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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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SBS8뉴스', 그 시작은 '반성'이었다

강선애 기자 작성 2016.12.20 11:47 조회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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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저희가 뉴스를 새로 바꾸면서 이런 고민을 해봤습니다. 대통령 권력을 감시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는지, 정부정책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데 부족하지 않았는지, 또 국정농단 사태의 경고음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결론을 말씀드리면 소홀했고, 부족했고, 외면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못 지켜서 이번에는 국가 시스템이 침몰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새로 선보이는 'SBS 8시 뉴스'의 출발점은 반성입니다. 뉴스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19일 'SBS 8뉴스'가 개편 첫 방송을 선보였다. 2년 만에 돌아온 김성준 앵커는 클로징에서 “정부를 감시하는 데 소홀했다”며 반성부터 했다. 철저한 반성 위에서 다시 쌓은 'SBS 8뉴스'는 더 풍성했고 날카로웠다.

# 단독 취재, 후속 취재로 볼거리 많은 뉴스

물론 단독 뉴스가 많다고 해서 좋은 뉴스는 아니다. 하지만 'SBS 8뉴스'는 달랐다. 단독 취재한 뉴스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다각적, 심층적으로 분석해 시청자가 알아야 할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켰다.

이날 'SBS 8뉴스'가 전한 첫 뉴스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계좌도 추적해 직접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보겠단 뜻을 내비쳤다는 단독 보도였다. 이를 시작으로 'SBS 8뉴스'는 박대통령이 뇌물을 받은 의혹을 산다면, 준 의혹은 기업들이고, 특히 특검팀의 칼날이 삼성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단독으로 전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뉴스전개와 합리적인 의심은 시청자의 뉴스 이해도를 높였다.

이밖에 'SBS 8뉴스'에선 여명숙 게임물 관리위원장이 차은택 씨 후임으로 문화창조 융합 본부장이 됐다가 갑자기 사임한 게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이 '대통령 지시'라면서 해임을 통보했다는 음성파일도 단독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SBS 8뉴스'는 단독뉴스뿐만 아니라 후속취재로 끝까지 사건을 파헤치는 집요함을 보였다. 양수가 터진 산모를 방치한 채 10시간 넘게 병원에 들어오지 않은 산부인과 의사와 결국 심정지 상태로 태어나 죽은 아기 일을 지난 10월 보도한 바 있는데, 이 사건의 후속 기사가 이날 보도됐다. 그리고 아기를 치료했던 협력 대학병원의 교수가 의사 편에서 법을 어겨가며 의료사고 무마를 도왔다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5일 'SBS 8뉴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김성준 앵커는 '소상하게 알려주는 뉴스'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뚜껑을 연 'SBS 8뉴스'는 체계적인 짜임새와 풍성한 내용이 포만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 기자와 심층대화, 할 말은 하는 날카로운 분석

바뀐 'SBS 8뉴스'에는 취재기자들의 스튜디오 출연이 많았다. 앵커와 마주앉아 사건에 대해 밀도있게 심층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었다. 시청자가 궁금할 사안을 앵커가 대신 묻고, 사건을 취재한 기자는 이에 대답하며 시청자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했다.

특검의 최종 타깃이 결국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아니겠냐는 김성준 앵커의 날카로운 질문에 스튜디오에 나온 정성엽 기자는 “그렇다”며 “박상진 사장은 최순실 씨를 직접 접촉한 사람이고, 장충기 사장은 그 윗선이다. 특검이 이 두 사람에 대해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한다는 건 삼성 수사가 이 두 사람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장충기 사장의 윗선은 누구겠나? 이재용 부회장이다”라며 뱅뱅 돌리지 않고 시원한 답변을 선보였다.

앵커와 기자의 대화를 통한 사건 분석은 할 말은 하면서도 날카로웠다. 특히 최순실 씨가 첫 법원 출석에서 사실상 '아무 죄도 없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꼬집었다. 김앵커는 “최 씨는 오늘 첫 재판에 나오기는 했지만,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에 소환될 때 '죽을 죄를 지었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 이제 생각이 좀 달라진 것 같다”라며 씁쓸해했다.

스튜디오에서 정기자도 “최순실 씨 공소 사실 중에 정유라 친구 아빠 회사 제품을 현대차에 납품해 놓고 최순실 씨가 1천만 원이 넘는 샤넬백을 받고, 현금 4천만 원을 받은 공소사실도 있는데, 이런 것도 아예 부인해 버렸다”라며 “오늘 최순실 씨가 법정에서 '정확하게 밝혀야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런 명백한 것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게 과연 정확하게 밝히는 것인지 참 의아스럽다”라고 탄식했다.

# 지금 바로 여기, 현장을 지키는 기자의 생동감 가득한 뉴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김성준 앵커는 “현장을 지키는 게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는 거라 생각한다. 중계차를 보내 현장을 지키는 뉴스, 녹화된 영상보다 뉴스가 벌어지는 시간 동안의 일을 충실하게 담을 수 있는 뉴스”를 발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는 개편 첫 방송부터 확실하게 시청자에게 인지됐다.

AI의 심각한 상황 보도에 이어, 이로 인해 달걀을 낳을 닭이 모자라 달걀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이에 'SBS 8뉴스'는 그 시각, 시장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러 대형마트에 직접 가 있는 취재기자와 연결했다. 대형마트에 나가 있는 손승욱 기자는 달걀판매대로 가서 현재의 달걀판매가를 설명했다.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가 전해지는 발로 뛰는 뉴스로 정보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앵커 교체와 함께 달라진 'SBS 8뉴스'는 젊은 층을 반응케했고 결과적으로 2049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냈다. 불과 일주일전인 지난 12일 월요일에는 1.9%이던 2049시청률이 19일에는 2.3%로 눈에 띄게 상승했고, 금요일인 지난 16일의 1.1%에 비교해도 무려 두 배정도 높아졌다.

SBS관계자는 “SBS뉴스는 콘텐츠 경쟁력 향상과 보도 공정성 강화를 목표로 뉴스 진행자를 교체했고, 결과적으로 젊은 층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라며 “앞으로도 김성준 앵커의 명불허전 뉴스진행과 클로징 멘트가 이어지면서 더욱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할 테니 관심을 갖고 기대해 달라”라고 소개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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