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미녀공심이' 민아가 말하는 #연기#남궁민#가발#걸스데이

강선애 기자 작성 2016.07.22 16:58 조회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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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긴 머리에 예쁘게 화장한 얼굴,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마주한 민아의 모습이 어색했다. 지난 3개월간 똑단발 가발에 아이라인을 지운 공심이로 살아온 민아였기에, 오히려 걸스데이 민아로 돌아온 본디 스타일이 더 낯설게 다가왔다.

민아는 최근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에서 여주인공 공심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못났지만 착하고 사랑스러웠던 공심. 민아는 아이돌 출신에게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고,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공심 그 자체로 거듭났다.

첫 주연작부터 쏟아진 호평에 어깨에 힘 좀 들어가 있을 줄 알았던 민아는 오히려 겸손했다. 칭찬에 들뜨지 않고 자신의 부족한 점부터 찾았다. 또 “끝나면 시원섭섭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끝나니 섭섭한 마음이 훨씬 크다”며 공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지금도 당장 대본을 외워야 할 것 같다”며 아직 '미녀 공심이'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그녀. 걸스데이 멤버가 아닌 배우, 민아를 만났다.

민아

Q. '미녀 공심이'를 끝낸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첫 주연작이라 부담도 애착도 컸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그렇죠. 애착도 남달랐고, 혹시나 제가 작품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 끝까지 많이 긴장한 채로 촬영했어요. 제가 이렇게 분량 많은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으니 마지막까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딱 끝나면 정말 시원한 기분이 들 줄 알았는데, 섭섭한 마음이 더 커요. 아침에 일어나면 더 이상 촬영이 없다는 사실이 슬퍼요.”

Q. 걱정과 달리 '미녀 공심이'는 잘 됐어요. 두 자릿수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오다가 마지막 회에는 시청률 15%까지 치솟았고, 무엇보다도 “민아 아닌 공심이는 상상할 수 없다”는 호평까지 받았어요.

“생각보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 행복해요. 시청률도 좋았다니 덩달아 기분도 좋고요. 이번에 운이 겹경사로 왔다고 생각해요. 칭찬은 언제나 기분 좋죠. 하지만 제 성격이 원체 칭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자책과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서, 오히려 앞으로에 대한 걱정이 커요.”

Q. 자존감과 자신감, 그런 게 부족한 점은 공심이랑 많이 닮았네요.

“네. 그런 부분은 정말 공심이와 비슷해요. 대중들은 제가 마냥 밝고 말도 잘할 거라 생각하는데, 절 잘 아는 분들은 그렇게 보지 않아요. 물론 밝은 모습도 제 모습이긴 한데, 전 혼자 구석에 가서 '어떡하지 어떡하지'하며 걱정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절 걱정이 많다며 '걱정인형',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걱정한다며 '쭈그리'라 해요. 공심이가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한 것, 제 안에도 그런 면들이 있어 공감이 많이 됐어요. 그러면서 공심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잖아요? 그것도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혼자 걱정을 많이 하긴 하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언제 걱정했었냐는 듯 앞뒤 생각 안 하고 해버리거든요. 공심이와 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민아

Q. 공심이를 소화하기 위해 요상한 똑단발 가발을 쓰고 상징 같았던 아이라인까지 지웠어요. 걸그룹 멤버이자 배우로서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여자니까 예뻐 보이고 싶었을 텐데, 모든 걸 내려놨어요.

“전 오히려 그게 좋았어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공심이는 꾸밈없고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라인은 당연히 안 하고, 얼굴에서 화사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베이스를 남자들이 사용하는 색으로 써서 피부톤도 원래 제 피부톤보다 어둡게 했죠. 거기에 똑단발 가발까지 쓰니, 정말 공심이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분장함으로써 제가 공심이에 더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자로서 외모의 자신감보단, 공심이에 더 집중하려 했어요.”

Q. 날이 더워지면서 똑단발 가발을 쓰고 연기하는 게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편하진 않았어요. 가발 안에 뜨거운 공기가 차면 현기증도 났고요. 그래도 그런 건 제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죠. 원래 대본상에는 가발을 4회쯤부터 벗을 예정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더 쓰게 됐어요. 그러다 결국 마지막 회에 이르러서야 벗었죠. 저도 그렇게 될 줄을 몰랐어요.(웃음)”

Q. 그만큼 그 가발이 공심이의 상징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마지막 회에 공심이가 가발을 벗고 예쁘게 꾸몄는데, 그 모습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였어요.

“3개월 동안 가발을 쓰고, 팔다리 다 감추는 스타일의 옷만 입었으니까요. 마지막 회에 공심이가 가발을 벗고, 미니스커트에 샤랄라한 느낌으로 나오니, 저 스스로도 공심이 같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꾸며도 되나 싶고요. 감독님이 '마지막이니, 너 하고 싶은대로 다 해'라고 주문하셨어요. 그래, 한 번 '미녀' 공심이가 되어보자, 하면서 나름 열심히 꾸몄죠.”

민아

Q. 공심이는 두 남자, 안단태(남궁민 분)와 석준수(온주완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죠.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기분은 어떻던가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했어요. 어제 통화한 한 친구도, 단태와 준수가 캠핑장에서 서로 공심이에게 고기쌈을 싸주려 하는 장면이 좋았다며 부러웠다고 말해줬어요. 사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죠. 어떻게 단태랑 준수 같은 인물들이 동시에 절 좋아할 수 있겠어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일이 현실에선 어려운 일이죠. 촬영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했어요.”

Q. 상대역인 남궁민 씨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끊임없이 드러내 왔어요. “선생님 같은 선배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요.

