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혜의 논픽션] BIFF 김동호 위원장, 자비로 칸영화제 찾은 이유

김지혜 기자 작성 2016.05.15 10:29 조회 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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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SBS연예뉴스 | 칸(프랑스)=김지혜 기자] 14일 오후 프랑스 칸의 마제스틱 호텔. 익숙한 얼굴의 여성과 노인이 호텔 로비 의자에 앉았다. 여성이 "잠시 앉아서 쉬었다 갈까요?"라고 말했고, 노인은 "그래요"라고 답했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하니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신임 조직위원장이었다. 지난 11일 개막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두 사람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대표해 각종 행사를 소화하고 있다.

두 위원장은 "올해는 한국 영화가 5편이나 영화제 초청을 받아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해외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도 한국 영화로 대화할 거리가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특히 지난 4년간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지 못했는데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영화의 초청을 받아 기쁘다"고 전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가 칸에서 상영된다니 흥분된다. 어젯밤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본 '부산행'은 근사했다. 벌써부터 호평이 자자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도 오늘 밤 볼 예정인데 기대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김동호 위원장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간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온 직책을 민간 최초로 넘겨받았다. 지난 2010년 15회 영화제를 끝으로 집행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일선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의 현역 복귀다. 

김동호

올해 칸영화제 출장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더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비로 비행기 티켓 및 숙박비를 마련했다. 

김 위원장은 "아시다시피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감사를 당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영화제 예산의 투명한 운영에 대한 자체 검열로 작년은 물론 올해도 자비로 왔다"고 전했다.

올해 여든인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강철 체력으로도 유명하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칸영화제 출석만 20년근속이다. 매년 영화제를 찾을 때마다 하루에 3~4개의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날 역시 당일 밤 참석해야 할 행사를 일일이 챙기는 모습이었다. 

강수연 위원장은 "김동호 위원장님께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정을 소화하시니, 나는 힘들다는 말도 못하겠다. 정말 대단하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강수연

올해 영화제를 무사히 치르기 위한 집행위원회와 조직위원회의 발길이 분주하다. 강수연 위원장은 "나는 오는 17일 귀국하지만, 나머지 프로그래머들은 각자의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폐막일까지 칸에 머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영화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민간 1호로 영화제의 중책을 맡은 만큼 그 어느 해보다 올해 영화제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 김동호 위원장은 "부산시장의 권한이 저에게 넘어온 이상 프로그래밍, 즉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하는 자유를 철저하게 보장함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지켜지게 하는 데 최선의 방파제 역할을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 역시 2년 차에 접어든 수장으로서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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