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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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는 왜?"…'그알',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 추적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6.16 10:27 조회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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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얼마 전 우리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본다.

◆ 10대 소녀의 충격적인 범행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3월의 봄, 아파트 단지와 단지 내 학교들만으로 이루어진 조용한 주택가에서 하교 중인 초등학생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산 것은 8세 여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피의자가 고작 17살밖에 되지 않은 같은 동네 여자아이였기 때문이다.

“사전에 계획이 없었다면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처리를 할 수가 없잖아요.” - 주영민 경기일보 기자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 살해한 뒤 집안을 말끔히 청소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단 두 시간.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엔, 평범한 체구의 17세 여자아이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실제 경찰의 수사 결과, 피의자 김 양이 범행 전 '초등학교 하교 시간', '완전 범죄 살인', '혈흔 제거 방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시신을 유기한 장소가 직접 가보지 않고는 잘 알 수 없는 은밀한 장소였다는 점, 범행 당일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변장을 하고 CCTV를 피해 옆 라인 아파트로 이동했다는 점 등은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계획된 살인임이 분명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어린 생명을 앗아간 걸까?       

피의자 김 양은 경찰 조사 내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인 줄 알았다'라며 범행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피의자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했고,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 이 사건은 정신 질환자의 우발적 범행처럼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범행 직후 김 양의 기이한 행적이다. 김 양은 매우 빠른 시간 동안 범행을 끝낸 뒤 옷을 갈아입고 서울에서 친구 박 양을 만나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줬다. 김 양의 진술에 의하면, 박 양은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든 종이 가방을 건네받은 뒤 실제 내용물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둘은 이후에도 이 종이 가방을 들고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신 질환 때문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했다는 사람이 범행 직후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모든 시신의 일부를 다 똑같은 장소에다 은닉을 해야 합리적인 선택인데 그중에 일부를 꺼내 굳이 공범한테까지 갖다 준 데는 공범이 사실은 (시신의 일부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인터뷰 中

그리고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받았다는 이 '공범'은 범행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던 걸까.   
   
◆ 두 사람의 엇갈린 진술 - 거짓말을 하는 이는 누구인가?

김 양과 박 양. 두 사람이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은 경악스러웠다. 사건 당일 김 양은 박 양에게 '사냥을 나가겠다'며 범행 사실을 미리 알렸고, 박 양은 살인을 했다는 김 양에게 아이의 '손가락이 예쁘냐'며 손가락을 가져다 달라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양은 이 모든 것이 '장난'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른 두 친구는 올해 2월경, 캐릭터를 통해 역할극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나 함께 역할극을 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몇 번 만난 적도 있지만 살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모두 역할극의 일부인 줄 알았다는 것이 박 양의 주장이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두 친구. 과연 거짓말을 하는 이는 누구일까? 박양은 정말 이 범행이 진짜인 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함께 준비하거나 혹은 지시했는지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범행 동기와 공범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 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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