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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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악동뮤지션 “평생 중2병 걸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다”

작성 2016.05.11 16:34 조회 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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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SBS연예뉴스 | 이정아 기자]악동뮤지션이 새로운 앨범 '사춘기 상'으로 2년 만에 돌아왔다.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감정의 '사춘기'를 앨범의 타이틀로 삼았다. 보통은 사춘기를 10대 한때 지나가는 시기 혹은 예민하고 복잡한 시기로 떠올리지만 악동뮤지션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사춘기를 '생각에 봄이 오는 시기'라는 그들만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 2년 만에 컴백했다.
찬혁 “주위 사람들이 하는 기대 때문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악동뮤지션은 어떤 음악을 해도 좋아할 거야, 너희는 무조건 나오면 1등 할 거야 그런 말들이 위로도 됐지만 부담이 컸다. 그런 것들은 앨범이 나오기 전에는 모르는 거지 않냐.”
수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까 우리가 진짜 그럴까? 안 되면 어떡하지? 실망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이번 앨범 반응이 좋다.

찬혁 “1위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이유는 그렇게 성적이 나오면 내 음악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도 좋아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다.”

수현 “성적이 주는 자신감 같은 것은 잘 모르겠는데 다음 앨범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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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춘기 상'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었나. '사춘기 하'에 대한 힌트도 좀 줬으면 좋겠다.
찬혁 “사춘기 당시의 마음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지나온 마음, 초심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사춘기 또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반항심도 들어가 있다. 세상이 좋아 보여서 나왔는데 막상 나와 보니까 이게 뭐야 하는 마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 '사춘기 하'에는 발라드가 있을 예정이다.”

#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는 어떻게 나온 노래인지 궁금하다.
찬혁 “지금까지 우리 노래 중에 사람들이 방방 뛰면서 소리를 지르며 즐길 수 있는 곡이 막상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사람들과 함께 뛰고 신나게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날 홍대를 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았고 차가 막혔다. 그래서 차 안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게 됐다. 관절은 어떻게 움직이고 심장은 어떻게 뛰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사춘기 아이들이 많이 하지 않냐. 괴상한 생각도 많이 하고. 중2병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나는 왜 살지? 어떻게 살고 있지? 하는 의문들까지 담았다.”

# 서로의 사춘기는 어땠는지 공개해 달라.

수현 “지금은 오빠가 말도 잘하고 하고 싶은 표현도 잘하지만 사춘기 때는 완벽한 문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말하는 데 오래 걸리고 글 쓰는 데 특화가 돼 있는 스타일이었다. 노래를 가장 잘 쓰긴 하지만 소설, 시도 잘 쓰고 그랬다. 그래서 오빠와 아빠의 충돌이 많았다. 아빠 입장에서는 오빠가 말을 안 하니까 반항을 한다고 생각하셨다. 오빠는 오빠대로 거기서 오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런데 그 사춘기가 끝나고 나서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찬혁 “노래를 하고 글을 쓰고 그러면서 들려주니까 찬혁이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노래로 이렇게 말을 해주는 거구나 하고 부모님도 알아준 부분이 있다. 사춘기가 끝나긴 했지만 중2병이라는 감성이 곡을 쓰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곡을 쓰는 한 계속 사춘기적인 발상을 해야 할 것 같다. 나와 수현이의 사춘기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몽골에서 아빠와의 갈등 속에 사춘기를 보냈다면 수현이는 풍족한 환경에서 어딜 가든 예뻐해 주고 그런 경험을 하면서 나와는 다른 사춘기를 보냈다. 나는 중2병, 수현이는 공주병이라고 할 수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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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2병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찬혁 “중2병이라고 안 좋은 시각을 담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좋게 생각한다. 그 병에 걸린 아이들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 그 아이들 입에서 비뚤어진 말이 나오더라도 생각하는 게 다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평생 중2병에 걸려서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 남매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솔로 앨범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솔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 있다면 공개해 달라.
수현 “오빠가 빈지노, 지코 선배들의 랩을 좋아한다. 한동안 오빠가 그거에 완전히 꽂혀서 모든 노래의 랩을 다 그렇게 바꿨다. 말리느라 힘들었다.(웃음) 나중에 오빠 솔로 앨범 할 때 내라고 어르고 달래서 원래 것으로 복귀시켰다. 내 솔로 앨범도 회사에서 알고 있고 그렇지는 않은데 자작곡을 쓰고 회사에 있는 오빠들과 이야기하면서 노래도 알아서 조금씩 진행을 하고 있다. 언젠가 한 번 만들었던 것을 회장님께 올려야지!”
찬혁 “솔로 앨범 욕심은 그룹을 하는 가수라면 다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수현이는 그 자질이 충분하다. 나는 늘 앨범이 나오면 내 목소리나 내 실력에 대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첫 앨범 때보다는 확실히 이번 앨범에 대한 칭찬이 많고 많이 늘었다고 해주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 자작곡 작업은 잘돼 가고 있나.

