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남상미’라는 일일극의 태그... #반창고 #여유 그리고 #악역

작성 2017.04.17 09:24 조회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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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

[ SBS연예뉴스 | 김재윤 선임기자] '사이다'

탄산음료를 지칭하는 이 단어는 방송가에서 권선징악 상황, 극 중 주인공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는 상황, 해피엔딩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그리고 최근 방송가에서 '사이다'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이끌어낸 배우가 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김과장'에서 정의감 넘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의 회사원 윤하경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준 남상미다.

남상미는 '김과장'에서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거침없는 돌직구 멘트를 날리는가 하면, 진취적이고 당당한 여성 직장인의 모습을 그려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얼짱 알바생에서 연기자로, 그리고 아내이자 엄마로 자신의 태그를 끈임 없이 바꿔가고 있는 남상미. 그녀를 만나 자신을 둘러싼 현재와 미래의 태그를 들어봤다.


#반창고

'김과장'은 종영했지만 남상미는 아직 '김과장'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하고 싶었던 작품을 만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인생작을 남긴 여운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도 너무 감사하지만, 따뜻한 사람들과 따뜻한 작품을 남겨서 좋았어요. 출연 섭외를 받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어요.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재미와 위로,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드릴 수 있어 시기적으로도 적절했고요”

남상미


남상미는 작품을 통해 일반인들의 삶의 무게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제작진에게 직접 러브라인을 배제하면 어떻겠냐는 '윤하경스러운' 당찬 제안을 하기도 했다.

러브라인 빠진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현실. 하지만 현장엔 동료애가 남아 있었다.

“하경이 도태되거나 치우치지 않게 끌어준 감독님, 작가님, 동료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이에요. 작품 들어가게 되면 자기 연기하기도 바빠 상대 캐릭터를 생각하기 힘들지만, 우리 배우들은 서로 상대 배우를 살려주려고 했죠. 저 역시 자연스럽게 배우들과의 합, 리액션 하나에도 더 신경 쓰게 되었어요. 함께 좋은 그림을 그린 느낌이었어요”

특별한 의미를 남긴 만큼, 사람들은 '사이다'라고 했지만 남상미는 김과장을 '반창고'라고 정의했다.

“아픔 있고 상처 있는 사람들에게 무심한 듯 따뜻하게 붙여줄 수 있는 반창고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아울러 나를 채워주고 든든하게 해주는 도시락 같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여유

'김과장'이 인생작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남상미는 외적으로는 동료애를, 그리고 내적으로는 여유를 꼽았다.

“예전엔 잘 해내야 한다는 고민과 강박이 컸지만 지금은 좀 더 여유로워졌어요. '얼짱' 출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주목을 받았고,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다른 연기자 지망생들을 보니, 간절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제가 나타나서 기회를 잡으면 그들의 기회가 줄어들고, 그렇기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야만 했죠. 그런 부분들이 잘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졌었어요”

특히 내성적인 성격이라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그녀는 결국 연기로 그 고민을 해소했다고 한다.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연기'라는 걸 새삼 깨달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았고, 비로소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여유는 '윤하경'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남상미


#예능, 그리고 #가족

그리고 그녀가 여유를 되찾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가족의 탄생'이다.

지난 2014년 드라마 '조선총잡이'와 영화 '슬로우 비디오'를 끝으로 남상미는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그리고 그 3년여의 공백기 동안 남상미는 결혼을 했고, 딸을 출산하며 엄마가 되었다.

“결혼과 출산, 정말 엄청난 변화였어요. 아이가 우는 것부터 남편 밥을 해주는 것까지 매일매일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제겐 생소한 첫 경험이었죠. 그런 경험들이 저를 더 단단히 만든 것 같아요. 지난 2년 6개월 동안 '남상미'라는 타이틀의 일일 드라마를 찍은 셈이죠. 가정을 꾸린 게 어마어마한 책임과 의무의 연속이었지만 이젠 다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왔어요”

그래서일까. 남상미는 복귀와 함께 '집밥 백선생'에 출연하며 생애 첫 예능에 도전했다.

남상미는 예능 울렁증 있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열의를 보이며 집밥 백선생의 모범 학생으로 자리매김했다.

“김과장과 집밥 백선생 스케줄이 맞물렸는데 배려해주신 양측 제작진에 감사해요. 결혼 후 시부모님과 함께 살다 독립할 무렵에 제의가 들어와 흔쾌히 출연하게 됐죠.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하기 힘들어 작품 들어갈 때는 다른 작품 대본을 안 읽는데 김과장의 윤하경도 집밥 백선생의 남상미도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해서 다행이었어요”

남상미


그리고 드라마와 예능을 동시에 잡은 데에는 남편의 외조도 큰 도움이 됐다. 남상미의 남편은 본방송은 물론, 방송을 놓칠 경우 다시보기까지 하며 꼼꼼히 모니터링을 했다고 한다. 동갑내기 친구처럼 아낌없는 조언도 큰 힘이 되었다고. 


#악역

남상미라는 일일 드라마를 그려가며 자신과 관련된 여러 태그를 만들어가고 있는 남상미. 그녀의 다음 목표는 '#악역'이라는 태그를 만드는 것이다.

“제가 연기의 신이 아닌 만큼 작품 속에서 저를 비우고 대본과 작품이 주는 색깔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나름대로의 캐릭터 해석을 경계했죠. 그러다 보니 비슷한 역할도 많이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영화 속에서 남자배우들이 욕하는 모습을 보면 시원시원해 보이고 스트레스도 풀릴 것 같거든요. 이왕 하는 악역이라면 느낌 자체가 어둡고 무서운, 그냥 원래 나쁜 사람을 그려보고 싶어요”

jsama@sbs.co.kr

<사진제공= 제이알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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