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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 혜법 스님 사연 통해 과거 자행된 국가 폭력 실태 조명

작성 2017.06.30 09:58 조회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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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이야기 y

[ SBS연예뉴스 | 김재윤 선임기자] 지난 5월, 경기도 수원시 인권센터에 특별한 사람이 찾아와 48년 전 헤어진 가족들을 찾아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바로 '혜법'이라는 법명을 가진 스님이었다. 그는 8살 무렵이었던 1969년 어느 날 집 앞에서 놀다 차를 타고 온 낯선 남자들에게 납치됐다고 했다.

스님이 끌려간 곳은 바로 안산시 선감도에 있는 '선감학원'. 거리의 부랑아동과 불량한 청소년들을 교화시킨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수용소였다.

영문도 모른 채 그곳으로 끌려간 지 8년 만인 1977년 9월, 가까스로 도망쳐 나왔지만 스님은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스님의 기억 속엔 집 주소도, 가족의 이름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스님이 기억하는 사실은 두 명의 형과 누나가 있었다는 것, 납치되던 그 날 쌍둥이 동생이 태어났다는 것, 그리고 원아 대장에 수차례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 확실치 않은 자신의 이름 석 자 뿐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헤어진 가족을 향한 그리움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대체 납치당한 8년간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스님은 기억을 잃어버린 것일까?

깊은 어둠 속 기억을 꺼내기 위해 최면치료까지 진행했지만 스님은 갑자기 몸을 떨며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고 곧 치료가 중단되었다. 전문가는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 스님의 기억 전체를 강하게 지배하며 행복했던 기억마저 모두 지워버린 것이라 했다. 스님의 기억을 지워버린 충격적인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

한편, 2년 전 선감학원의 옛터에서 어린아이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선감학원의 실상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선감학원은 일제 강점기였던 1942년, 불량행위를 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자를 교화시킨다는 명분으로 조선총독부가 세운 수용시설이다. 하지만 이는 명분일 뿐, 일본은 소년들을 무작위로 납치했고 그들을 전쟁에 필요한 인력으로 키우기 위해 잔인한 학대를 자행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시설이 해방 후에도 박정희 정권의 '부랑아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버젓이 운영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런 국가폭력의 피해자였던 소년들은 갑작스런 가족과의 이별 후 갖은 폭력과 노동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고 그나마 살아남아 섬을 빠져나온 아이들 역시 여전히 그곳에서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5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이에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48년 전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을 찾아 나선 혜법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과거에 자행된 국가 폭력의 실상에 대해 알아본다. 오늘(30일) 밤 8시 5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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