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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정은이 직접 밝힌 오해와 편견

최종편집 : 2015-12-19 09:20:31

조회 : 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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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저는 사람들이 오해나 편견을 가질 만한 조건들을 가진 사람이에요. 성형했고, 이혼했고, 섹스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하고요. 하지만 그걸 숨기려고 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겐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누가 뭐라든 이 모든 것은 제 선택이고, 제 삶인 걸요. 약점이 많은 사람일지 모르지만 눈치 보며 살 생각도 없어요.”

어느 순간부터 곽정은이라는 이름이 연예 뉴스면에 등장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연예인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데도 말이다. 좋든 싫든 그 논란은 곽정은이 방송에서 한 몇 마디의 말이나 트위터에 쓴 몇 줄의 글이 발단이 됐다.

13년 동안 기자생활을 한 그녀가 연예뉴스의 논란이 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방식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서 곽정은의 생각이 궁금했다. 해명보다는 설명을 원했다. 실제 그녀의 성격이, 논란을 즐기는 트러블 메이커와는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기에 더 궁금해졌다. 그녀는 왜,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인 '연예인다운 대처 방식'을 왜 쓰지 않을까. 공교롭게도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해준 JTBC '마녀사냥'의 종영소식이 알려진 날 홍대에서 곽정은을 만났다.

Q. 기자 앞에서 인터뷰한다는 게 긴장되네요. 기자생활은 얼마나 한 거예요?

“마지막 직장인 코스모폴리탄에 가장 오래 있었고 13년 동안 기자로 일했어요. 최종 직급은 편집장 아래 피처(기획취재)팀 팀장이었어요.”

Q. 글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요. 아무래도 글의 주제가 많이 화제가 돼요.

“글에 대해 비판받는 게 제일 아프고, 글이 좋다는 칭찬이 제일 좋아요. 글쓰는 사람으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이죠. 연애에 관한 기사는 30~40%정도 썼어요. 한국에선 섹스에 대해 가장 많이 취재하고 쓴 기자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기사를 썼죠.”

Q. 어떤 기사를 썼나요?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 인터뷰도 많이 했고, 각종 사회현상을 취재 고발하는 르포 기사도 썼어요. 자동차 담당 기자였고, 커리어, 건강, 문화, 여행 등 안 쓴 분야가 없었죠. 연차가 쌓이면서 전문 분야가 생기니까요. 최근 몇 년간은 연애에 관한 글의 비중이 늘어나긴 했죠.”

Q. 곽정은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어떤 거였어요?

“2013년 출연한 '소나기'라는 강연 프로그램이었을 거예요. 그 프로그램을 녹화하는데 4시간 동안 혼자 말을 했거든요. '이게 될까' 했는데 되더라고요. 글뿐만 아니라 말로서도 내 생각을 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단 생각을 처음 하게 됐어요.”

Q. 방송에서 이혼고백을 한 걸 봤어요.

“사실 훨씬 전인 2009년, 제 책 <내 사람이다>에서 이혼에 대해 숨김없이 썼어요. 당시엔 많이 힘들었죠. 하지만 그 이후에 모든 게 다 잘 풀렸고 인간으로서의 저도 한층 성숙해졌어요. 큰 수업료를 치렀기 때문이겠죠.”

Q. 고백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이혼을 경험하기 전엔, 저도 이혼한 사람을 보면 '가정을 지키지 못한 사람', '뭔가 결점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편견을 가졌어요. 하지만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살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행복을 위해 서로를 놓아준 것이고, 저는 어려울 수도 있었던 그 선택을 통해 비로소 행복을 되찾았어요. 다행히 제가 있던 회사는 이혼 때문에 불이익을 주는 곳이 아니었고, 저는 제 선택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어요. 행복을 위해 한 선택인데,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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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애나 섹스에 대한 칼럼을 쓰는 직업 자체가 생소한 데다, 화려한 직업이란 막연한 생각이 들거든요.

“하하 잡지 에디터도, 섹스 컬럼니스트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오랫동안 직장인이었고, 지금은 글쓰고 강연하는 사람일 뿐이죠. 사실 일과 휴식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열심히 일하고, 맛집 찾아다니고 그 정도죠.”

