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배틀무비] '임금님'VS'특별시민'…연휴 흥행전, 1라운드 승자는?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4.24 10:17 조회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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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민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그 어느 해보다 횡재 연휴가 많은 2017년. 극장가는 5월부터 성수기에 접어든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도 모자라 장미 대선 휴일까지 맞물리며 4월 마지막 주부터 5월 둘째 주까지 최장 11일의 징검다리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황금연휴를 겨냥한 영화들이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의 포문은 오는 26일 나란히 개봉하는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과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이 연다. 두 영화의 맞대결로 시작해 일주일 뒤 '보안관'(감독 김형주)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감독 제임스 건)가 가세해 4파전을 형성할 전망이다.

우선, 지난 17일과 1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두 작품의 강약 포인트를 짚어봤다. 

임금님

◆ '임금님의 사건수첩', 종합선물세트와 클리셰 사이

줄거리: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이선균). 그를 보좌하기 위해 학식, 가문, 외모는 물론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상한 재주까지 겸비한 신입사관 이서(안재홍)가 임명된다. 충만한 의욕과 달리 어리바리한 행동으로 예종의 따가운 눈총을 한 몸에 받게 된다. 때마침 한양에 괴이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예종은 모든 소문과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예종과 이서는 모든 과학적 지식과 견물을 총동원,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선다.

300자평: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미스터리로 시작해 코미디로 이어지며 감동 드라마로 귀결하고자 한다. 왕이 영웅이 되는, 작금의 현실과 배치되는 설정은 촘촘한 세계관과 탄탄한 구성으로 뒷받침됐다면 영화적 재미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산만한 구성과 비현실적 전개가 발목을 잡으며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머물렀다. 게다가 성공한 퓨전 사극인 '조선명탐정', '해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흥행 포인트를 이입한 듯한 몇몇 설정의 기시감도 상당하다. 웃긴 영화가 아니라 우스운 영화가 돼버렸다.

특별시민

◆ '특별시민', 영화의 구멍 메우는 특별배우  

줄거리: 오직 서울만 사랑한다는 '서울 바라기' 변종구(최민식)는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최초의 3선 시장에 도전한다.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지향하며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쓰는 정치 9단 변종구는 선거 공작의 일인자인 심혁수(곽도원) 의원을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하고, 겁 없이 선거판에 뛰어든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까지 새롭게 영입한다. 하지만 상대 후보들의 치열한 공세에 예기치 못했던 사건까지 일어나며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다.

300자평: 한국판 '킹메이커', '프라이머리 컬러스'를 표방하는 '특별시민'은 정치 역학과 선거 메커니즘의 디테일을 잘 살려냈다. 특히 이재명+안철수+홍준표+박근혜 등 기성 정치인을 교묘하게 섞어 만들어낸 듯한 변종구라는 정치 괴물은 최민식의 징글징글한 연기에 의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문제적 인물로 재탄생했다. 선거전 물밑 양상을 흥미롭게 펼치던 영화는 중반 이후 두 번의 작위적 위기 카드를 꺼내며 찬물을 끼얹는다. 세상에서 제일 더럽고 추악한 곳이 정치판이라지만 아침드라마적 설정을 정치 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특별

◆ 김기자의 흥행 전망…'특별시민'◀'임금님'

'특별시민'이 소재의 시의성과 배우 파워를 내세웠다면 '임금님'은 소재의 참신함과 슬랩스틱 코미디로 오락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배우의 중량감으로는 '특별시민'의 압승이다.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라미란, 문소리, 박혁권 등 주, 조연의 연기 구멍이라고는 찾을 수 없다. 익히 알고 있던 배우들의 연기적 특징과 전작의 이미지가 영화 속 캐릭터와 묘한 충돌을 일으키면서 주는 재미가 상당하다. 

'임금님'의 경우 가벼운 코미디라는 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치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은 반면 피로감도 상당한 것은 사실이다. 코미디가 그리울 때가 되긴 됐다.  

그럼에도 '특별시민'의 우위를 예측하는 것은 관객 입장에서 조금 더 궁금한 영화라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이야말로 정치 이야기 없이 밥상머리가 조용할 리 없는 시기가 아닌가.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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