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美 거장' 로버트 알트만x폴 토마스 앤더슨 기획전 개최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2.10 14:22 조회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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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 로버트 알트만과 폴 토마스 앤더슨의 기획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시네마테크 KOFA 1관에서 두 감독의 대표작을 상영한다. 

1925년생인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시드니 루멧, 존 카사베츠, 스탠리 큐브릭 등과 함께 1970년대 '뉴 할리우드'를 이끈 대표적 감독이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화 문법, 즉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벗어난 다층적 서사와 탈중심적인 숏 구성, 여러 명의 등장인물로 구성된 앙상블 캐스트와 실험적인 사운드 레코딩 등으로 동세대 감독은 물론 이후 세대인 마틴 스콜세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등과 함께 혁신적인 스타일의 시네아스트로 평가받는다.

단편 '담배와 커피'(1993년)가 선댄스영화제 단편 부문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자질을 드러낸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첫 장편 영화 '리노의 도박사'(1996년)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곧 포르노 산업의 이면과 몰락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부한 '부기 나이트'(1997년)와 유려한 흐름으로 다양한 등장인물의 과거와 현재, 관계를 담아낸 '매그놀리아'(1999년)로 동시대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로 급부상한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작품에서 로버트 알트만의 영화적 유산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두 감독의 각각의 대표작인 '숏 컷'(1993년)과 '매그놀리아'만을 보더라도 많은 수의 등장인물로 구성된 앙상블 캐스트와 탈중심적이고 다층적인 서사 구조, 이를 통해 미국의 자본주의의 이면과 가족주의의 분열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점만 보더라도 둘의 유사성은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두 감독의 영화적 행보를 단순히 후배 감독이 선배의 영화적 스타일만을 뒤따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 인터뷰에서 “당신에게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어떤 존재였냐”는 질문에 P.T. 앤더슨은 '영감Inspiration'이라 답했다.

그의 대답에서 확인할 수 있듯, 평생 할리우드의 경계에서 혁신적인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 작업을 하며 미국 사회에 일침을 가했던 로버트 알트만과 그의 영화적 유산을 흡수해 자신만의 고유한 영화 세계를 창조하며 동시대 여느 감독보다 묵직하고 엄숙한 질문을 던지는 폴 토마스 앤더슨은 마치 거울 쌍을 보는 듯하다.

알트만 감독의 유작 '프레리 홈 컴패니언'(2006년)의 스탠바이 감독이 바로 P.T. 앤더슨 감독이었던 이유 역시 두 감독의 세계관과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번 '로버트 알트만 X 폴 토마스 앤더슨'은 두 감독의 주요 작품 14편을 함께 상영함으로써 두 감독의 영화 세계를 비교하고, 동시에 우리 시대의 마스터피스를 한 자리에서 즐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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