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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생 설거지나 해”…소속사대표, 인디밴드 가수 폭행 사건 전말

최종편집 : 2017-03-13 11:03:02

조회 : 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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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l강경윤 기자] “사과만 바랐을 뿐입니다. 'XX. 넌 평생 설거지나 해'라는 말을 듣고 사과해달라고 했습니다. 돌아온 건 그분과 매니저의 일방적인 폭행이었어요. 알바생은, 무명가수는 이런 취급을 받아도 되나요.”

지난달 16일 밤 10시 30분께 서울 합정동 일명 홍대 앞 거리에서는 가수 출신 가요기획자 박 모 씨와 매니저 A씨의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사과해 달라.”고 뒤따라온 20대 인디밴드 가수 MAAN의 이경욱과 윤일상 밴드 142의 보컬 이지석을 마구 때렸고, 이후 경찰관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 “평생 설거지나 해” 소속사 대표의 갑질

사건의 발단은 박 씨와 A씨가 합정동의 한 식당에 술 취한 채 찾아오면서부터. 폐점을 30분 앞두고 마감 중이었던 아르바이트생 이경욱은 박 씨 일당에 '마감이 30분밖에 남지 않아 술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박 씨는 삿대질을 하며 “너는 평생 설거지나 해.”라고 갑질을 했다.

이후 박 씨 일당은 식당 문을 나서며, 당일 정산을 하던 여자 아르바이트생 노트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너는 평생 노트북만 하고. XXX아.” 이에 이경욱과 이지석은 문을 나서는 가해자들에게 “욕설을 한 것과 노트북을 내리친 것에 대해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 사과 대신 돌아온 건 욕설과 폭행

돌아온 건 인신공격성 욕설과 폭행이었다. 가게에서 150m 정도 떨어진 길거리 한복판에서 박 씨와 매니저는 이경욱과 이지석을 마구 때렸다. 이경욱은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너도 좀 맞아. XXX아.”라는 말과 함께 주먹과 발길질이 10~20차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을 찾았을 때 박 씨와 A 씨는 그들의 사옥이 있는 건물 앞까지 이동한 상황. 이후 경찰의 연행에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여성경찰을 포함한 경찰관 3명에 목을 조르거나 주먹으로 손을 쳐 피가 나게 하는 등 폭행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순찰차도 파손됐다. 뒤늦게 현장을 찾은 소속사 직원들은 경찰관들의 박 씨 연행을 막아 잇달아 입건됐다. 당시 경찰은 테이저건을 발사해 일당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폭언은 경찰서에서도 이어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박 씨는 담당 경찰관들에게 “나는 무서운 거 없으니까. XXX이 영업이 안 되니까. 누가 이기나 보자.” 등 이성을 잃은 상태로 1시간 가까이 폭언을 쏟아냈다.

◆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될 일…공개 사과 원해”

피해자 이경욱은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그의 소속사에 따르면 이경욱은 물리치료와 함께 정신과 치료가 불가피한 상태. 박씨와 A씨는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박씨를 체포하려는 경찰관을 방해한 혐의로 입건된 소속사 관계자 2명은 기소의견으로 각각 송치됐다.

이번 사건에 최소 4명이 연루됐지만 박 씨가 이끄는 소속사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소속사 관계자들은 피해자들의 병원에 밤늦은 시간 불시에 찾아와 합의금을 제시하거나 “이후 활동을 도와줄 수도 있다.”는 말로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강경한 상태다. 박 씨가 이끄는 소속사 측의 향후 재발방지 대책과 공식적인 사과가 있지 않다면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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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이경욱 측 관계자는 SBS 연예뉴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인디계에서 힘없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피해자들이 그런 성공한 기획사의 대표와 계속해서 대립각을 너무나 어려운 일임을 체감하고 있다. 솔직히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이렇게 그냥 넘어가면 우리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길 게 뻔하다. 꼭 공개사과와 책임 있는 대책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박 씨는 한 대형기획사의 1세대 아이돌 가수 출신으로 1998년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성과 이름이 본명과 전혀 다른 예명을 사용 중이다. 지난해 박 씨는 가요계에서는 드문 여성 2인조 밴드를 성공 대열에 올려놓아 성공한 음반 제작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