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김지혜의 Cannes today] '곡성', 칸에도 통했다…환호와 충격의 스크리닝

김지혜 기자 작성 2016.05.19 20:41 조회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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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SBS연예뉴스 | 칸(프랑스)=김지혜 기자]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칸영화제 코리안 데이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18일(현지시각) 밤 오후 10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영화 '곡성'의 공식 상영이 있었다. 앞서 상영된 '아가씨'와 '부산행'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의 장편 영화 상영이었다.

나홍진 감독은 과거 '추격자'와 '황해'로 미드나잇 스크리닝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연속 초청된 바 있다. 세 번째 작품인 '곡성'은 비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칸 영화제의 공식 섹션은 경쟁부문, 비경쟁부문, 비경쟁 부문 내의 심야상영, 주목할 만한 시선, 특별상영, 시네파운데이션, 단편영화 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 초청작만이 칸영화제를 상징하는 뤼미에르 극장에서 레드카펫 행사와 함께 상영된다.

특히 비경쟁부문은 칸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작품을 선정하고 주관하는 공식섹션에서도 예술성은 물론 상업성, 장르적 특성이 강한 작품을 엄선하여 약 8편 정도만 초청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하며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거장감독들의 상업영화를 소개하는 부문으로 유명하다. 그간 스릴러 장르에 일가견을 보여온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라는 소식에 유럽의 영화관계자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곡성'은 의심과 믿음, 선과 악이라는 인간 내부의 갈등과 혼란의 감정을 다룬 영화. 보는 사람에 따라 스릴러와 공포, 좀비물로도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과 분위기로 서양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곡성

특히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소문→의심→확신→충격→좌절로 이어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와 극단의 전개에 대해 관객들은 환호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장면장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유럽의 관객 특성상 '곡성'을 향한 반응은 매분, 매초가 들끊는 느낌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비명과 환호성이 터진 것은 박춘배와 종구 일당의 격투신이었다. 일순간 좀비물을 떠오르게 하는 야단법석에 영화 관계자들은 웃음과 박수로 호응했다.

2시간 36분의 상영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박수 소리와 더불어 환호성, 휘슬까지 울려퍼졌다. 영화의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와는 다른 뜨거운 격려를 담은 환호였다.

상영 후 만난 프랑스 한 프로듀서는 "선과 악에 대한 인간의 비애와 혼돈이 장르 형식을 빌려 훌륭하게 투영된 수작"이라면서 "시각적 비주얼이 인상적이었고, 더없이 아름다웠다"고 호평했다.

이탈리아의 한 제작자는 "나홍진의 작품을 다 봤는데, 이번 작품이 가장 독창적이다. 한국의 샤머니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묘사에 감탄했다"고 극찬했다. 

곡성

외신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 프랑스 매체 LIBERATION은 “관객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하지만, 그 공포를 가장 유쾌한 방식으로 표출했다”(디디에 페롱), POSITIF는 “나홍진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재능을 초월해 악에 대한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선사한다”(필립 루이예)고 평했다.

또한 LE JOURNAL DU DIMANCHE는 “넋이 나갈 만큼 좋다”(스테파니 벨페쉬)고 전했다. 또 METRONEWS에서는 “2016년 칸 영화제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걸작”(메디 오마이스), “도대체 '곡성'이 왜 경쟁 부문에 안 올라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악마에 홀린 듯 대단한 걸작”(제롬 베르믈렝), 영화 비평지 카이 뒤 시네마는 “'곡성'은 올해의 영화”(뱅상 말로자)라며 모두 극찬했다.

'곡성'은 국내에서 3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칸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국내외 눈과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현혹시켰다.

ebada@sbs.co.kr 

<사진 = 이십세기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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