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상속자', 소름돋는 인생게임..시청률·화제성 모두 합격

강선애 기자 작성 2016.07.25 11:28 조회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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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파일럿 프로그램 '인생게임-상속자'(이하 '상속자')가 화제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지난 24일 밤 방송된 '상속자' 2부는 2049 시청률에서 무려 3.3%(AGB닐슨, 수도권)를 기록하며 20대부터 40대까지 주된 시청층을 잡는 데 성공했다. 2049시청률에서 동시간대 방송된 KBS2 '다큐3일'은 2.9%, MBC '시사매거진 2580'은 2.9%, KBS1 '특집다큐'는 0.4%를 기록했다.

특히 '상속자'는 일요일 심야시간에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구 시청률에서도 5.5%(AGB닐슨, 수도권)을 기록하며 3.2%를 기록한 전주 1부 방송보다 무려 1.7배나 시청률이 폭등했다. 이는 전주 방송 이후 우리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현실을 적절히 풍자해 시청자들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은 '상속자'의 화제성을 입증한 것이다.

'상속자' 2부에서는 게임 ID '샤샤샤'가 3대 상속자인 '불꽃남'에게 게임 룰에 따라 가진 코인의 절반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파란을 다뤘다.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샤샤샤'가 2대 상속자로 활동하는 동안 모은 코인을 집사 '네버다이'에게 양도하고, '불꽃남'에게는 달랑 코인 1개만 양도한 것. 이에 '불꽃남'은 격분해 상류층 5인 동맹의 약속을 깨고 '샤샤샤'와 '네버다이'를 비정규직으로 내려보냈고, 어부지리로 '엄지척'과 '초유치'가 정규직으로 신분상승했다.

결국 상류층 5인 동맹은 무너진 신뢰로 붕괴했고 '상속자'의 인생게임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3대 상속자 '불꽃남'은 비정규직 방값을 코인 10개, 정규직 방값은 코인 6개로 책정하며 물가를 폭등시켰고, 이에 참가자들은 반발하며 그 가운데 '엄지척'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폭등한 방값을 감당할 수 없었던 비정규직 4인은 결국 짐을 싸들고 나와 노숙을 택했고 '불꽃남'은 원하는 만큼 코인을 벌어들이지 못했다.

한편, 비정규직 '제갈길'은 개인미션 우승으로 '로또당첨'이라는 마스터카드를 얻게 돼 코인 30개를 획득하며 뜻밖에 우승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갔고, 부동의 1위 '샤샤샤'는 팔찌 꿰기 부업을 끊임없이 하며 코인 획득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3박 4일 여정의 마지막날 밤, 자정 이후로는 모든 코인의 거래와 양도가 중지된다는 룰에 따라 참가자들이 몹시 바빠졌다. 로또 당첨의 행운을 얻어 우승후보가 된 '제갈길'은 비정규직 동맹을 공고히 해 우승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 '제갈길'은 '혹성거지'와 '초유치'를 회유해 코인 양도를 요청했고 이에 '혹성거지'는 비정규직 동맹의 우승을 원한다며 '제갈길'에게 코인 전체를 양도했으나, 정규직이 된 '초유치'는 '제갈길'의 야망에 제동을 걸며 코인 양도를 거절했다. 이로써 게임 종료 하루를 앞두고 비정규직 동맹 또한 와해됐다.

반면 앞서 붕괴됐던 상류층 동맹은 뒤늦게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강남베이글'을 중심으로 다시 뭉쳤다. '불꽃남', '선수'가 본인들이 가진 코인을 전부 '강남베이글'에게 양도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몰아줬다. '강남베이글'은 그동안 우승에 대한 야욕을 내비친 적도 없었고 사람들의 신뢰를 깨거나 약속을 어기는 행보를 보인 적도 없었다. 이에 뒤늦게 조심스레 우승 의지를 내비친 '강남베이글'에게 상류층 동맹의 마음이 흔들린 것.

또 다른 우승후보 '샤샤샤'는 다른 출연자들과 코인을 양도하거나 거래하지 않고 혼자 팔찌 구슬꿰기 부업을 통해 마지막까지 홀로 코인을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샤샤샤'는 한숨도 자지 않고 마지막날 밤을 새워가며 팔찌 100개를 완성해 코인 5개를 획득했다.

'네버다이'는 본인이 갖고 있던 코인을 강력한 우승후보 3인방인 '샤샤샤', '제갈길', '강남베이글'에게 각각 5개씩 양도하며 독자행보를 보였다. '네버다이'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샤샤샤'의 코인 양도 제안을 그때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 코인은 필요하다는 사람들에게 다 줄 거다. 그리고 필요하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지켜볼 거다. 코인 15개와 함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싶다”며 양도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본인이 부업으로 완성한 팔찌를 '샤샤샤'에게 몰래 주며 따뜻한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대저택에서의 마지막날 오후, 참가자 9인방은 그동안 획득한 코인을 모두 꺼내놓았고, 그 결과는 막판에 상류층 동맹의 코인을 전액 양도받은 '강남베이글'의 승리였다. '강남베이글'은 141개로 1위, '샤샤샤'는 88개로 2위, '제갈길'은 66개로 3위를 기록했다.

동료 참가자들의 도움으로 '상속자'의 우승을 거머쥔 '강남베이글'은 방송 후 제작진을 통해 “어느 순간부터 1등 욕망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운 채 진심으로 동료 참가자들을 대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우승 소감으로 다른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게임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온갖 지략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던 게임판에서 '강남베이글'은 한 차례도 뒷거래를 시도하지 않는 등 시종일관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이 마지막에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승자 '강남베이글'은 우승상금을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빈곤아동보호 국제기구에 기부했다는 전언이다.

“500명이 가난해져야 한 사람이 부유해진다”는 애덤 스미스의 말처럼, 인생게임 참가자 9인방 중 누군가는 빼앗기 위해 싸웠고 누군가는 지키기 위해 싸웠다. 짧지만 아주 특별한 인생을 경험한 참가자들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지켜본 시청자들 역시 우리의 인생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내가 현실에 나가서 살아볼 인생을 여기서 한 번 살아본 것 같다”며 게임을 마무리했고, 시청자들은 깊게 공감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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