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칸 황금종려상은 깜짝 초청작 '더 스퀘어'…韓 영화는 무관(종합)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5.29 07:29 조회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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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퀘어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경쟁 부문 19편 중 가장 마지막에 초청된 영화 '더 스퀘어'였다.

28일(현지시각)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가 영예의 그랑프리를 받았다. 

'더 스퀘어'는 현대 미술 분야의 큐레이터인 한 남자가 '더 스퀘어'라는 제목의 설치 전시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전시를 알리기 위해 홍보사가 계획을 세우지만 선의와 이타주의적인 행동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벌어지는 부조리극이다. 

스웨덴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외스틀룬드 감독의 첫 영어 영화로 엘리자베스 모스, 도미닉 웨스트가 주연을 맡았다. 

이 작품은 지난달 13일 영화제가 발표한 경쟁 부문 초청작 18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주 뒤인 28일 깜짝 초청작으로 경쟁 부문 막차를 탔다.

칸영화제가 깜짝 초청작에게 황금종려상을 수여한 것은 이란의 거장 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 향기'(1997) 이후 20년 만이다. 

포스

올해 44살인 외스틀룬드 감독은 2004년 영화 '몽골로이드 기타'로 데뷔했다. 칸과의 인연은 두 번째 장편 '분별없는 행동'이 제61회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청을 받으며 시작됐다. 세 편째 장편 영화인 '플레이'는 도쿄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아시아에서도 주목받았다. 

국내에 감독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부문' 심사위원 수상작 '포스마쥬어:화이트베케이션'을 통해서다. 재난 상황 놓인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인간관계의 뒤틀린 이면을 그린 수작으로 2015년 3월 국내에 개봉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2등상인 심사위원 대상은 공개 직후부터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올랐던 로뱅 캉피요 감독의 '120 비츠 퍼 미닛'의 차지였다. 3등인 심사위원상은 역시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은 안드레이 즈뱌긴체브 감독의 '러브리스'가 받았다. 감독상은 여성감독 소피아 코폴라의 '매혹당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펼친 호아킨 피닉스가, 여우주연상은 '인 더 페이드'에서 열연한 다이앤 크루거가 수상했다. 

각본상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와 린 램지 감독의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가 공동 수상했다.

한편, 칸영화제 70주년 특별 기념상은 올해 경쟁작을 포함해 무려 4편의 출연작이 영화제에 초청되는 기염을 토한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이 수상했다.

봉준호

경쟁 부문에 나란히 진출해 기대를 모았던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빈손이었다. 상영 후 평가가 엇갈리며 영화제 양대 소식지로부터 평균 2점대 초반의 평점을 받은 두 작품은 '혹시' 하며 깜짝 수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였다.

올해 영화제는 거장보다는 신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회 수상자인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해피엔드', 일본의 대표 여성 감독이자 심사위원 대상 수상자인 가와세 나오미의 '래디언스'는 시상식에서 호명 받지 못했다. 수상대 상위는 최근 몇 년간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루벤 외스틀룬드와 로뱅 캉피요 감독의 차지였다.

홍상수

영화제 개막 전 '옥자'는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극장 상영을 전제하지 않는 넷플릭스 제작의 '옥자'와 '메이어로위츠 스토리'가 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랑스 영화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 그러나 두 작품의 상영 후 평가가 호의적이지 못해 화제성을 수상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개막 후 터진 영국 맨체스터 테러 사건에 대한 영화제의 태도는 인상적이었다. 칸영화제 측과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테러 사고에 희생당한 피해자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유럽 전반에 퍼진 테러의 상처에 함께 아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칸의 일흔 살 생일은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조용하게 치러졌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경쟁 부문 초청에 만족하며 내년의 활약을 기약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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