걸작전'은 8편의 숨은 걸작을 발굴하여 재조명하는 특별전으로, 국내의 저명한 평론가들이 기술한 각 작품에 대한 상세한 분석 글이 들어갑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지난 20년을 회고하는 책자도 한글판과 영문판, 두 권을 발간합니다. 한글판은 제가 부산일보에 지난 1월 1일부터 7월말까지 연재했던 글을 묶어 '영화의 바다 속으로 : 부산국제영화제 20년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제목으로 출간합니다. 제목 그대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지난 20년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소개하고, 각종 사진과 자료를 정리한 책입니다. 그리고 영문판은 'BIFFXBIFF' 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이 책 역시 부산국제영화제의 20년을 기록한 책인데 야사보다는 정사에 가까운 책입니다. 영문판은 해외 주요 도서관이나 대학, 영화전문지 등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프랑스영화 특별전 :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에는 총 10편의 작품이 상영되는데 그 중 9편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배우, 영화평론가, 영화제 관계자 등의 추천을 통해, 그리고 나머지 한 편은 한국영화인 5명이 선정한 작품입니다. 이와 더불어 책자도 발간하는데 한국 영화인 5명의 프랑스 영화 사랑을 담은 에세이와 인터뷰로 구성된 책입니다. 김종원 영화평론가의 1950~1960년대 국내 개봉 프랑스 영화에 대한 인터뷰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정성일 감독(및 평론가), 김지운 감독, 정한석 평론가 등의 글이 수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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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빛낼 아시아의 별은 누구?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아시아의 별들이 총출동한다.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조니 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가와세 나오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 바흐만 고바디, 에릭 쿠, 가린 누그로호, 메이블 청, 왕샤오슈아이, 장양, 왕차오, 실비아 창, 왕빙, 라브 디아즈 등 당대 아시아영화의 거장들이 대거 참석하기 때문이다.

올해 '아시아영화 100' 중 탑 10에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선정됐다. 에드워드 양은 지난 2007년 병환으로 타계했다. 부산영화제는 지난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여했고, 이 상은 부인 카일리 펑과 어린 아들 션이 받은 바 있다. 카일리 펑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상영을 기념해 다시 한번 부사능ㄹ 찾는다.

양궤이메도 신작 '시먼딩 이야기'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대만의 국민배우이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너무나 사랑하는 그녀는 지난 2010년 김동호 위원장께서 퇴임하시던 그 해에 김동호 위원장을 위해 한복을 입고 한국어로 '사랑해'를 불러주었던 배우이기도 하다

홍콩에서는 조니 토, 메이블 청, 크리스토퍼 도일 등 당대 최고의 감독, 촬영감독이 부산을 찾는다. 탕웨이, 실비아 창 주연의 '화려한 샐러리맨'으로 초청됐다.

국내에 '가을날의 동화'로 유명한 메이블 청은 탕웨이 주연의 '세 도시 이야기'로 부산영화제를 방문한다. 크리스토퍼 도일은 '크리스토퍼 도일의 홍콩삼부작'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제목처럼 홍콩에 관한 추억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중국에서는 '산하고인'의 지아장커 감독이 주연을 맡은 부인 자오타오와 함께 부산을 찾고,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야공작'의 감독 다이시지에와 배우들 여명, 유역비, 리우예, 유샤오춘 등이, 그리고 '영혼의 순례길'의 장양, '로메르를 찾아서'의 왕차오, '타를로'의 페마 체덴, '만물생장'의 리위, 폐막작 '산이 울다'의 래리 양 감독, 랑유엔팅, 왕즈이 등 그야말로 쟁쟁한 영화인들이 부산에 온다. 부산국제영화제 단골손님 탕웨이 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싱가포르 건국 50주년이 되는 해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많은 행사들이 있었고, 영화도 여러 편 제작됐다. 그 중 옴니버스 영화 '세븐 레터스'가 부산을 찾는다. 이 옴니버스 프로젝트에는 에릭 쿠, 잭 니오, K. 라자고팔, 로이스톤 탄, 탄핀핀, 부준펑, 켈빈 통 등 당대 싱가포르영화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참여했다.

게다가 에릭 쿠, 로이스톤 탄은 다른 장편 신작도 있다. 에릭 쿠는 '호텔룸', 로이스톤 탄은 '3688'이다. '호텔룸'은 최우식, 김꽃비씨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중에서 에릭 쿠, 로이스톤 탄, 부준펑, 탄핀핀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한다.

바흐만 고바디와 아이들, 헬리 루부도 기대할만하다. 올해 바흐만 고바디가 제작하거나 연출한 작품 2편이 초청됐다. 옴니버스 단편 다큐멘터리 '국경의 아이들'은 IS 의 공격을 받아 난민이 된 코바네, 셍갈족의 난민캠프에서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단편을 만들게 해서 완성된 작품이다. 헬리 루브는 부산에서 특별한 행사를 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주연여배우 나가사와 마사미, '핑크와 그레이'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주연배우 유토 나카지마, 수다 마사키 가 참석하며 '해변으로의 여행'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아사노 타다노부 는 현재 막바지 스케줄 조정 중이다. 마지막으로 필리핀의 거장 라브 디아즈와 중국 다큐멘터리의 독보적 존재인 왕빙은 신작 프로젝트를 가지고 부산을 찾는다. 왕빙의 경우 뉴 커런츠에 초청된 정성일 감독의 '천당의 밤과 안개'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행사를 할 예정이다.


◆ 더 풍성하고 다양해진 BIFF 컨퍼런스&포럼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BC&F는 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영화와 인문학의 만남'이라는 컨셉은 BC&F 가 지향하는 방향이고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공을 많이 들여 준비를 해왔다.

비프 컨퍼런스(BIFF Conference)는 셰릴 분 아이작스 미국 아카데미위원회 위원장의 '영화와 트랜스-담론'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필두로 '지역성의 세계화/세계성의 지역화: 새로운 한국영화와 그 트랜스내셔널 작가들', '영화, 정치와 이마쥬', '아시아문화전당이 꿈꾸는 종횡무진 트랜스-크리에이션', '케이무비러브와 국내 외국인들의 영화 만들기-한국에서의 경험 녹여내기' 등 다양한 세션을 선보이며 대한철학회, 아시아영화연구소와 부산대 영화연구소, 경성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중국영화포럼이 주관하는 학술행사도 풍성하다.

또한 전국 영화과 및 문화콘텐츠 관련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전문 심사위원들의 예심을 통과한 7명 전후의 발제자들로 하여금 '아시아의 눈으로 보는 영화 인문학' 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하게 하는 'BIFF 학생 시네필 컨퍼런스'도 출범시킨다.

비프 포럼(BIFF Forum)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작품세계를 분석하는 세미나, 경성대 영화매체연기 특성화사업단의 '배우 포럼', '영화독서포럼', 부산시와 함께 하는 '광복 70주년, 한국영화 70년' 세션,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기획의 '영화와 스토리텔링' 세션, 한국외국어대학 HK세미오시스연구사업단의 '스페인 영화가 서있는 곳' 등 세션과 함께 아랍영화포럼, 한국-베트남영화포럼, 일본영화포럼, 문학 평론가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가 펼치는 '인문학 콘서트',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하는 '청춘인문강좌' 등 대중적인 행사들로 채워진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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