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샤우팅 대신 화음... ‘노래하는 아나운서’ 이재형 장유례 안현준의 유레카!

작성 2017.03.09 11:16 조회 945
기사 인쇄하기


[ SBS연예뉴스 | 김재윤 선임기자] '유레카(Eureka)!'

아르키메데스가 올 누드인 것도 잊은 채 '발견'의 기쁨을 누리면서 외친 한 마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7년, 방송가에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꿈과 희망을 발견하며 “유레카”를 외친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SBS스포츠(SBS Sports)의 이재형, 장유례, 안현준 아나운서. 음대 출신의 세 아나운서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하고 격월간으로 노래를 선보인다.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재능과 감성 세포를 일깨운, 그러면서 따뜻하고 희망찬 내일을 발견한 세 사람의 '유레카'.


10년 만의 도전, 고비도 있었지만...

작곡과 출신의 장유례 아나운서가 구상과 기획을 하고 노래를 만들었다. 그리고 성악과 출신의 이재형-안현준 아나운서가 아름다운 화음으로 화답했다.

세 사람은 격월간(Bimonthly)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 나서 지난 2월 첫 곡인 '문라이트 드림(Moonlight dream)'을 발표했다.

'문라이트 드림'은 새벽 시간대 해외축구를 중계하는 두 사람이 한밤중에 중계를 마치고 나오며 어둠 한가운데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그린 곡이다.

홍일점이자 장유례 아나운서가 먼저 이 프로젝트의 첫 발을 내딛었고, 자신의 닉네임인 '유레카J(Eureka J)'로 노래를 공개했다.

“주위에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사람들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어요. 틈나는 대로 작곡도 하고 있었기에, 가까이 있는 회사 후배 아나운서들과 함께 시작했죠. 평소에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그 과정에서 함께 해보자는 교감이 있었고, 후배 아나운서들의 적극 참여로 프로젝트의 닻을 올릴 수 있었어요”(장유례, 이하 장)

세 사람이 의기투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후배 PD는 주말을 반납한 채 노래 영상을 편집했고, 음향감독도 내 일처럼 녹음을 적극 지원했다.

스포츠 캐스터로 변신하면서 한동안 노래와 인연의 끈을 놓았던 이재형 안현준 아나운서도 짬을 내어 연습에 매진했다.

두 사람은 새벽 중계로 고단해진 몸을 이끌고, 보컬 트레이닝까지 받는 열의를 보였다.

“주 업무인 캐스터 못지않게 이번 프로젝트도 소중했어요. 캐스터 생활하면서 10년간 노래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레슨도 받고 학창시절 미처 깨닫지 못한 것도 알게 되었죠. 학창시절엔 전공이라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엔 다 내려놓고 편안하게 했어요”(이재형, 이하 이)

“작년에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무산됐어요. 너무 아쉬웠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기뻤어요. 예전에 뮤지컬배우 하려고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안현준, 이하 안)

하지만, 야심찬 시작과는 달리 고비도 있었다. 세 사람이 당초 생각했던 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던 것.

“처음엔 가요를 할 생각이었는데 성악과 출신의 두 아나운서와 의기투합하면서 성악곡으로 바꿨어요. 하지만 처음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죠. 두 사람 목소리가 잘 안 섞였어요. 걱정도 했었지만 이재형 아나운서가 발성을 바꿔주고, 점차 호흡이 맞아가면서 생각했던 것 이상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어요”(장)

“체력적인 부분은 괜찮았어요. 전날 중계하고 나서 노래에 지장 있을까봐 걱정되었죠. 이재형 선배나 저나 한동안 노래를 쉬다 하다 보니 감을 살리는 게 어려웠어요. 클래식도, 가요도 아닌 곡이라 콘셉트를 맞추는 게 어려웠죠”(안)

“안현준 아나운서는 뮤지컬 발성이고, 전 성악을 전공한데다 축구 중계하면서 샤우팅을 해서 성악 발성과 가까워요. 그래서 제가 뮤지컬 발성으로 바꿨죠. 처음 해 본 발성이고 극과 극의 발성이라 그 차이를 줄이는 게 어려웠어요. 두 사람 합을 맞추는 부분도 어려웠고요. 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을 다듬고 한 달 정도 연습하니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 수 있었어요”(이)


최종목표, 희망을 중계하는 캐스터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거쳐 '문라이트 드림'을 발표한 이재형-장유례-안현준 아나운서. 노래가 발표되면서 첫 프로젝트도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세 사람에게 본격적인 프로젝트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듣자마자 단박에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는 아니지만, 은은하게 들어와 가슴을 촉촉이 적시는 노래라고 평가한 이재형 아나운서는 이 여운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목표를 세웠다. 

“EPL 새벽 중계를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 뿌듯함과 동시에 모든 걸 쏟아내고 난 뒤의 공허함이 동시에 와요. 그런데, 노래 녹음을 하고, 실제 달빛 아래서 데모버전을 들으며 귀가하는데 정말 큰 힘이 되더군요. 들으면 들을수록 깊은 맛이 있어 곱씹게 되는 노래고, 선율이 곧 가사고 가사가 곧 선율인 노래에요. 그래서 이 노래를 통해 제가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여러분들께 공유해드리고 싶어요. 특히,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이)

안현준 아나운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노래하는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노래도 잘하는 아나운서로 각인되고 싶어요. 주위에 노래 잘하는 아나운서들이 많은데 그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나운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안)

기획자인 장유례 아나운서는 다음 프로젝트(4월)에서 '문라이트 드림'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곡을 선보이려고 한다.

“첫 곡으로 성악곡을 했으니 이번엔 가요에 도전하고 싶어요. '문라이트 드림'이 희망을 주는 노래인 만큼 신곡은 '봄에 이별하는 노래'가 어떨까 해요.(웃음) 아울러, 이재형-안현준 아나운서 이외에 다른 보컬도 염두해 두고 있어요. 음원도 내고, 노래가 모이면 음반으로도 제작하고, 기회가 된다면 공연도 하고 싶어요. 앞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싶습니다”(장)

그리고, 세 사람에겐 또 하나 공통의 목표가 있다. 노래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과 소통하고 따뜻함을 전하는 일이다.

“축구중계를 통해 즐거움을 드렸던 것처럼 노래를 통해서도 행복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곡 작업할 때도 노랫말이 희망적인 내용이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죠. 힘든 사랑 끝에 결혼하는 커플의 축가도 불러드리고 싶고, '문라이트'처럼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경기를 중계하는 사람에서 희망을 중계하는 사람으로, 그들은 그렇게 노래를 통해 새로운 날들을 발견하고 있었다.

jsam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