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영화 핫 리뷰

[배틀무비] 조선 히어로VS두 얼굴의 시장VS아재본색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5.02 12:08 조회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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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관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지각 변동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 6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질주하던 '특별시민'(누적 105만 4,248명)이 지난 1일 '임금님의 사건수첩'(누적 88만 438명)에게 1위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오는 3일부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와 '보안관'이 흥행 경쟁에 가세한다. 현재 전 예매 사이트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가 1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보안관'이 2,3위 권에 오르내리며 신작 효과를 누리고 있다. 

'가오갤2'의 개봉일 1위 데뷔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한국 영화들의 경쟁 우위를 점쳐봤다. 

임금님

◆ '임금님의 사건수첩', 종합선물세트와 클리셰 사이

줄거리: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이선균). 그를 보좌하기 위해 학식, 가문, 외모는 물론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상한 재주까지 겸비한 신입 사관 이서(안재홍)가 임명된다. 충만한 의욕과 달리 어리바리한 행동으로 예종의 따가운 눈총을 한 몸에 받게 된다. 때마침 한양에 괴이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예종은 모든 소문과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예종과 이서는 모든 과학적 지식과 견물을 총동원,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선다.

300자 평: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미스터리로 시작해 코미디로 이어지며 감동 드라마로 귀결하고자 한다. 왕이 영웅이 되는, 작금의 현실과 배치되는 설정은 촘촘한 세계관과 탄탄한 구성으로 뒷받침됐다면 영화적 재미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산만한 구성과 비현실적 전개가 발목을 잡으며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머물렀다. 게다가 성공한 퓨전 사극인 '조선명탐정', '해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흥행 포인트를 이입한 듯한 몇몇 설정의 기시감도 상당하다. 웃긴 영화가 아니라 우스운 영화가 돼버렸다.

특별시민

◆ '특별시민', 영화의 구멍 메우는 특별배우 

줄거리: 오직 서울만 사랑한다는 '서울 바라기' 변종구(최민식)는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최초의 3선 시장에 도전한다.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지향하며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쓰는 정치 9단 변종구는 선거 공작의 일인자인 심혁수(곽도원) 의원을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하고, 겁 없이 선거판에 뛰어든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까지 새롭게 영입한다. 하지만 상대 후보들의 치열한 공세에 예기치 못했던 사건까지 일어나며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다.

300자 평: 한국판 '킹메이커', '프라이머리 컬러스'를 표방하는 '특별시민'은 정치 역학과 선거 메커니즘의 디테일을 잘 살려냈다. 특히 이재명+안철수+홍준표+박근혜 등 기성 정치인을 교묘하게 섞어 만들어낸 듯한 변종구라는 정치 괴물은 최민식의 징글징글한 연기에 의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문제적 인물로 재탄생했다. 선거전 물밑 양상을 흥미롭게 펼치던 영화는 중반 이후 두 번의 작위적 위기 카드를 꺼내며 찬물을 끼얹는다. 세상에서 제일 더럽고 추악한 곳이 정치판이라지만 아침드라마적 설정을 정치 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보안관

◆ '보안관', 지역색 살린 복고 코미디…"아재야, 왔나"

줄거리: 과잉 수사로 옷을 벗게 된 형사 대호(이성민)는 고향 기장으로 내려간다. 드넓은 오지랖으로 보안관을 자처하며 마을 주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 평화롭던 바닷가에 비치타운 건설의 붐이 조성되고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나타난다. 이 무렵 해운대에 마약이 돌기 시작한다. 과거 마약 관련 범죄에 연루된 종진을 수사한 바 있는 대호는 그를 의심하며 처남 덕만(김성균)과 함께 수사를 시작한다.

300자 평: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유행하던 지역 기반의 코미디 영화다. 미국 서부극에서 활약하던 보안관이라는 개념을 전직 경찰 '대호'에게 이입했다. 보안관식 과학수사는 추리는 감으로, 범인은 촉으로 잡는다. 오프닝에서부터 '영웅본색' 무드를 형성하는 영화는 아재의 오지랖과 허세를 정감 넘치는 낭만으로 승화한다. 확고한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TK, PK 출신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주,조연, 단역까지 몸에 밴 언어를 바탕으로 맛깔난 코미디 연기를 펼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장 앞바다의 미역 향기가 스크린을 뚫고 나온다. 오랜만에 만나는 복고 코미디, 그 촌스러움이 되레 반갑다. 

◆ 김기자의 흥행 전망…'보안관'◀'특별시민''임금님'  

'보안관'은 개봉 주 신작 효과를 누리며 '특별시민'과 '임금님'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컬 수사극'을 표방한 '보안관'은 개봉 전부터 영화의 배경이 된 부산 시사회를 진행하며 지역민들의 입소문을 노렸다. 배급력도 무시할 수 없다. 3대 멀티플렉스 중 가장 많은 지역 체인을 가지고 있는 롯데시네마가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작인 '보안관'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시민'과 '임금님'의 초조함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입소문 효과에 힘입어 관객을 본격적으로 끌어모아야 하는 개봉 2주차지만,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관객층을 좀처럼 넓히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부터 '보안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2', '보스 베이비' 등 강력한 신작들이 개봉해 상영관 사수가 여의치 않다. 기존 1,000여 개 수준을 유지하던 상영관 수가 30% 이상 빠질 것으로 예상돼 관객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시민'은 현실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관객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고,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보안관'과 장르가 겹쳐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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