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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셰프끼리’ 최현석 “나의 머리 속엔 요리·메뉴 그리고 가족”

강경윤 기자 작성 2015.10.02 10:23 조회 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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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 오세득 쉐프끼리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요리사 최현석은 종잡을 수 없다. “저는 절대로 잘생기지 않았습니다.”라고 비장하게 말문을 열다가도 “전 멋있죠.”라며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씽끗 웃는다. 최현석의 매력은 이렇다. 그의 '허세'는 요리를 만나는 순간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매력으로 변한다. 최현석이 아무리 농담을 많이 해도 일 얘기를 하면 그 말 속에 단단함이 느껴진다. 만약 요리가 없었다면, 그의 '허세' 캐릭터는 공허한 수식어에 불과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반전은 너무나도 값지다.

SBS PLUS '셰프끼리'에 내레이션 작업 중인 최현석을 만났다. 시계바늘은 밤 9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더빙실을 나서는 최현석의 눈은 충혈돼 있었다. 최현석을 배려하기 위해서 “질문을 최대한 간단하게 하겠다.”고 말하자, 그는 “길게 질문하셔도 된다.”며 되레 기자를 걱정했다. 배려가 인상적인 최현석과 방송, 요리, 가족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스스로를 '크레이지 셰프'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그에게 닉네임을 붙여줬다.  '나이스 가이!'

최현석 오세득 쉐프끼리

Q. 피곤하지 않으세요? 눈이 충혈됐어요.

그래도 요즘은 살만해요. 이미 촬영한 '셰프끼리' 더빙 등 작업 등을 빼면,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줄였거든요. 원래 5개 정도였다가 최근에는 2개로 줄인 거에요. '냉장고를 부탁해'와 '인간의 조건'만 출연 중이에요. 

Q. 일주일을 어떻게 돼요?

화요일은 '인간의 조건', 격주 월요일에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해요. 나머지는 회사 미팅도 하고 다른 일들도 보는 것 외에는 거의 주방에 있죠. (이태원이요?) 아뇨. 전 신사동에 있어요. 다음 달에 대전에 레스토랑 새로 오픈하는 게 있어서 그 준비를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는 목동점을 오픈할 거 같아요.

Q. SNS 해시태그만 검색해도 최현석 셰프와 인증샷 찍은 유명인들도 참 많더라고요. 연예인들도 많이 오죠?

많이 오시고 또 알아봐주시는 편이에요.

Q. 강용석 씨도 그 레스토랑을 찾았다고요?

자주는 아니고 2번 정도 오셨었어요. 다른 건 고객 정보 때문에 말씀 드릴 수가 없어요.(웃음)

Q. 인증샷 찍자고 요청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다 들어주시는 편인가요?

다른 고객들의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 찍어드리는 편이었요. 가끔 너무 몰릴 때는 찍어드릴 수 없고요. 그런데 한번은 2시간 동안 주차장에서 기다리신 분이 있었어요. 그 뒤로는 원하시면 거의 다 찍어드려요.

Q. '셰프끼리', '냉장고를 부탁해', '한식대첩' 등 많은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요. 실제로 매출에도 도움이 되나요?

많이 도움이 됐죠. 예전에는 정말 어려웠는데 이제 어렵지는 않은 수준?(웃음) 주말은 몇주동안 예약 대기할 정도로 예약이 찬 상태고, 평일도 거의 예약이 다 되는 편이고요.

Q. 최현석 셰프에게 수식어가 많잖아요? 어떤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크레이지 셰프요. 무언가에 미쳤다는 게 정말 멋있지 않아요? 가장 오래된 저의 별명이에요. 이전에 일했던 레스토랑 초창기부터 후배들이 부른 별명이에요. 제가 두부김치 모양의 까프레제를 개발했거든요. 한식처럼 생겼는데 이탈리아 음식이에요. 그걸 김치통에 담아서 먹곤 했는데, 그 때 '미친X', '크레이지 셰프' 이런 말 많이 들었어요.