Q. 일상이 화제가 되면서 월세로 청담동의 한 아파트에 산다는 게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화제라기보단 뒷담화에 가깝던데요? 젊은 여자가 어떻게 그런 집에 혼자 사냐는 건데, 제가 남자였어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싶어요. 처음에 집공개가 되었을 때는 '위자료로 받았을 거다', '금수저다' 이야기가 나왔어요. 둘 다 사실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고요. 방송에 나와 월세라고 하니 '된장녀'에 '돈개념이 없다'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Q. 여자라서 그런다? 그런 지적이 있는 건 몰랐네요.

“저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았고, 노력한 그 결과를 제 손에 쥐고 있을 뿐이에요. 나를 먹여살려줄 남자는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제가 선택한 사람에게 더 많은 힘이 되어주고 싶죠. 사람들이 다 같은 모습으로 살 이유는 없잖아요.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사는 사람을 보았을 때 '너는 왜 그렇게 살아?'라고 말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Q. 월세라는 이유로 그런 논란까지 있는 건 몰랐어요.

“엄마 아빠 세대가 번듯한 집 한 채를 갖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일은 그대로 존중해요. 하지만 저는 집을 사는 것 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껴요. 자유롭게 언제든 떠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집은 정확히 표현하면 보증금이 높은 반전세고요, 대학교 3학년 이후로는 부모님께 손 벌린 적 없어요. 그동안 열심히 일해 모았고, 월세는 그 정도 돈은 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선택한 옵션일 뿐이에요.”


Q. 마녀사냥으로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렸죠? 결과를 예측했나요?

“전혀 예상 못했죠. 그저 '신동엽, 성시경과 같이 방송을 한다니 완전 재밌겠다!'라고만 생각했어요. 더불어 제 전문분야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니 좋았고요. 그런데 방송이 거듭될수록 뜨거운 찬사와 날카로운 비난이 함께 쏟아지더라고요. 마치 찬사와 비난 사이에서 작두 타는 기분이랄까. 아차 하고 정신을 놓는 순간 발 아래 칼에 발이 베일 것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마녀사냥> 녹화는 매번 정말 행복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기도 했어요.”

Q. 방송에서 남자친구를 공개했어요.

“이제 만난 지 2년이 다 되어가네요. 편견 없는 자리에서 편견 없이 만났고, 만나자마자 서로 호감이 생겼었죠. 남자친구는 제가 만난 가장 어린 남자이지만, 가장 깊은 속을 가졌어요. 가끔 10진법의 노예처럼 나이얘기를 하며 바보 같은 소리를 하면, '왜 그런 생각을 하냐'며 저를 부끄럽게 해요. 일적으로도 조언을 서로 많이 해주고, 제게는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에요.”

Q. 얘길 하다 보니 계속 편견에 대해 얘기하게 되네요.

“저는 사람들이 편견을 가질 만한 조건들을 가진 사람이니까요. 성형했고, 이혼했고, 성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하고요. 하지만 그걸 숨기려고 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어떤 사람들에겐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도 이해해요. 그냥 삶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 그걸 열심히 감당했을 뿐인데, 갑자기 유명해지고 나니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이 '대화 소재'가 되어 버린 건 사실이죠.”

Q. 그런 얘기들이 나오면 상처를 안 받아요?

“상처를 받죠, 당연히. 작년 가을에 성형 전 변천사라며 기사까지 난 적이 있었어요. 그 사진들은 제가 이혼 직후 첫 책을 내고 일간지와 인터뷰를 했을 때의 사진이었는데,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고군분투했던 시절의 사진이 조롱의 대상이 돼서 더 아팠어요.”

Q. 성형 사실로 계속해서 공격을 받는군요.

“성형을 부끄러워한 적도, 숨긴 적도 없어요. 내 모습을 좀 더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예쁘지 않으면 예쁘지 않다고 놀리고, 예뻐지면 본판이 별로였다고 비난하는 거 정말 웃겨요.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또 자기 외모를 가꿀 권리가 있어요.”

Q. 최근에는 트위터 글로도 여러 논란이 됐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다른 연예인들처럼 적당히 생각을 숨기는 게 더 편한 길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저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아온 연예인이 아니라, 생각을 전하며 살아온 기자였고 작가이니까요. 최근에 읽은 <개인주의자 선언>에 나오는 글로 대답을 대신할게요.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 그대들이 잃을 것은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판이지만, 얻을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똥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Q. 그래도, 가끔은 좀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생각을 말하는 사람이고, 생각을 전하는 사람으로 커리어의 전부를 채워 왔어요.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것 역시 제가 끌어안고 가야 할 문제일 뿐이죠.”

