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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소녀의 사망’…그것이알고싶다. 죽음을 부른 실습 추적

작성 2017.03.17 10:02 조회 3,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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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19살 소녀의 사망 사건을 파헤친다.

1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최근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시신으로 떠오른 19살 소녀의 사망 사건을 토대로 현장실습을 둘러싼 열아홉 청춘 잔혹사를 집중 조명한다.

지난 2017년 1월 23일 어느 추웠던 겨울날 남자는 운치 좋기로 유명한 전주 한 저수지의 경치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런데 물 위에 생긴 얼음 결정을 촬영하던 남자의 카메라에 검은 물체가 포착되었다.

목격자는 “새카만 잠바였는데 물에 이렇게 부풀어 가지고 불룩 튀어나왔더라고요. 느낌이 사람 같았어요”라고 증언했다.

이 남자의 예감은 들어맞았다. 살얼음 낀 수면 아래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마네킹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발견 당시 화려한 액세서리와 진한 화장 때문에 30대로 추정됐지만 열아홉 살 고등학생인 홍수연 양으로 확인되었다. 전날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선 그 길이 그녀의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경찰조사 결과 시신에서 눈에 띄는 타살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살이라고 단정할만한 근거 또한 없었다. 유서도, CCTV 단서도 없었고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통화내역도 확인해 보았지만 의심할 만한 용의자를 특정할 수도 없었다. 청천벽력 같은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홍수연 양의 부모님은 일손을 놓고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고 있다.

고(故) 홍수연 양의 어머니는 “내 자식 내가 알죠. 분명히 뭔가 있었어. 애가 그렇게 강하면서 명랑하고 당당하고 그랬는데… 이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더라고”라고 밝혔다.

고 홍수연 양은 지역의 A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고, 당시 학교 현장실습의 일환으로 지역 콜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었다. 일을 시작한지 5개월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별다른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홍수연 양 사망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던 중에 전국 각지에서 제보가 쇄도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나갔던 학생들이 홍수연 양의 죽음과 관련해 자신들의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중에서도 유독 B 마이스터고에 대한 제보가 줄을 이었다. 지난 5년간 취업률 100%를 자랑하며 전국 1위의 마이스터고로 명성이 자자한 이 학교의 졸업생은 현장실습을 나갔던 기업과 학교에 대한 뜻밖의 사실들을 털어놓았다.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이 그에 대한 대가를 학교에서 치러야 하는 이른바 '빨간 조끼 징계'를 받거나 학교로부터 위장취업을 강요받았다는 것. 이 밖에도 현장실습 도중 받았던 인권침해에 대한 폭로도 끝없이 이어졌다.

한 제보자는 “회사 그만두고 다시 학교 왔다고 징계받거든요. 빨간 조끼 입고 학교 청소하고…”라고 증언했다.

학교도 노동현장도 학생을 책임지고 보호해주지 않고 있었다. 현장실습생들이 청소년이며 실습생이라는 불리한 지위로 일상적인 폭력과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교육부는 미봉책들을 내놓기도 했지만 비극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측은 “조기 취업을 꿈꾸며 현장실습에 나선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현장실습을 둘러싼 열아홉 청춘 잔혹사를 집중 조명해본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방송된다.

사진=SBS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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