최현석 오세득 쉐프끼리

Q. 몸을 보니 운동을 꾸준히 하시나봐요.

야구, 크로스핏, 헬스 이런 거 좋아해요. 크로스핏에서 로잉 머신, 그거 진짜 잘해요. 당기는 힘이 진짜 세거든요. 요즘은 거의 웨이트 운동을 해요. 몸이 좀 커진다 싶으면 운동하러 가요.

Q. 술도 안드시죠?

네.

Q. 자기관리를 잘하는 스타일이네요. 후배들은 최현석 셰프를 뭐라고 해요?

뭐 욕이나 하겠죠.(웃음) 술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후배들을 사주긴 하는데 요즘은 잘 어울리진 못해요. 가끔 계산만 해주고 가거나 아니면 후배들 더 놀라고 빠져주고 그래요. '꼰대'니까 얼른 가야죠.

Q. 요리를 해주는 게 직업인데, 본인의 소울푸드는 뭐예요?

늘 바뀌는 거 같긴 한데요. 어머니 집밥이 최고죠, 이런 얘기는 너무 흔하죠?(웃음) oo 치킨 좋아해요. 특정 치킨을 좋아한다고 방송에서 말했다가 그 치킨이 동네마다 매진된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치킨 회사에서 고맙다는 인사도 들었어요.(웃음)

Q. 그럼 반대로 가족에게 해주는 가장 자신있는 음식은 뭐예요?

집에선 요리 잘 안해요. 1년에 한번씩 딸들 소풍갈 때 오므라이스 한번 해줘요. 아, 이번 추석에는 집에서 '냉장고를 부탁해' 한번 해봤어요. 냉장고에서 재료들 다 꺼내서 15분 딱 정해놓고 했어요. 메뉴는 낙지젓 비빔국수였어요. 12분만에 끊었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Q. 방송에서 한번 하는 건 어때요?

방송에서는 안할 거 같아요. 방송에서는 이길 수 있는 요리를 해야 하는데 한식이잖아요. 각각 맡은 역할이 있어요. 예전에 한번 비빔국수 했다가 져서 다신 안해요.(웃음)

Q. '셰프끼리'에서 이탈리아를 다녀왔어요. 오세득, 임기학, 정창욱 등 네사람이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은 어땠어요?

힘들었어요. 엄청 빡빡하게 돌리더라고요. 다시 간다면 그 시간을 만끽할 텐데 돌아오고 보니 좀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풍경도 좋았고 무엇보다 이탈리아에서 마음껏 먹으러 다닌다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 전 어려서 늘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런 여행을 갔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했어요.

Q.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것 중 가장 맛있었던 건 뭐였어요?

다 맛있었는데요. 저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먹었던 패스트푸드 햄버거요.(웃음) 그게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패티도 한국과는 다른 것 같고, 채소도 별로 없고 베이컨도 없는데도 정말 맛있더라고요.

최현석 오세득 쉐프끼리

Q. 패스트푸드 말고 또 다른 음식 중에서는요?

시칠리아에서 먹은 말고기 버거와 오소부코도 정말 맛있었어요. 또 먹고 싶네요.(웃음)

Q. 방송에서 보기에 4명의 셰프들의 캐릭터가 다 다르더라고요.

오세득 셰프는 진짜 '오줌마'예요. 말이 정말 많고 찡얼찡얼, 투덜투덜하면서도 가족들 뒤치다꺼리를 다 하는 스타일이에요. 정창욱은 뭐, 그냥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쟨 왜 저럴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표현 솔직하고 직설적이기도 하고요. 자기 하고 싶은 건 당당히 하고 싶다고 해요. 저 같은 경우는 남 배려를 과하게 할 때가 있는데, 창욱이는 저와 달라요. 그래서 그런 게 되게 귀여워 보여요. 외국생활을 오래해서 그런가봐요. 임기학 셰프는 정말 진지하고 신중하고 본인의 세계가 강해요. 요리사로서 프라이드도 강하고요.