Q. 논란이 됐던 장기하 씨 얘기를 해볼까요.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들이 많았다는 걸 알아요. 지상파 방송에서 용인되기 힘든 발언이었다는 점을 몰랐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불편한 기분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성희롱 했으니 그분에게 혹은 대중에게 사과하라는 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아요. 제 발언이 그분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인 것은 맞죠. 하지만 성희롱의 핵심은 권력관계이니 이 상황에서 성희롱은 성립할 수 없고, 그분이 불쾌감을 표현하지 않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감정에 대해서 사과할 수는 없어요. 그날 녹화 끝나고 나서 '다음에 술 한잔 해요'라며 정말 기분 좋게 헤어졌어요. 이후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전 양해를 구하기 위해 연락했을 때도 그분은 흔쾌히 그러라 하셨지, 불쾌하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Q. 장기하 씨가 사과를 요구하면 사과할 수 있다는 건가요.

“네, 얼마든지요. 언제라도요. 다만 안타까운 건 제 발언이 수많은 어뷰징 기사들과 비난 일색의 댓글 속에서 선정적으로 소비되어 버린 지점이에요. 어디까지가 정말 용인될 법한 발언인지, 성희롱의 정의는 뭔지 더 토론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쉬운 점이고요. 남녀를 단순치환해 '남자가 했으면 난리 났을 거다'라는 견해를 가진 분들은 여전히 제게 화가 나 있지만, '당신은 사과할 필요가 없어요'라고 지지하는 메일과 멘션을 보내준 분들도 많았어요. 댓글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죠.”

Q. 포털사이트에 곽정은을 치면 '메갈'이라고 함께 뜨는데요?

“여성의 권리와 여성주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보던 기자님이 쓴 글이고, 메갈리아란 사이트가 나오게 된 배경을 잘 짚은 글이라고 생각해서 리트윗했어요.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는 일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함께 공유해 볼 만한 글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관검색어라는 것도 참 우습죠, 하지만 포털도 세상의 전부가 아니니까요.”

Q. 곽정은을 메갈 유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메갈리안은 일베의 폭력적인 말하기 방식을 미러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요. 우리가 당해 오던 것을 너희도 당해 보고 깨달으라는 거죠. 그 방식에 대해서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요. 저는 일베의 악플러들을 고소한 입장에서, 사실 메갈리안에 접속해 비슷한 표현을 보는 것만으로 버거운 사람이고요. 다만 소라넷 폐지나 몰카 근절 등 여성을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충분히 목소리를 모은 것은 응원하는 입장이에요. 다만 글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미러링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너희들 여자 일베!' 이렇게 폄하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리트윗했으니 너 그 사이트 찬양자!'라고 말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처럼요. 사이트 회원들 사이에 수많은 글과 생각이 오갈 텐데, 솔직히 그 논란을 다 감당하면서까지 어떤 사이트의 회원이 될 이유가 없어요. 저는 이미 저의 채널을 갖고 있는 사람인데요.”

Q. 악플러를 고소하기도 했죠?

“단순히 조롱만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고소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정말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욕이나, 실제로 제 몸에 어떤 위해를 가하겠다는 댓글이 너무 많았고 이건 인격살인에 준하는 문제라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다닐 권리가 있고, 또한 저를 지킬 권리가 있으니까, 그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에요. 피의자 특정이 된 사람들에게는 한 명 한 명 장문의 사과문을 받았어요. 익명의 아이디 뒤에 숨어서 심한 말을 내뱉는 사람들에게 제 뜻이 전달되었기를 바라요.”

Q. 굳이 그 논란이 될 이슈를 건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그냥 쿨하고 세련된 여자로만 포지셔닝했다면 눈에 보이는 맘고생은 덜했겠죠? 하지만 저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정당한 권리를 실천하는 일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껴요. 그건 너무 중요한 거잖아요. 저는 늘 기존의 가치에 도전하는 무엇에 매혹을 느껴왔어요. 앞으로 예민한 주제를 건드릴 일이 없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 때마다 저도 배우는 자세를 잊지 않고 살려 해요. 누구나 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 대로 사는 거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강요하거나 상처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Q. 앞으로 계획은요?

“2016년 봄과 가을에 한 권씩, 성격이 아주 다른 두 권의 책이 나올 예정이에요. 각각 1/3가량 집필을 한 상태고요. 사람들과 직접 만나 연애나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크콘서트나 강연도 계속 활발히 하고 있어요. <마녀사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프로그램이 되었지만, 저는 저대로 제 역사를 새로 써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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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철 기자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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