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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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혜리가 말하는 ‘응답하라 1988’ 바로 이 장면

강경윤 기자 작성 2016.02.01 12:01 조회 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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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tvN '응답하라 1988'은 혜리로 시작해 혜리로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드라마 시작 전에는 혜리의 주인공 캐스팅이 세간에 큰 화제였다. 당시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 막상 '응답하라 1988'이 방영을 시작하고부터는 놀랍게도 혜리보다는 '덕선'에 시선이 쏠렸다. 남매들에게 달걀프라이를 양보하고 콩자반을 씩씩하게 먹는 덕선이는 누구보다 씩씩했다. '반갑구먼 반가워요'라며 유행어로 성균과 장단을 맞추는 덕선이는 누구보다 곰살궂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88년 쌍문동 어귀로 간 장면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덕선은,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혜리와 드라마 속 장면들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그장면

# 장면1) 정환이와 덕선이의 우산

정환(류준열)과 덕선이는 늘 엇갈렸다. 서로의 마음을 알기에는 너무 가까웠고, 다 알기에는 너무 서툴렀다. 정환이가 덕선이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을 즈음, 덕선이의 두 눈은 선우(고경표)를 향하고 있었다. 무뚝뚝한 정환이 우산을 쓰고 덕선을 기다리던 장면은, 정환의 속마음이 드러나던 순간이었다. 조심스럽게 덕선을 향하던 정환의 눈빛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혜리

* 혜리가 말하는 이 장면

“예쁘게 나왔고 또 기억에도 남는 장면이에요. 비오는 날, 정환이가 집 앞에서 덕선을 기다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덕선이 '나 기다려?' 물으니까 정환이가 '아니, 선우 기다려'라고 대답하거든요. 같이 선우를 기다리는 모습인데요. 다시 봐도 그 장면이 정말 예뻤어요. 정환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기도 했고요. 다시 그 장면을 봤을 때, 촬영할 때보다 더 예쁘게 화면에 담긴 걸 보고 기분이 좋았어요.”

혜리

#장면2) 우정을 깬 호텔 키스

택이와 한 호텔에 있게 된 덕선 사이에는 큰 적막감이 흘렀다. 너무 오랜 시간 우정이란 이름으로 살아왔기에 두 사람은 연인보다는 친구에 가까웠다. 덕선이 잠결에 택이가 한 키스를 기억하고도 '우정을 깰까봐 두려워서' 모른 척했다는 사실을 안 택이는 덕선에게 키스를 했다.

혜리

* 혜리가 말하는 이 장면

“보검 오빠도 키스신은 처음이었고, 저도 처음이었거든요. '이걸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보검 오빠가 남자니까 남자답게 리드를 해주더라고요. 키스신은 되게 오랫동안 찍었어요. 한 2~3시간? 감정을 끊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는 게 힘들었어요. 이후에 차안에서 찍은 키스신도 있는데 그 때도 굉장히 오래 찍었어요. 시청자분들이 그 장면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웃음)”

그장면

#장면3) “나도 생일케이크 해달라고”

보라, 노을 사이에 끼인 둘째 덕선. 덕선은 평소 달걀프라이를 남매들에게 양보하고 씩씩하게 콩자반을 먹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은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생일 케이크다. 언니 보라가 한 차례 하고 난 생일 케이크를 재활용한 생일파티는 덕선에겐 설움 그 자체였다. 둘째의 서러움을 꾹꾹 눌러 담았던 덕선은 초가 꺼진 보라의 생일케이크 앞에서 폭발했다.

* 혜리가 말하는 이 장면

“저도 그 장면에서는 울컥했어요. 저는 첫째라서 둘째의 서러움 같은 건 잘 몰라요.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실제로 그런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생일파티를 언니와 따로 해달라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울부짖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다시 보면 정말 대사를 토시 하나 안 틀릴 정도로 외웠던 기억이 나요. 케이크에 불만 켜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몰입했어요. 어려운 장면이어서 지금까지도 그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장면

#장면4) 땀 줄줄 연속 NG, 스페인어 노래

모범생 언니 보라에게 과외를 받던 덕선은 질세라 스페인어 노래로 언니에게 맞선다. 내용은 잘 알 수 없지만, 덕선의 생소한 발음의 스페인어 노래는 쌍문동의 유쾌함을 표현하기에 적절했다. 노래에 흥에 겨웠던 동룡 또한 따라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

혜리

* 혜리가 말하는 이 장면

“보라 언니한테 과외를 받으면서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정말 그 노래가 너무 안 외워지더라고요. 제가 대본 숙지는 꼭 하는데, 이때 만큼은 정말 못했어요. 노래는 다 불러야 했는데, 계속 NG가 났죠. 긴장을 많이 해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였어요. 몇 번을 끊어갔다가 결국 편집을 통해서 지금의 장면이 나왔어요. 편집의 기술이 대단했는지 실수한 게 그렇게 티가 많이 나진 않더라고요.”

그장면

#장면5) “너희들이 여기 왜 있어?”

쌍문동의 마지막 장면이자 덕선과의 이별 장면. 카메라가 원테이크로 쌍문동 골목을 훑다가 택이의 방에 도달했다. 덕선은 눈물 가득 고인 눈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환, 동룡, 선우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너희들이 왜 여기 있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혜리

* 혜리가 말하는 이 장면

“정말 슬펐어요. 그 장면을 거의 마지막에 찍었는데, 이제 덕선과도 끝이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많이 났어요. 연기로 울어야 하는데, '너희들이 왜 여기 있어?'라고 하는데 정말 끝인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한참 울었어요. 이제 이 사람들, 골목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 더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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