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혜의 논픽션] "2등을 노려라"…'캡틴 아메리카' 공습과 반사이익

김지혜 기자 작성 2016.04.27 09:36 조회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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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극장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가 개봉일 95%라는 경이로운 예매율을 달성하며 극장가를 집어삼킬 기세다.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의 공습이 불안한 전조만은 아니다. 극장은 이 작품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4분기 극장가의 적자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월 극장가는 전년 대비 25%의 관객이 빠졌고, 2월에는 10%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나마 3월 극장가는 만회세를 보였지만, 0.5% 하락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4월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20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극장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극장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회사에서 한국 영화 투자·배급을 하고 있음에도 CGV와 롯데시네마도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의 마케팅에 한창이다. 되는 영화는 확실하게 밀어주고 극장 적자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각오다. 오늘(27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시빌워'는 약 1,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탐정

한국 영화는 긴장 반 기대 반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의 폭발적 흥행에 대한 타격을 두려워하면서도 흥행 영화가 불러일으킬 극장가 활력에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시장 파이가 커지고, 극장에 활기가 돌면 좋다는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캡틴 아메리카'가 1위에 오르며 엄청난 관객몰이를 하리란 것은 자명한 일이다. '2위 전략' 역시 나쁘지 않다고 본다. '캡틴 아메리카'의 예매에 실패한 관객이나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다음 영화를 찾을 관객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극장가의 커진 파이를 다른 영화도 흡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매년 4~5월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에 시달려왔다. 이 시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 반사이익을 본 케이스가 적잖다. 지난해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동시기에 개봉했던 '차이나타운', '악의 연대기' 등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며 각각 140만, 200만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곡성

그러다 보니 2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5월 4일 개봉하는 '탐정 홍길동'과 5월 12일 개봉하는 '곡성'이 경쟁을 예고한다.

사실상 '캡틴 아메리카'와의 싸움이라기보다는 한국 영화간 '2위 쟁탈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두 작품 모두 100억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만큼 이 경쟁에서 3위로 떨어질 경우 심각한 내상이 예상된다. 

2016년 들어 한국 영화의 침체는 심각할 정도다. 1월 개봉한 '검사외전'이 900만 관객몰이를 한 것을 제외하면 동반 나락에 빠졌다. 1/4분기까지 1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는 '오빠생각', '검사외전', '동주', '귀향', '날, 보러와요'까지 고작 5편뿐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의 공습과 반사이익은 얼마나 될까. 극장가가 긴장하고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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