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전하는 '2015 BIFF' 톺아보기④

김지혜 기자 작성 2015.09.18 15:35 조회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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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화제에서 챙겨 볼 영화 리스트 짜기가 한창일 것이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챙겨볼 음악 영화를 소개했다.

올해 영화제 초청작 중에는 유독 음악 영화가 많다. 개막작 '주바안' 부터가 그렇다. 이 작품은 성공과 출세를 향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청년 딜셰르가 자신이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찾는 내용의 영화. 주인공이 마지막에 선택하는 것은 음악이다. 아버지가 시크음악인이었던 탓에 어릴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딜셰르는 음악을 통해 위안을 얻고 또 삶의 방향을 찾는다.

영화에서는 힌디음악과 시크음악이 골고루 쓰이고 있는데 시크음악은 아버지를 상징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작부분에서는 시크찬송가인 'Lakh Khushiyan'이 흐른다. 시크음악은 퍼커션스타일이 주류를 이룬다. 신의 은총을 기원하는 이 음악은 영화의 주제를 관통한다.

'Ek Onkar' 는 영화의 후반부 딜셰르가 대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뒤 시크사원에 들어설 때 흐르는 음악입이다. 'Ek Onkar' 역시 시크교에서는 매우 중요한 찬송가다. 이 음악을 통해 그는 아버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마지막 신에서는 '오늘 나는 드디어 찾았어요 Ajj Saanu O Mileya'가 흐른다. 영화음악을 맡은 아슈토시 파탁(Ashutosh Phatak)이 작곡한 곡으로 딜셰르와 아미라가 사랑을 확인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는 펀자브의 우화에서 따왔다.

바흐만 고바디의 '나라없는 국기'(이라크)는 이라크의 쿠르드 비행조종사 나리만과 여가수 헬리 루브의 이야기를 다룬다. 헬리 루브는 전쟁 통에 터키, 핀란드로 가족과 함께 망명을 한 뒤 핀란드와 미국에서 가수가 되었고 다시 이라크 쿠르드 지역으로 돌아와 가수와 구호활동을 병행한다. 그녀는 데뷔곡 'Down on the floor'(2010), 'Risk It All'(2013) 그리고 올해 발표한 'Revolution' 에 이르기까지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다.

'Revolution' 의 경우 IS 와의 접전 지역인 도훅(Dohuk)에 가서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다. 그녀의 노래는 강렬한 비트의 팝장르에 속한다. 영화 속에서는 'Risk It All'의 뮤직비디오도 소개된다. 음악을 통해 쿠르드의 문화적 전통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헬리 루브의 활동은 주목 할 만 하다. 헬리 루브는 감독 바흐만 고바디와 함께 부산을 찾는다. 그리고, 상영 후 Q&A 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하니 아부-아사드의 '더 아이돌'(팔레스타인)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2011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은 범 아랍권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에는 팔레스타인 출신 우승자가 나오며 큰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우승자였던 모하메드 아사프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던 아사프가 '아랍아이돌'에 나가서 우승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가 '아랍아이돌' 파이널에서 불렀던 노래는 '케피예를 들어라(Ali al-keffiyeh)' 였다.

케피예는 흑/백/주황색의 터번으로 팔레스타인 인들의 상징과도 같다. 모하메드 아사프는 이 케피예를 목에 두르고 노래를 불렀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의 우승은 팔레스타인으로서는 범국가적인 경사였고, 인근 아랍국가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감독 하니 아부-아사드는 엘리아 술래이만과 더불어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감독이다. 그의 전작 '천국을 향하여'(2005), '오마르'(2013)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바 있다. '더 아이돌'(싱가포르)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스톤 탄의 '3688'은 가수가 되고픈 주차관리원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ㅅ한자제목이 '想入飛飛' 인데 뜻은 '페이페이와 함께'이다. 주차관리원이 우상으로 삼고 있는 가수는 펑페이페이. 대만의 전설적인 가수다. 주차관리원의 이름은 아예 시아페이페이. 대만의 인기가수들은 대만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동남아권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펑페이페이는 지난 2012년에 암으로 타계했다. 그녀는 모자를 즐겨 쓴 탓에 '모자의 여왕(帽子歌后)'으로 유명하다. 등려군과 함께 대만의 국보급 가수로 이름을 떨쳤고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시아페이페이가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가 '박수소리가 울려 퍼지면(掌聲響起)'이다. “노래로 우리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대목이 들어있다. 집을 나간 아버지를 찾는 시아페이페이의 마음을 담은 노래이기도 하다.

이밖에 조니 토의 뮤지컬영화 '화려한 샐러리맨', 그리고 플루트스트와 샤쿠하지(대나무 피리) 연주자와의 사랑을 그린 다이 시지에 감독의 '야공작'(유역비, 여명 주연)도 음악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영화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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