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양세종, 낭만닥터로 뜨고 사임당으로 날다

작성 2017.02.03 09:11 조회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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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종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될성부른 사람은 바로 눈에 띈다.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이 화면을 장악하고 있는 틈을 비집고 낯선 인물이 들어왔다. 베테랑들 배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연기를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신예 양세종이 1월 16일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에 이어 1월 26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스페셜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이하 사임당)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신인배우가 연이어 드라마를 통해 인사를 하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앞서 촬영한 드라마보다 후에 촬영한 드라마로 자신을 먼저 알리는 일도 이례적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사임당'이 사전 제작됐고 '낭만닥터 김사부' 보다 뒤늦게 편성됐기 때문이다.

“ '사임당'이 제 연기 첫 작품이긴 한데 '낭만닥터 김사부'가 먼저 방송이 돼서 마음속으로는 더 첫 작품 같은 느낌이 있어요.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끝났다 좋다가 아니라 앞으로 보고 싶을 것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에 잠을 한두 시간 자도 촬영 가는 게 기다려졌었거든요. 빨리 연기하고 싶다 할 만큼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어요. 그래서 어제도 그제도 인터뷰하면서도 선배 배우들, 스태프들 보고 싶다고 했었어요”

양세종


# 낭만닥터 김사부 속 도인범
양세종이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연기한 도인범은 남에 대한 배려를 몰랐다가 돌담병원으로 파견 나온 뒤 김사부(한석규 분),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서현진 분)과 같이 생활하게 되면서 서서히 변모해가는 인물.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다.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다르다. 연기하기 힘들었다기 보다는 성향 자체가 달라서 처음 캐릭터 접근할 때 말투, 억양. 외적인 걸로 접근하지 않고 성격을 형상화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새벽에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캐릭터가 처한 환경을 많이 생각했다. 그러면서 본질적인 것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대본을 보니 말투 등 이런 것은 자연스럽게 했다. 까칠한 것에 의도는 없었고 대본에 초점을 뒀다”

사실 노련한 배우들도 사극, 의학드라마, 법정드라마 속 연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양세종은 데뷔와 동시에 사극과 의학드라마를 경험했다.

“드라마 속 첫 수술을 할 때 힘들었다. 보라매 병원 가서 관찰도 많이 하고 의사도 만나 자문을 얻기도 했다. 복강경 수술 영상도 많이 봤는데 리허설 해보니까 복잡하더라. 그렇게 첫 촬영 끝내고 두 번째 촬영부터는 수술 순서가 있어서 익숙해지더라. 현장에서 배우들이 친밀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선배들에게 정말 감사한 부분이다. 다들 편하게 해줬다”

양세종

양세종은 이야기를 나눈 시작부터 끝까지 선배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그중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붙었던 한석규와 유연석 서현진을 향한 존경심은 대단했다.

“한석규 선배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 때문에 연기에 대해 생각하는 게 더 많아진 것 같다. 가치관도 더 확고해지고 했다. '인범이 너는 짧게 가지 말고 멀리 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줬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주어진 대로 잘 행하자라는 내 신념이 더 굳건해지고 명확해진 느낌이었다. 유연석 선배에게는 후반에 다 달았을 때 '오늘도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언젠가부터 받아주며 '나도 사랑해'라고 해줘서 감사했다. 서현진 선배는 많이 신기했다. 연기할 때 눈을 보는데 내가 빨려 들어갈 것 같더라. 더 신기한 게 장면도 돋보이고 나도 돋보이게 해주더라. 현장에서 모든 분들이 밝고 분위기 메이커였다. 다 포함해서 완벽한 팀워크였다”

# 사임당 속 이겸과 한상현
'사임당'에서는 1인 2역을 소화해야 했다. 극중 송승헌이 연기한 이겸의 아역과 이영애가 맡은 서지윤의 조력자 한상현 역으로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180도 다른 연기를 펼쳐야만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때보다 엄청 긴장했다. 긴장하는 것을 알고 있다 보니 연습을 많이 했다. 매일 밤새가면서 준비했다. 어찌됐든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내 첫 연기였다. 더 중요했던 것은 시간이 지나서 이 작품을 모니터링을 했을 때 부끄럽거나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러지 말자 해서 주어진 거 잘해보자 해가며 밤을 새서 준비했다. 선배님들이 너무 잘하니까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서 오로지 믿을 것은 연습량뿐이었다”

