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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자살, 개인 아닌 사회의 문제"…'그것이알고싶다' 조명

강선애 기자 작성 2017.07.07 11:17 조회 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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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과로사와 과로 자살을 조명한다.

오는 8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인간 무한요금제의 진실-과로 자살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의 과로사 및 과로자살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6월 17일 새벽,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참혹한 모습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남자의 신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그가 입고 있던 작업복. 확인 결과, 투신한 그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과장인 이창헌씨였다. 그 누구보다 성실한 아들이었으며, 두 달 전 어여쁜 딸을 얻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이창헌씨. 지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KAIST를 거쳐 일본 동경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대기업에 입사해 장래가 촉망되었던 과장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작년 2월, 베트남의 한 건물에서 한국 청년이 투신자살했다. 중소기업에 입사 한 지 1년 반만에 베트남 지사에서 근무를 하던 신입사원, 27세의 신성민씨였다.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했던 자랑스러운 아들은 고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아프지 말라는 한 마디만을 남긴 채 투신했다. 업무스트레스와 함께 그가 죽음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살인적인 노동시간'이었다. 시간이 없어 시리얼 한 그릇으로 하루를 버티고, 친구들과의 SNS에는 '머지않아 귀국을 하든지 귀천을 하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겠다'고 말하던 성민씨. 그는 결국 베트남 지사에 발령 받은지 약 반 년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해, 게임 개발업체에서는 불과 4개월 사이에 4명의 직원이 사망했다. 젊은 개발자들의 사망 이유는 돌연사 및 자살이었다. 돌연사로 알려진 2명의 경우에는 과로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2명은 그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한 동료의 증언에 의하면 자살을 택한 여성은 투신을 하기 바로 전까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게임 출시를 앞두고 진행되는 강도 높은 과중 노동, 한 두 달씩 계속되는 이른바 '크런치 모드'의 반복과 '인간 무제한요금제'라고 비유되는 장시간 근로환경, 그릇된 경영진의 의식과 이윤추구의 극대화가 만들어낸 IT업계의 은어, '판교의 등대'와 '구로의 등대'라는 말은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2017년 대한민국의 노동현장을 보여준다.

집배원 조만식씨는 어느 날 아침,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조만식씨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최근까지 사망한 집배원은 모두 70명에 달하고, 그 중 조만식씨와 같은 돌연사는 15명, 자살한 사람도 15명에 이른다. 행복을 배달한다는 집배원들의 실상은 초과근무를 밥먹듯이 하는 과로다.

1961년에 생긴 근로시간 특례제도는 업종 26개에 허용된 것으로 사업자가 노동자와 합의만 되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법정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초과근무를 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통신업, 의료업, 광고업, 운수업 등 26개 업종 안에 집배원도 해당된다. 헌법이 정한 행복추구권은 지켜지지 않고 장시간 근로로 인한 과로사와 업무스트레스로 인한 과로자살의 한복판에 서있는데 과연 이것은 개인의 문제인 것일까.

한국과 함께 세계에서 장시간 노동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일본. 덴츠라는 대형 광고회사에서 24살의 신입사원 다카하시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의 한 달간 총 노동시간은 298시간에 달했으며, 그 중 초과근무는 130시간이었다. 사망 당시 그녀의 SNS 메시지에는 그녀가 어떤 심정으로 일을 해왔는지 고스란히 담겨있었고, 일본의 과중 노동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 '과로사 방지법'이 제정된 일본은 지금 어떤 모습인지 '그것이 알고싶다'가 취재했다.

과로사 및 과로자살이 개인의 문제인지 사회의 문제인지 짚어보고, 나아가 긴 노동시간만의 문제를 넘어선 과중업무와 구조조정 등에 관한 스트레스로 벌어지는 과로자살의 개념을 정리하고 그 자살의 행렬을 막을 방법도 모색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오는 8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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