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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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위키드’ 소문난 잔치에 차려진 푸짐한 먹을거리

강경윤 기자 작성 2016.07.19 15:14 조회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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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뮤지컬 '위키드'가 돌아왔다. 오리지널 공연의 감동과 전율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4년. '위키드'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2013년 정선아, 옥주현, 박혜나 등 최고의 여성 뮤지컬 배우들이 '위키드' 한국 초연을 이뤄냈으며 올해 세 번째 '위키드'가 관객들 앞에 막을 올렸다.

단 7주간 진행되는 세 번째 서울 공연은 소문난 잔치 그 이상이었다. 박혜나, 정선아에 이어 차지연, 아이비 등 뉴페이스들도 차례로 캐스팅되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 대구에서 지방공연으로 예열을 완료한 '위키드'는 국내관객 60만을 돌파하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뚜껑을 연 '위키드' 잔치는 얼마나 잘 차려졌을까.

'위키드'는 흔히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를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머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품. 쉴 새 없이 터뜨리는 웃음은 올해 '위키드'에서도 당연히 그대로다. 동화의 나쁜 마녀 초록마녀가 사실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지만 실제로는 정의감이 넘친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착한마녀 금발의 글린다는 오히려 얄미운 성격의 귀여운 악녀(?)라는 설정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위키드'의 무대는 더욱 화려해졌다. 객석을 압도하는 타임 드레곤이 웅장하게 움직이며 긴장감을 준다. 천장을 가득 채운 캐노피는 아름다움에 넋을 놓게 한다. 특히 글린다가 타고 내려오는 버블머신 장면은 '위키드'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명장면 중 명장면. 정선아의 깜찍한 등장에 관객들의 박수는 쉴 틈이 없다.

여기에 에메랄드 시티 장면에서의 눈부신 조명과 신비로운 분위기는 동화 속 한 페이지에 뛰어 들어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암전 없는 54번의 빠른 장면 전환은 2시간 50분의 공연시간도 짧게만 느껴지게 한다.

위키드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배우들의 호연. “위키드는 관객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꿈의 무대”라고 하던 어느 배우의 말처럼, '위키드'는 여배우라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난도 높은 노래, 쉴 틈 없는 연기는 배우들의 한계를 시험하게 하지만 엘파바, 글린다는 어느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초연부터 함께한 글린다 역의 정선아와 엘파바 역의 박혜나는 꼭 맞는 옷을 입었다. 정선아만의 글린다, 박혜나만의 엘파바 등 전혀 다른 느낌의 매력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정선아의 '파퓰러'에 함박 웃음을 짓고, 박혜나의 '중력 거슬러'를 듣고 뜨거운 박수를 친다. 끊임 없는 연습을 통해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에게 박수와 함성은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관객이 보여주는 가장 작은 성의이기도 하다.

매 작품을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관객들에게 '위키드' 세 번째 초연은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훌륭한 명작은 볼 때마다 새롭다는 게 정설이다. 관객들은 '위키드' 삼연을 통해 새로운 '위키드'의 매력을 충분히 찾을 거라고 믿는다. 

'위키드'는 오는 8월 28일까지 단 7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클립서비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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