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서은수, 행복을 꿈꾸는 福터진 신인 배우

강선애 기자 작성 2017.02.14 14:42 조회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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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수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신인 배우가 작품 출연기회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운 좋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작품에 들어간다손 치더라도, 그 작품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출연작의 성공으로 신인 배우가 이름을 알리는 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서은수는 지난해 데뷔한 신인배우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 표나리(공효진 분)의 연변 출신 새어머니 리홍단 역으로 출연해 처음 대중에 얼굴을 알렸고, 곧바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 봉직의 우연화 역으로 투입돼 연거푸 연기를 선보였다. 출연기회조차 잡기 힘든 신인배우가 두 작품에 연속으로, 그것도 모두 '대박 성공'을 이룬 작품들에만 출연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서은수는 스스로 “작년에 복(福)이 컸다”라고 말한다. 두 작품 모두 오디션에 합격한 것이, 그 작품들이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것이, 작품 외적으로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모두 복이란다. 1년 사이 휘몰아친 일들과 달라진 상황이 아직 낯설게만 느껴지는 그녀다.

서은수

#'질투의 화신'과 '낭만닥터 김사부' 연속 출연, 복 터진 신인 배우 

이제 막 배우로서 한 걸음을 내디딘 서은수. 그녀는 데뷔와 동시에 두 작품을 연달아 하며 연기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두 작품을 하면서 제가 얻은 게 정말 많아요. 훌륭한 작품들에 들어가서 좋은 선배님들과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제게 정말 큰 행운이죠.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느꼈고, 연기에 대한 제 가치관도 좀 더 뚜렷해졌어요.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좋은 기운이 생긴다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라 시청률 결과도 좋았던 것 같아요.”

서은수가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연기한 우연화는 초반 갈 곳이 없어 배경이 된 돌담병원에 눌러 지내며 허드렛일을 도운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우연화라는 이름과 중국 출신이란 것 외에 그녀에 대해 알려진 건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그녀가 돌담병원에 봉직의로 돌아왔다. 노숙자인 줄 알았던 인물이 사실은 의사였다는, 생각지 못한 반전 코드였다.

“연화가 한 번 극에서 퇴장했다가 돌담병원에 돌아오는 것을 전후로, 개인적으로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된다고 생각했어요. 의사로 돌아온 연화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 전의 연화가 억눌리고 말도 잘 못했다면, 이제 눈빛부터 달라진, 실수를 해도 강단은 있는 그런 연화를 표현하고자 했어요.”

서은수

이제 겨우 두 작품째다. 서은수는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게다가 그 힘들다는 의학드라마의 의사 역할이니, 대사를 외우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다고 거기서 멈춰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보다 더 많이 연습해야겠다고 강하게 다짐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13회분부터 연화가 의사가 됐는데, 확실히 어렵더라고요. 대사를 아무리 달달 외우고 가도, 현장에서 연기하려면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얘졌어요. 전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해도, 현장에서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끼면 순간 얼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대사가 씹히고 몸이 얼어 연기도 딱딱하게 나왔어요. 그런 모습을 모니터하면, 제가 봐도 프로 의사 같지 않아 보여 속상했어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100%가 아니라, 120% 더 완벽하게 준비하고 연습해서 가야겠구나. 연습벌레가 되어야겠구나.”

#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절대 잊지 못할 좋은 선배들

'낭만닥터 김사부' 현장에서 서은수는 경력으로 막내였다. 데뷔한 지 27년이나 됐고 '명품배우'라고 칭송받는 한석규 앞에서 고작 몇 개월 된 신인이 떨지 않고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서은수는 한석규 덕에 오히려 주눅 들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솔직히 처음엔 주눅이 많이 들었는데,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장은 절 주눅 들 수 없게 만들었어요. 제가 주눅 들어 있으면 한석규 선배님은 그걸 바로 알아채시고 '우리 연화 잘한다!'라며 파이팅을 외쳐주셨어요. 선배님이 그렇게 해주시면 힘을 내서 더 집중할 수 있었죠. 감독님도 제 실수에 단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괜찮아, 실수할 수 있는거야'라며 더 준비할 수 있게 기다려 주셨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모든 분들이 사랑으로 대해 주신, 제겐 정말 잊을 수 없는 현장이에요.”

한석규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에 눈물을 글썽인 적도 많다. 진짜 김사부처럼, 후배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한석규의 배려에 차오르는 눈물이 부끄러워 허벅지를 꼬집으며 눈물을 참기도 했단다.

서은수

“너무 대선배님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한석규 선배님은 그런 분이 아니었어요. 먼저 다가와서 고민을 물어봐 주시고, 해결법을 직접 알려주는 대신 제게 생각할 거리를 주셨어요. 제게 '오랫동안 연기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하신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선배님이 그렇게 말해주실 때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는데, 거기서 우는 게 부끄러워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참았어요. 제겐 정말 '김사부' 같은 존재셨어요.”

서은수는 유연석(강동주 역)과 서현진(윤서정 역)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극 중 연화가 동주를 좋아하듯, 서은수는 진심으로 유연석에게 빠져 있었다. 물론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멋진 선배에 대한 존경심으로 말이다. 또 롤모델로 삼을 만큼, 서현진을 향한 마음도 컸다.

“연석 선배님은 진심이 느껴지는 사람이에요. 카메라 불이 켜지든 꺼지든 항상 밝게 인사하며 챙겨주시는 모습에서, 사람을 대하는 진심이 이런 거구나 싶었죠. 동주에게 반한 연화처럼, 제가 선배님을 바라보는 눈에 존경심과 하트가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현진 선배님도 제가 정말 사랑하는 선배예요.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여배우의 길을 제게 많이 알려주셨어요. '여자판 김사부'랄까요? 꼭 현진 선배 같은 배우가 되어야겠다, 롤모델로 삼게 됐어요. 멋진 선배들과 함께해서 정말 행복했어요.”

# 배우의 꿈을 이룬 소녀, 이제 행복을 꿈꾸다

부산 출신의 서은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의 연기재원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다. 초등학생 때의 꿈을 이루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어릴 적 꿈을 현실화시켰으니, 그녀는 이미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늘 배우가 꿈이었어요. 어릴 때 세일러문 다음으로 배우가 될 거라고 말하곤 했어요. 부모님이나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보여주는 걸 좋아했죠.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잠깐 무용을 했었는데, 무대에 서는 것은 비슷해도 제 적성과는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연기를 시작했고 한예종에 들어가게 됐어요. 친구들은 제가 초등학생 때 꾸던 꿈을 실제로 이룬 게 신기하다고들 말해요.”

서은수

꿈을 이뤘다고 더 이상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이제 배우로서, 또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아는 인간으로서, 더 현실적인 꿈을 키워가고 있다.

“배우로서 필모를 많이 쌓아가고 싶은데, 그렇다고 초조해하진 않았으면 해요. 제가 일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계속 뭔가를 하고 싶고 이뤄가고 싶은데, 그걸 못하면 스스로 자책하는 스타일이죠. 들어가고 싶은 작품에 못 들어간다 해도, 저 스스로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순간을 즐기고, 그러다 제게 작품이 온다면 그 때 거기에 집중하고자 해요. 주어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 살면서, 후회 없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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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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