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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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씨 어디에 있습니까”…그것이알고싶다, 실종사건 추적

작성 2017.07.02 10:16 조회 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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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참으로 기이한 운명이다”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기묘한 실종, 기이한 죽음' 편에서는 한 남자를 둘러싼 연인의 실종 사건과 의붓어머니의 살해 사건과 관련된 의혹을 파헤쳤다.

보험설계사였던 김인숙 씨가 지난 2004년 5월 7일 서울 삼성동 소재 호텔에 투숙했다. 이후 김인숙 씨의 행방은 묘연하다. 한 남성과 함께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그녀가 나오는 모습은 누구도 보지 못했다.

김인숙 씨는 그날 저녁 위조 여권을 가지고 중국행 비행기를 타고 떠나려했다.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했다는 것. 당시 그녀는 임신 5개월 차 한 남자와 행복한 가정을 꿈꾸고 있었다. 

당시 사건 담당 형사는 “중국으로 간 흔적이 전혀 없다. 가지 않았다. 의료 기록도 전혀 없고 실종자 짐은 하남에 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호텔 방 밖 김인숙 씨의 행적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녀가 중국으로 가져가려던 짐은 공항이 아닌 하남의 한 물류창고에서 발견됐다. 알고보니 이 짐은 유력 용의자 남 씨가 옮겨 놓았던 것이다. 

남 씨는 김인숙 씨가 실종된 지 43일 만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김인숙 씨와 연인 관계였고, 함께 중국으로 떠날 약속을 했다는 것. 당시 그는 욕실에서 피해자를 목 졸라 죽였으며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사건 담당 형사는 “자기가 죽인 것은 사실인데 시체를 원효대교에 버렸다, 탄천에 버렸다, 또 행주대교 밑에 버렸다, 심지어는 자기가 시신을 어깨에 메고 차에 실어 버렸다고 계속 진술을 번복했다”라고 전했다. 계속되는 수사에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용의자는 시신 유기 장소를 번복해 경찰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던 중 남 씨는 본인의 진술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했다는 것. 그리고 남 씨는 풀려났다. 검찰은 남 씨가 인숙 씨를 죽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지만 구체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렇게 사건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 측이 남 씨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을 때 남 씨가 직접 제작진을 찾았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자신은 김인숙 씨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 하물며 “그 이후에 김인숙 씨가 나타나지 않았냐. 언니에게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쳤다”고 말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남 씨의 말대로 그녀의 언니는 편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 편지는 우체국 직원이 김인숙 씨의 부탁을 받고 날짜에 맞춰 편지를 부친 것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김인숙 씨의 언니로부터 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인숙 씨 실종 한 달째쯤 가족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수화기 너머의 남자는 자신을 중국 중개인으로 소개하며 김인숙 씨가 중국에 잘 있다고 했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김인숙 씨의 언니에게 남 씨의 고모부 목소리를 들려줬다. 김인숙 씨의 언니는 “바로 이 남자다”라며 통화를 했던 중국 중개인의 목소리라고 확신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남 씨가 또 다른 사건에 연루된 적 있다는 얘기를 듣고 추적했다. 남 씨가 운전한 차량 뒷 자석에 앉아있던 피해자가 갑작스레 사망했다는 것. 재판 기록에 따르면 남 씨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급브레이크를 밟아 피해자의 경추가 부러졌지만 그대로 방치해 죽게 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피해자는 다름 아닌 남 씨의 의붓어머니. 같은 해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 상속문제로 의붓어머니 및 이복동생과 갈등을 빚던 중이었다. 정황상 살해 동기는 충분했으나, 법원은 남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김인숙씨 실종사건 관련 재판에서 용의자는 사기죄만 인정되어 적은 형량을 선고 받았다. 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04년 김인숙 씨가 사라진 그 날에 멈춰있었다.

끝으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김인숙 씨 가족들이 이사 온 후 현관문 옆에 쓰인 문구를 공개했다. '김인숙 549-1734 금강빌라 C-302'. 제작진은 “단순한 낙서, 우연이라 하기에는 이상하다. 수소문은 해봤지만 김인숙 씨 흔적을 찾지 못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방송된다.

사진=SBS 캡처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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