Q. 임기학 셰프와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던데요.

같은 모임의 멤버 중에 하나인데, 따로 만나거나 하진 않아요. 성향이 좀 다른 게 있거든요. 임기학 셰프는 술을 마시고 저는 안 마시고요, 요리 스타일도 임 셰프는 정통 방식, 저는 크레이티브에 꽂혀 있어요. 추구하는 요리도 다르고 성격과 성향도 전혀 다른 거죠. 안 친하거나 반목하는 건 절대 아니예요.

Q. 가장 재밌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다 재밌었어요.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장면들이 다 생각이 나는데요. 가장 웃겼던 건 창욱이요.(웃음) 이 얘기하면 창욱이가 삐칠지도 모르는데, 창욱이가 가수 소유 씨 팬이에요. 같이 이탈리아 차 안에서 소유 씨를 떠올리며 '오피셜리 미싱유'를 한 스무번쯤 부르다가 울었어요. 그 때 빵터졌어요. 진짜 4차원이라니까요. 방송 이후에 소유 씨가 창욱이 레스토랑에 한번 갔다던데 창욱이가 소원성취 했겟네요.

Q. 맛있는 요리와 맛 없는 요리를 나누는 기준이 있어요?

직관적이에요. 맛없는 건 그냥 맛 없는 거고 맛 있는 건 그냥 맛있어요. 맛 없는 데는 이유가 있죠. 간이 없거나 불조절을 잘못했거나 신선도가 떨어졌거나 등이요. 맛있는 건 그런 게 다 갖춰진 결과물인 거죠.

Q. 평소 무슨 생각하세요? 요즘 유행하는 '뇌구조'는 어떻게 구성돼 있어요?

메뉴에 대한 스트레스는 늘 있어요. 작든 크든 늘 메뉴에 대한 생각이 있고 압박을 받으면 작았던 게 엄청나게 커지고요. 그리고 또 요리, 그리고 소중한 가족이요. 그 외에는 취미인 피규어 경매, 운동 등이 있어요.

최현석 오세득 쉐프끼리

Q. 집에서는 어떤 아빠예요?

바쁜 아빠죠. 너무 못해주니까 미안할 뿐이에요. (딸들에게 남자친구 같은 아빠일 것 같다고 말하자) 아니예요. 그건 사기예요.(웃음) 딸들이 비보이 하휘동 씨를 너무 좋아하길래 출연료 안 받고 '댄싱 나인'에 출연해서 딸들 보라고 인터뷰 따줬어요. 요즘에는 딸들이 또 딕펑스에 꽂혀 있어요. 그래서 딕펑스 공연 표 구하러 다니고 그래요.

Q. 딕펑스 보면 어때요?

딸들이 좋아한다니까 전 괜히 싫어요.(웃음)

Q. 피규어 수집이 취미예요?

어렸을 때 부잣집 애들만 갖고 노는 거라고 생각을 늘 해서 그런지 피규어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예전에 어려운 형편에 아버지가 금속으로 된 피규어 장난감을 사주신 적이 있었어요. 자장면 200원 할 땐데 7000원짜리를 사주셨으니까요. 그 기억 때문인지 피규어에 애착이 많아요.

Q. 최현석 셰프가 꿈꾸는 건 뭐예요?

세계 미식 도시에 제 레스토랑을 꽂아넣는 거요. 그리고 인성까지 갖춘 진짜 실력파 요리사를 키우는 요리학교를 설립하는 거요. '국가에서 허락하는 4년제 학교' 그런 수식어 다 필요 없고요. 그냥 이 학교 이름만 들으면 올킬 할 수 있는 그런 학교를 짓고 싶어요.

최현석 오세득 쉐프끼리

Q. 얼마나 온 거 같아요? 꿈을 이루기까지.

반이요. 시작이 반이니까.(웃음)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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