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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권성민 PD “파업 참여 아나운서 캐스팅, 사내 검열 있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17.06.26 11:25 조회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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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민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MBC '듀엣가요제' 등 예능프로그램들을 연출한 권성민 PD가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의 캐스팅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오전 권성민 PD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표창원 의원, 이승환 씨 등 정치적 이슈가 됐던 인사들은 MBC에서 출연이 제한되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사내에서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아나운서들은 사내 예능 프로그램 출연조차도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권 PD는 “심지어 엄청나게 유명했던 간판급 아나운서들조차 퇴사한 이후 그들이 진행했던 뉴스 자료들을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료화면으로 이용하려고 해도 못 쓴다.”면서 “사측의 섭외 간섭이 크다.”고 덧붙였다.

권성민 PD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 자신의 SNS에서 회사를 비판하는 웹툰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대법원에서 해고무효 판결을 받고 복직했다.

최근 권 PD를 비롯해 '무한도전' 김태호 PD, '복면가왕' 노시용 PD, '라디오스타' 박창훈 PD, '나 혼자 산다' 황지영 PD 등 MBC 예능국 소속 47명의 PD들은 성명을 내고 김장겸 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권 PD는 사측이 파업 참여 아나운서 사내 캐스팅 방해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제작비 압박과 직원들에 대한 권위주의적 통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으면서 김장겸 MCB 사장의 퇴진, 해직 언론인 복직, 공영방송 소유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예능PD 성명]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억 씩 쏟아붓는다.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 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XX” 뿐이다.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사진=권성민 PD 페이스북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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