생(生)초짜 신인이었으니 긴장되는 마음이야 당연한 것일 터. 더욱이 1인 2역에 사극 연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 캐릭터가 달라서 스타일이 달랐다. 사극이 어렵다는 생각을 안했다. 톤, 억양은 마지막으로 잡았다. 빨리 본질적인 것부터 찾자 해서 그것부터 고민했고, 이후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다만 겸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인물로 설정돼 있어서 그림을 배우긴 했다. 오히려 현대신은 준비할 게 많았다. 한상현 역할이 나이도 어린데 시간 강사였다. 그 때문에 논어 주자 성리학 등을 읽었다. 동양 미술 다 알아야 해서 촬영 몇 달 전부터 서울 미술관을 다녔다. 미술을 알지 못하면 할 수 없어서 붓글씨 그림 동양 미술사 그런 것 많이 찾으러 다녔다. 쉬는 날도 '가서 공부해야지', '한상현으로 살자' 해서 졸리더라도 보기라도 하자 했었다. 미술 작품은 정말 많이 봤다. 조선시대 산수화를 비롯해 어진도 보러 갔으니까. 빨리 녹아들어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양세종

운 좋게도 이영애와 호흡을 맞췄다. '낭만닥터 김사부'에 한석규가 있었다면 '사임당'에는 이영애가 버팀목이 됐다. 

“선배님에게 표현은 못했지만 믿음을 주고 싶었다. 사실 연기할 때 선배님 의지를 많이 했다. 심각하게 많이. 그런 게 들춰지면 장면을 만들어야 하는데 부담이 될까 티 못 냈다. 마음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다. 이영애 선배는 그런 어떠한 기운이 있다. 아우라가 있다. 말은 적고 인자함이 가득하다. 그러다 보니 간혹 하는 조언이 크게 오더라. 한석규 선배와 이영애 선배는 스타일이 다르고 포스도 다르지만 이 분들이 왜 존경을 받는지는 보니까 알겠더라. 그 기운 자체가 있더라. 괜히 존경받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어떤 사람들로 하여금 롤모델로 삼는 게 괜히 그런 게 아니구나 했다”

# 나, 양세종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양세종에 대한 정보를 찾기 쉽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에 이름 석 자를 검색해도 이름과 사진뿐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그에 대해 탐구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짤막 프로필

이름: 양세종, 출생: 1992. 12. 23, 키 몸무게: 182cm 69kg, 가족관계: 무녀독남(외동), 혈액형: B형,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휴학 중, 취미: 향수 모으기, 새벽에 걷기, 와인도 좋아함, 좋아하는 배우: 브래들리 쿠퍼, 좌우명: 주어진 대로 잘하는 것

양세종

양세종은 애초에 배우에 대한 꿈도 목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단다. 오직 주어진 대로 잘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였다고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고등학교 때 연극 한 편을 보고 배우라는 직업에 시쳇말로 꽂혔다.

“그때 당시 내가 웃고 울먹이고 떨고 있는 모습이 부끄럽고 간질간질했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을 봤는데 친구들도 똑같더라. '이 직업 해야 겠다'가 아닌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연기를 배우고 싶어서 학원에 다니고, 대학교 시험을 준비했지만 재수를 해야 했다. 한예종은 재수 끝에 입학하게 됐다. 그렇게 연기를 준비하고 소속사 오디션을 본 후 드라마 촬영까지 하게 됐다”  

한 해에 수많은 신인 배우들이 쏟아진다. 그 중 데뷔작을 통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배우는 몇 되지 않는다. 그런 경우에  양세종은 굉장히 운 좋은 케이스다. '낭만닥터 김사부'로 얼굴을 알렸고, '사임당'을 통해 이름을 각인할 태세다.  

“주어진 대로 가고 싶다. 배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내 선택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주어진 것을 잘하자라는 마음이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멀리 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것을 행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손재은 기자 jaeni@sb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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