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김지혜의 T-view] "풍자코미디, 빗장 풀다"…제대로 까는 '캐리돌 뉴스'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3.16 14:38 조회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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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돌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통령 탄핵이 바꿀 방송가 풍경 중 하나는 빗장이 닫혔던 시사 풍자 코미디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과거 '여의도 텔레토비'로 대표되던 'SNL 코리아'는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19금 섹드립 코미디'로 방향을 우회한 바 있다.

최근의 정치적 격동은 방송가 지형에도 큰 영향을 끼칠 터. 그 와중에 본격 정치 풍자 코미디 '캐리돌 뉴스'가 첫 방송돼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향을 얻었다.

지난 15일 밤 11시 SBS 플러스에서 첫방송된 '캐리돌 뉴스'(연출 이준호, 극본 박찬혁)는 전직 대통령, 전전직 대통령, 국정 농단의 주역, 차기 대선 주자들을 속시원하게 까고, 물고, 뜯었다.

'캐리돌 뉴스'는 기존의 정치 시사 프로그램과 달리 무거움을 벗어던졌다. 그야말로 촌철살인, 뼈있는 유머로 답답한 정치, 사회를 향한 사이다를 선사했다. 

캐리돌

1회는 '4면퀴즈', '밤참뉴스', '캐리 팝스타', 'MB의 경제뉴스', '그들이 알고 싶다', '거짓말도 찬란하 神 허깨비'까지 총 6개의 코너로 구성됐다.

코너명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뉴스와 신문에서 각광받고 있는 문제적 인물을 총출동시켜 풍자와 해학의 코미디 쇼를 펼쳤다.

먼저 첫 코너인 '4면퀴즈'는 '의왕대학원' 편으로 꾸며졌다. SBS 8뉴스의 김성준 앵커를 모델로 한 김 앵커가 초대석에 GH를 불러 '최순실 게이트'로 재판을 받고 있는 순siri, 이 부회장, 기춘대원군, 차 감독에게 퀴즈를 내게 했다.

GH는 첫 번째 문제인 '관저'에 대해 "이거는 내가 좀 많이 좋아합니다. 여기 있는 거를. 일도 하고, 쉬고, 사람도 만나고..."라고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에 기춘대원군은 "저는 모릅니다. 본 적도 없고"라고 답을 한다. 이 부회장은 갑자기 생각난 듯 "독대!"를 외친다.

캐리돌뉴스

이어 '국정교과서', '대포폰', '우병우' 등을 퀴즈로 내고 네 인물은 계속해서 동문서답으로 GH를 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눈길을 끈 코너는 SBS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 스타'를 패러디한 '캐리팝 스타'였다. 심사위원으로는 시민엔터테인먼트의 유 작가, 원책엔터테인먼트의 전 스트라다무스, 포커 엔터테인먼트의 트럼프가 참석했으며, 방청객에는 GH와 순siri가 착석했다.

오디션에 참가한 후보자는 황교만과 무승민이 한 팀을 이룬 '악동 브라더스'. 본 무대를 보기 전 유 작가는 "건빵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황교만 군, 침바른 엔터테인먼트의 무승민군, 두 사람 듀엣으로 뭉친 거예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황교만은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제가 아시다시피 요즘 집안일이 시끄러워서.. 누나가 사고를 좀 쳤거든요"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옆에 있던 무승민은 "그래서 저희가 오늘 준비한 노래도 요즘 대세라는 문제 있는 연습생을 향한 메시지입니다"라고 말하며 꿈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캐리돌 뉴스

악동 브라더스가 준비한 노래는 악동 뮤지션의 히트곡 '다리 꼬지마'였다. 두 사람은 종전의 가사를 개사해 문대세를 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래를 들은 전스트라다무스는 "두 사람이 너무 어울려서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극찬했고, 트럼프 역시 "베리 베리 엑설런트!"라고 호평했다.

또 다른 코너인 밤참뉴스, MB의 경제뉴스에서는 전전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을 흉내 낸 MB가 등장해 GH와 정치, 경제 현안을 놓고 셀프 디스 토론을 벌여 실소를 자아냈다.

'그들이 알고 싶다' 코너에서는 김상중하가 출연해 "미씽 나인, 기억의 저편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잊혀진 인물들을 찾아내보겠습니다"라며 이동흡 변호사를 조명했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거짓말도 찬란하신 허깨비' 코너에서는 GH와 순siri의 커넥션과 밀담을 패러디에 웃음을 자아냈다. 허깨비에서는 GH의 '진실된 사람들'로 알려진 측근들도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캐리돌 뉴스'는 SBS 플러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시사정치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캐리돌'(CariDoll)은 캐리커처(Caricature)와 인형(Doll)의 합성어로, 실제 이슈 인물과 똑같이 닮은 인형들이 출연해 신랄한 비틀기로 통쾌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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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실존 인물과 똑 닮은 인형과 목소리다. 대한민국의 질타를 받고 있는 문제적 인물의 목소리를 담당한 이는 코미디언 배칠수, 정성호, 안윤상, 전영미 등 정치인 풍자의 달인과 김일, 최정호 등의 전문 성우다. 

특히 전영미는 GH와 순siri를 1인 2역 해 다재다능한 면모를 발휘했다. 특히 "그러다 다 죽어, 클났네" 등 최순실의 전화 통화 목소리를 실감 나게 흉내 내 호평받았다. 성우 김일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의 느린 중저음의 목소리와 말투를 똑같이 흉내 내 눈길을 끌었다. 

흥미로운 제작 후기도 있었다. '캐리돌 뉴스' 1회 녹화가 완료된 시점에 대통령의 탄핵 소식이 전해진 것. 제작진은 1회 내부 시사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의성에 따른 추가 녹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작가와 성우진에게 추가 대본과 연기를 부탁했다.

4면 퀴즈에서 단 한 문제도 맞추지 못한 국정농단의 주역 4인방을 보며 답답해하던 GH는 "이 오답의 결과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들한테만 감사 말씀 드립니다"라고 말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불복을 시사한 듯한 민경욱 전 대변인의 입장 발표를 패러디했다.

캐리돌 뉴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이준호 PD는 "시의성을 고려한 추가 녹화였다. 요즘 시시각각으로 정치계가 들썩이다 보니 앞으로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준호 PD는 "오랜만에 준비한 정치 풍자 코미디인 만큼 눈치 보지 않고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캐리돌 뉴스'는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정치 풍자 코미디쇼의 부활을 알리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매주 정치, 사회 뉴스를 반영한 참신한 코너로 대중의 관심을 적극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본 방송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 SBS Plus, SBS연예뉴스, SBS CNBC에서 동시에 방송된다. 1회 방송분은 20일 오전 11시 SBS MTV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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