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혜의 논픽션] 조승우의 '멜로' 궁금하지 않나요

김지혜 기자 작성 2015.12.28 10:26 조회 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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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조승우는 확고한 소신의 소유자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류의 질문에 주저 없이 '엄마'가 좋다고 말한다. 영화와 공연 각각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그는 공공연하게 '공연'이 더 좋다고 이야기해 왔다.

최근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600만 돌파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조승우는 "30대의 열정을 무대에서 바치고 싶다"는 말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했다.

조승우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공연은 기록(영상)이 남지 않는다. 현장 예술이다. 그래서 지금 나이에는 무대에 열정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공연만 고집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좋은 영화가 있다면 공연과 함께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병행하는 배우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연기와 노래가 능통해야 가능한 뮤지컬 분야에서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조승우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배우다.  

조승우는 '내부자들'로 '퍼펙트 게임'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그리고 '타짜'(2006) 이후로는 약 9년 만에 주연작이 6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병헌이 분출의 연기를 선보였다면 조승우는 절제의 연기로 열정과 냉정이 조화를 이룬 브로맨스 무비를 완성했다. 특히 조승우가 만들어 낸 '우장훈'이라는 인물은 '일말의 정의'에 대한 관객의 소구를 드라마틱하게 해소해줬다.

이에 앞서 특별출연한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은 전국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생애 첫 천만 영화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이 작품에서 그는 약산 김원봉이라는 비운의 영웅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조승우

그는 "흥행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올해는 정말 특별한 해였다. '암살'의 천만도 남다른 의미였고, '내부자들'의 큰 사랑도 너무도 감사한 일이다. 오랜만에 출연한 두 편의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승우는 작품 보는 안목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배우다. 일례로 지난해 한창 출연 논의가 있었던 한 영화는 성사 직전 고사했다. 이 작품은 조승우가 기다리던 새로운 스타일의 19금 영화였다. 그러나 크랭크인 직전 출연키로 한 배우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고,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대폭 수정됐다. 결국 조승우는 하차를 결정했다.

영화 '클래식'이나 '후아유', '와니와 준하' 같은 멜로로 가슴 설렌 팬들에게 '멜로 귀환' 역시 궁금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조승우는 "멜로 연기가 가장 어렵다. 지금 '베르테르'라는 뮤지컬도 하고 있지만, 그 절절한 감정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멜로에 관심 없는 배우가 있을까"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불어 "풋풋한 멜로? 그건 이제 못할 것 같다. 끝을 본 연애도 해봤는데...내 나이에 맞는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면서 ""19금 멜로도 환영한다. 벗을 준비도 돼 있다. 마음이 움직이는 좋은 작품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조승우는 차기작으로 뮤지컬 '헤드윅'을 결정했다. 지난해 10주년 기념 공연을 하며 '조드윅'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그는 새로운 버전의 '헤드윅'으로 새해를 연다. 

2016년의 '헤드윅'에 대해 "2014년 브로드웨이를 달궜던 닐 패트릭 해리스의 '헤드윅' 버전을 국내에 재현할 예정이다. 더 다채로운 볼거리와 들을거리로 무대를 꽉 채울 것이다.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공연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 출연에도 가능성을 열어둔 조승우는 2016년에도 폭넓은 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이 전천후 '감정예술가'의 귀환이 반가울 뿐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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