수현 “자작곡을 쓰는 마음이 힘들다. 오빠가 인정받는 작사, 작곡가다 보니까 내가 한다고 하면 곡을 쓰기도 전부터 같은 피인데 너도 당연히 잘할 거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오빠랑 비슷하지 않도록 노력해서 소재를 찾는 데 공을 많이 들인다. 멜로디도 흔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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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춤도 보여준다고 들었다.
찬혁 “춤에 관심이 많아서 '펄럭펄럭'이라는 춤도 보여주고 몇 가지 재치 있는 안무를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현 “오빠의 춤을 어떻게 보냐고? 춤은 잘 추는 거 같다. 왜냐면 우리가 예전에 친구들하고 같이 댄스 크루처럼 춤추는 그룹을 한 적이 있었다. 교회 같은 데 가서 공연도 하고 그랬다. 당시 오빠가 리더였고 춤도 만들고 그랬다. 그 때 본능이 남아 있어서 안무를 만들 때마다 오빠가 고치고 그랬다. 안무를 센스 있게 짜니까 안무가들도 좋게 봐주고 그랬다.”
찬혁 “첫 앨범 때는 멋있어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기타 연주를 많이 보여줬으니까 춤을 못 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생각을 깨부수고 싶은 마음 반, 멋있게 보이면 안 된다는 마음 반 이렇게 두 가지 마음이 충돌했다. 그래서 약간 웃긴 동작을 취하게 되고 그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다. '왜 이렇게 웃기려고 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번에는 고치려고 노력했다. 내 그대로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잘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 친남매가 함께 활동을 하니까 좋은 점도 많지만 의외로 의견 조율에 있어 어려움도 크겠다 싶다.

찬혁 “남매다 보니까 서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존심 세고 남들이 다 칭찬하는 부분도 못나 보이고 그럴 때가 있다. 하지만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 서로 그렇게 하자고 말한다. 수현이의 목소리에 대한 부분은 인정한다.”

수현 “오빠의 작사, 작곡 실력은 인정하고 오빠도 내 목소리에 대한 부분은 인정한다고 계속 주입식으로 서로 이야기한다.(웃음) 누가 더 빼어난 게 아니라 둘이 함께 있어야 완벽한 200%가 되는 거라고 부모님도 자주 말씀하시고 우리도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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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연애를 하고 싶을 법한 나이다. 회사에서 그 부분에 대해 뭐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나.
수현 “오빠는 완전히 오케이다. 회장님이 오빠가 연애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쿨하게 오케이 했다. 그런데 오빠가 그렇게 여자 친구에 대한 갈망이나 그런 게 별로 없다.”
찬혁 “수현이는 제약이 있다. 회장님이 수현이랑 하이는 어른이 될 때까지는 연애를 하지 말라고 했다. 하이는 어른이 됐는데도 그 부분에 대해 자유스러운 것은 아닌 거 같다.”
수현 “나도 스무 살이 되면 연애하라고는 했지만 왠지 그 때가 되면 회장님이 말을 바꿀 것 같기도 하다.(웃음)”

# 젝스키스가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했다.
수현 “워낙 유명한 분들이지 않냐. 전설처럼 서태지와 아이들, 젝스키스, H.O.T, 신화 선배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엄청난 가수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오빠가 96년생, 내가 99년생이고 젝스키스 선배들이 우리가 이유식을 먹고 있을 때 활동을 하셔서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만나면서 얼굴을 알았고 꼭 한 번 뵙고 싶다.”

# 앞으로 또 어떤 음악으로 음악 팬들을 만날지 벌써 궁금해진다.
찬혁 “첫 앨범이 나왔을 때 오디션 프로 때와 왜 이렇게 음악 색깔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첫 앨범이 악동뮤지션의 색깔이라고 많이들 말한다. 이번에도 첫 앨범 때와 같은 반응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역시 우리의 색이라고 봐줄 것을 믿는다.”
수현 “앞으로 힙합, 록 등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음악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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