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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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언니 매력 있네”…서지혜의 반전 성공기

작성 2016.12.04 10:27 조회 2,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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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혜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반전이었다. 단적인 예로 예쁜 얼굴에 반듯한 이미지를 가지고서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고 욕설을 쏟아냈다. 그 욕설이라는 것이 효과음으로 처리돼 날것 그대로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변신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서지혜는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태생부터 꽃길만 걸어온 성골이지만 센 언니 카리스마를 장착한 걸크러시 아나운서 홍혜원 역을 연기했다.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가 종영하기 전에 '질투의 화신'을 준비해야 했던 만큼 이지선에서 홍혜원으로 옷을 갈아입을 시간은 충분치 않았다.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었을 터다.

서지혜

서지혜는 “일단 드라마가 잘 마무리돼 기분이 좋다. 홍혜원으로 사랑받아 뿌듯하면서 즐겁게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라며 “사실 '질투의 화신'이 '그래 그런 거야' 촬영과 맞물려서 시작을 하는 거라 걱정이 됐다. 뒤늦게 합류하는 만큼 감독님과 작가님이 배려를 해줬다. '그래 그런 거야' 때문에 내 촬영 분량이 뒤로 미뤄졌다. 초반 분량 많은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있지 않았다”고 환한 미소를 띠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홍혜원은 그동안 서지혜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그래 그런 거야'를 봤던 시청자라면 같은 사람 맞아 할 정도로 말이다.

“작가님이랑 미팅했을 당시 '어떤 성격이냐' 묻길래 '털털하다'고 했다. 그 전에 상남자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더라. 갑자기 '욕도 하냐'고 물어서 '욕을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답했더니 작가님이 '그런 캐릭터가 괜찮겠다'며 홍혜원을 만들어 줬다. 작가님이 실제 성격을 반영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주더라. 촬영 초반에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런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것이라 생각 못했다. 그래서 믿기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다고 응원해 준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지혜

실제로 반응은 뜨거웠다. 욕을 하는 아나운서라니… 더욱이 그녀의 발언들은 독설임에도 사이다 역할을 톡톡히 해내 시원함을 선사하기까지 했다.

“욕 같은 경우 대본에 디테일하게 다 써 있었다.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다. 사실 욕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대사 중간, 감정 중간 욕을 해야 해서 부담스러운 게 있었지만… 그래서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 시크하게 한다던가, 찰지게 한다던가, 표정을 주며 한다던가 여러 버전으로 촬영해야 했다. 'XX 매력 있네' 대사 같은 경우도 대본에 없었다. 감독님이 뭔가 조금 있었으면 해서 고민 끝에 나온 거다. 저 자식 멋지네, 욕하고도 멋있네 등 여러 버전이 있었다. 그중 채택된 것이다(웃음)”

이처럼 홍혜원의 존재감은 대단했고, 이에 걸맞게 서지혜는 장면을 훔치는 사람(신스틸러)다운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 존재감에 비해 분량은 다소 아쉬울 법했다. 시청자들 역시 분량을 늘려 달라 요청했을 정도니까.

서지혜

“분량보다 배우의 역할이 충실한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분량 욕심을 낸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이 맡은 것을 표현하지 못하면 그게 잘못된 거다. 어느 순간 그런 거에 대한 마음을 내려놨다. 분량보다는 연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없을까가 먼저가 됐다. 많은 분들이 아쉬워는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사람은 조정석. 옆에서 보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단다.

“조정석 매력을 눈 앞에서 보면서 '아! 내공이 보통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워낙 잘 받아줬다. 리액션도 그렇고, 홍혜원의 시크함을 살려주기 위해 많은 것을 도와줬다. 그런 것 때문에 홍혜원이 더 살지 않을까 했다. 남자 입장에서 저런 여자가 다 있어 하는 느낌을 잘 해줬다. 배우로서 그 끼가 부럽더라”

서지혜는 '질투의 화신'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하는 등 많은 것을 얻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자양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에 서지혜는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지혜

“내가 사실 단아하고 새침데기 같고 여성스러워 보이는데 그런 성격이 아니다. 털털하고 남자답고 그렇다. 그런 면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극대화시킨 게 홍혜원이 아닌가 싶다. 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해.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 인생캐는 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라고 한다. 홍혜원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캐릭터다. 연기적인 면에서 얻은 게 많다. 김수현 작가 것을 하고 서숙향 작가 하고… 어릴 때는 주어진 것에 대한 것만 했다면 디테일하게 연기적인 면에서 더 들어갈 수 있게된 것 같다. 1년 동안 쉬지 않고 하면서 부족한 것을 깨닫게 되고 잘 극복하고 보완할 수 있나에 포커스를 맞췄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서지혜는 지난 2002년 데뷔해 10년 넘게 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 시간 동안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20대 초반부터 쉬지 않고 연기했다. 기억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드라마가 안 된 작품도 많았고 앞만 보고 달린다 생각해서 그런 것을 감당하기에 버거웠던 것 같다. 20대 중반에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쉬겠다 선언하고 사람 서지혜 삶을 살아보고 싶다 했다. 2년 가까이 쉬었다. 학교 다니고 놀러 다니며 다시 진로에 대한 생각을 했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조금씩 희망을 가지게 됐고, 일을 시작하면서 30대 접어들고 많이 내려놓았다. 예전에는 인기 작품에 대한 압박이 있었는데 인기가 없으면 어때, 내가 재미있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일하는 게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즐기게 되고 열정도 생겼고 이렇게 좋은 일들이 생긴 것 같다.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서지혜

끝으로 서지혜는 올해 한 해를 평가했다. “점수로 따지면 90점 정도? 결과를 떠나서 스스로 1년 동안 열심히 달렸구나에 점수를 주고 싶다. 작품은 잠깐 쉬었다가 내년에 하고 싶다. 좋은 작품 있으면 바로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진정성 있고 열심히 하는 배우, 발전하는 배우로 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다”

서지혜의 말처럼 서지혜는 2016년 쉼 없이 달리고 달렸다. 그 결과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발판을 딛고 또 한 번 뛰어오르길 바라본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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