“정말 저한테 친절하게 잘해줬어요. (남궁)민이 오빠는 20년 가까이 연기해 온 베테랑인데, 전 초보잖아요. 제가 지금 겪는 일들이 과거 오빠가 거쳤던 것들이니, 자기 경험담을 많이 이야기해 줬어요. '난 이랬는데 넌 충분히 잘하고 있다, 더 잘할 수 있으니 걱정 마라'면서 부드럽게 잘 포용해 줬어요. 예쁜 말로 칭찬도 많이 해주고, 용기도 심어주고. 오빠 같은 파트너를 다시 만나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많이 고마워요. 이제 헤어져야한다는 게 슬퍼요.”

Q. 배우 민아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작품, 캐릭터 같은 게 있나요? 평소 '한 번 해보고 싶다' 했던 것들이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하기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전에는 가볍게라도 '나 이런 거 해보고 싶어'라고 말했는데, 공심이를 하면서 좀 더 연기라는 것에 대해 진중해진 거 같아요. 그래서 무슨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단, 저한테 주어지는 역할들이 제가 잘 해낼 수 있는 거라면 차례차례 해나가고 싶어요.”

민아

Q. '미녀 공심이'는 자존감 없던 공심이가 성장해서 일과 사랑을 모두 얻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어요. 공심이처럼 자신도 성장했다고 생각하나요?

“그런 거 같아요. 공심이 역할을 하면서 공심이의 감정을 느끼는데, 확실히 저한테도 영향을 미쳤어요. 공심이한테서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았어요.”

Q. 공심이에 상당히 몰입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 “공심이 아닌 민아는 생각할 수 없다”, “공심이가 민아의 '인생 캐릭터'다” 등의 반응이 나온 거겠죠.

“사실 첫 주연인데 많은 사랑을 받아 조금 무섭기도 해요. 그래서 '다음 작품에선 힘들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며 각오 단단히 하고 있어요. 천천히 제가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해나가려고요. 차근차근 제가 할 수 있는 영역들을 하다 보면,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겠죠.”

Q. 아직 어린 나이인데, '내려놓기'를 알고 있는 것 같네요.

“걸스데이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워온 것 같아요. 일단 걸스데이가 초반 대중들에 알려지기까지 오래 걸리기도 했고, 어떤 활동은 많은 사랑을 받기도, 어떤 활동은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적었던 적도 있거든요. 그런 과정들을 거치며 많이 느꼈죠. 마음을 좀 내려놔야 한다는 걸요.”

Q. 이야기 나온김에 걸스데이 얘기 좀 해볼까요. 걸스데이 멤버 네 명은 모두 연기를 하잖아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멤버들한테 들은 조언이 있다면요?

“혜리가 건강관리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분량이 많아지면 잠 잘 시간이 없을 테니 건강을 잘 챙기라고 하더라고요. 혜리가 저랑 비슷한 시기에 '딴따라'라는 드라마를 했잖아요. 둘이 연락하면서 '넌 어제 밤샜니', '영양제는 뭘 챙겨먹니'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서로 격려가 많이 됐죠. (소진, 유라) 언니들은 워낙에 잘 믿고 응원해 줘요. 처음 '미녀 공심이' 티저영상이 나왔을 때도 모니터해 줬고, 가발 쓴 모습에 재미있다고 이야기해 주고 그랬어요. 많이 힘이 됐죠.”

민아

Q. 걸스데이로는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나요? 지난 몇 개월간 연기에 너무 몰입해 있어서 가수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요?

“걸스데이로는 9월에 컴백할 것 같아요. 연기자든 가수든, 둘 다 저예요. 오히려 연기를 하다가 가수로 돌아가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걸스데이란 그룹을 7년동안 해오다 보니 조금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였어요. 그럴 때 제가 연기에 도전하면서, 분야가 다르다 보니 다시 데뷔 초로 돌아간 기분을 느꼈어요. 그만큼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요. 다시 걸스데이로 돌아가면, 또 반대로 영향을 받아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최근에 친언니가 걸그룹 멤버(워너비 린아)로 데뷔했어요. 먼저 그 길을 겪어본 선배로서, 언니를 적극 지원한 편인가요 말린 편인가요?

“처음엔 말렸어요. 제가 먼저 해봐서 장단점을 잘 아니까요. 전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괜찮은데, 언니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게 아니라 더 힘들 거예요. 그래도 언니는 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때부터는 언니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있어요. 얼마 전에 언니 응원하러 대기실에 갔는데, 데뷔해서 열심히 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Q. 제시카-크리스탈 자매, 공승연-정연 자매 등 둘 다 잘돼 함께 활약하는 연예계 자매들이 있잖아요. 민아 씨도 언니랑 함께 활동하는 걸 꿈꾸겠어요.

“물론 전 언니의 동생으로서 언니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연예계 쪽이 잘되고 싶다고 다 뜻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언니한테 무조건 열심히 하고, 어디 가면 먼저 인사 잘해서 예쁨받으라고 했어요. 제가 언니한테 도움을 줄 수는 없어요. 그래서도 안 되고요. 언니 힘으로 해냈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걱정했지만 지금은 걱정 안 해요. 언니는 이미 잘하고 있으니까요.”

Q. '미녀 공심이'에 캐스팅된 후 촬영하고 종영하기까지 3개월의 시간이 지났어요. 지난 3개월, 어떤 시간이었나요? 또 '미녀 공심이'는 민아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요?

“물론 즐겁고 재밌었지만, 촬영하는 동안 힘든 부분들도 많았는데 지나고 나니 허무해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꿈을 꾼 기분이에요. 허전해요. '미녀 공심이', 제 인생에 있어서 큰 변환점을 가져다 준 작품이에요.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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