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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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오!캐롤’ 복잡한 현실 속 파라다이스

강경윤 기자 작성 2016.12.06 14:43 조회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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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캐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공연계의 성수기라 불리는 연말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은 헌법상 유례없는 사건을 맞았다. 덩달아 연말 분위기는 좀처럼 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뮤지컬 '오!캐롤'은 복잡한 현실에서 작은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작품이다. 1960~70년대 미국 플로리다 휴양지 파라다이스를 배경으로 하는 '오!캐롤'은 6명의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사랑을 풀어낸다는 단순한 플롯을 가졌다.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옛 LP판의 음악처럼, 닐 세다카의 음악은 뮤지컬의 러닝 타임을 꽉 메운다. '원 에이 티켓', '유 민 에브리씽 투 미' 등 귀에 익은 넘버들은 어느덧 1960년대 복고풍의 어느 휴양지로 데려간다.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맞은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절친 로이스가 신혼 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찾는 것으로 '오!캐롤'은 시작된다. 귀에 익은 록앤롤을 부르는 리조트 쇼의 가수 델이 출연하고, 재능을 숨긴 채 벨보이로 살아가는 진짜 작곡가 게이브도 있다. 여기에 가수 에스더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MC 허비까지 총 6명의 사랑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기본적인 플롯을 두고, 한국 버전 '오!캐롤'은 각색작가가 스무 번이 넘게 대본을 수정해 한국 정서에 맞는 작품으로 변신했다. 에스더가 최순실 사태를 반영한 통쾌한 대사를 할 때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나온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포인트는 역시 닐 세다카의 신나는 명곡들이 흘러나올 때다. 익숙한 멜로디와 한국 가사로 번안된 넘버들은 어느새 따라 부르는 관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영주, 임진아 등 중년 배우들은 능청스러운 애드리브로 부드럽게 관객들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특히 김성수 음악감독의 손을 거쳐, 서병구 안무가 탄생시킨 '광대의 왕' 무대는 시각과 청각을 모두 충족시킨다.

이기적이고 왕자병에 걸린 캐릭터 델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또 다른 포인트다. 서경수는 능청스럽고 어떻게 보면 '재수없는' 델의 모습을 십분 소화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한다.

“세월을 거스르는 명반을 듣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오!캐롤'의 주연배우 전수경의 바람대로 '오!캐롤'은 복잡한 현실을 잠시 떠나 유쾌함을 즐길 수 있는 작품임에 확실해 보인다.

'오!캐롤'은 내년 2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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