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엽녀’ 이시강 “100편 CF 찍은 비결? 밑바닥 정신이죠”

강경윤 기자 작성 2017.07.27 10:43 조회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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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강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서 꽃도령으로 출연한 이시강(30)은 드라마 출연 전부터 시청자들의 눈에 익숙한 배우였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시강이 100여 편이 넘는 CF에서 출연을 해온 'CF스타'였기 때문. 패스트푸드, 스포츠웨어, 라면 CF 등 종류를 아우를 수 없을 정도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다양한 모습으로 얼굴을 알려왔다.

이시강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터뷰 시간은 늘 촉박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축구선수였던 고교 시절부터 일본에서의 활동, 배우가 되고 달려온 시간까지의 긴 이야기를 쏟아냈다. 듣다 보면 그의 나이 서른이 너무 젊다고 느껴질 만큼, 이시강의 인생은 굉장히 치열했다. “잠을 안 자도 좋으니 하루종일 매일 매일 연기하고 싶다.”는 이시강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시강

Q. 고교 시절까지 축구선수였죠? 일본으로 건너간 이유는 뭐였어요?

“누가 부른 건 아니었어요. 최전방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요. 뭐라고 해보자는 마음에 일본어를 미친 듯이 팠어요. 그러다 보니, 일본에 가고 싶어졌어요. 왜 일본이었냐면요. 제가 그때 일본 영화들에 푹 빠졌거든요.”

Q. 일본에 가서 아이돌 가수가 된 거죠? 참 특이한 경험이네요.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일본에 가서 열심히 저를 알리고 다녔죠. 여러 사람들을 소개받고 오디션을 통해 그룹 '키노' 멤버가 됐어요. 일본에서의 인기요? 그땐 그게 얼마나 큰 사랑인지를 잘 몰랐어요. 매일 일본 팬들에게 받는 팬레터와 선물들이 쏟아졌어요. 통장 잔고는 차곡차곡 쌓였는데 확인할 여유도 없었어요. 눈 뜨면 스케줄 소화하기 바빴거든요. 너무 피곤해서 선물이랑 팬레터 뜯어보다가 잠들고 그랬어요.(웃음)”

Q. 그렇다가 20대 중반에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됐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배우로 변신을 한 거였죠?

“처음부터 연기를 할 마음이 있었던 건 아녜요. 스무 살 때 첫 CF를 찍으면서 연기를 했는데 연기도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기는 조금씩 알아가면서 빠지게 됐던 것 같아요. 가수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온 다음에 채널A '최강서바이벌'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어요. 신인으로서는 정말 큰 행운으로 주인공을 맡게 됐죠. 이후 회사와의 트러블, 삶의 우여곡절이 생기다 보니 연기에 대한 내공이 깊어지더군요.”

이시강

Q. 한국으로 돌아와서 '옥탑방 고양이', '쉬어매드니스', '아찔한 연애' 등 부지런히 연극 무대에 올랐어요.

“운 좋게도 많은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에 함께 하게 됐어요. 연극을 계속하는 이유는 더 많은 경험과 연기를 더 깊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에요. 알다시피 연극배우의 현실은 그렇게 화려하지 못해요. 일본에 있을 때의 저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죠. 타고 다니던 차를 팔아서 이제는 대중교통이 더 익숙해졌어요.(웃음)”

Q. 지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옥탑방 고양이'는 대학로의 가장 대중적인 연극, 스테디셀러로 불려요.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3년 전에 한번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어요. 사실 오디션에 떨어졌다고 그렇게 충격받는 스타일이 아녜요. '내가 뭔가 부족했겠지'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3년 뒤에 다시 오디션을 봤는데 연출님이 기억하시더라고요. '3년 전에도 참 잘했다. 기죽지 말고 잘해라'라고 얘기해주셨어요. 극 중 '경민'이라는 캐릭터는 건강하고 반듯해요. 장난기도 있으면서 담백하고요. 저와도 비슷한 면이 많아요. 그런 면에서 많은 배우들이 노리는 역할이죠.”

이시강

Q. 오디션에 떨어졌지만 해피엔딩을 맞은 경우는 또 있었다고요?

“네.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오진석 감독님과의 인연이 그랬어요. 처음 SBS '모던파머', '용팔이'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두 번 다 최종에서 떨어졌어요. '엽기적인 그녀'는 세 번째 도전 만에 이뤄진 오진석 PD님과의 만남이었어요. 오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해서 참 행복했어요. '한번 말하면 디렉팅 대로 잘 움직인다'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했죠. 그리고 남태진 감독님도 많이 격려해주셔서 감사했어요. F4끼리 여러 가지 연기를 준비해서 보여드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열정이 느껴진다'고 따뜻하게 격려해주셨어요.”

Q. 많은 분들이 얼굴을 보면 친숙하게 느껴진다고 하죠? 그동안 몇 편 정도의 CF에 출연한 건가요.

“100편 넘게 출연한 것 같아요. 많이 찍을 때는 1년에 15편 정도, 요즘에는 비중이 커지면서 조금 줄어들고 있는데 큼직하게는 1년에 7~8편 정도는 꾸준히 촬영하고 있어요.”

Q. 그렇게 CF를 많이 찍는 비결이 뭔가요?

“비결이요?(웃음) 이렇게 인터뷰를 하거나 오전 중에 일이 끝나면 그냥 집에 가서 쉬지 않아요. 혼자서 에이전시를 돌아요. 적어도 2~3군데는 직접 가서 인사드리고 프로필 돌리죠. '시강 씨는 매니저 없어요?'라고 묻는 에이전시 관계자분도 많아요. 매니저도 있고 회사도 있죠.(웃음) 직접 얼굴을 보고 인사를 드려야지, 광고에 한 번이라도 더 추천해주신다고 생각해요. 제 수입의 반은 광고예요. 그래서 제가 연기를 꾸준히 하려면, 광고를 계속 찍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하고 있는 거예요.”

이시강

Q.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네요. 이시강 씨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관리의 신(神)이라고들 하더라구요.

“운동은 7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했어요. 술, 담배는 당연히 하지 않고요. 클럽은 예전에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아예 끊고 한 번도 안 갔어요. 한때 볼링을 굉장히 좋아해서 평균 200점 정도까지 쳤었어요. 함께 쳤던 신수지 씨는 프로가 됐더라고요. 볼링에 빠지다 보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독하게 볼링공을 버리고 나온 뒤로 끊었어요. 일본어는 독학으로 공부해서 잘하고 가르칠 자신 있고요. 영어는 친한 영어 강사인 라이언킴 형님 도움으로 4개월째 매일매일 하고 있어요. 제 블로그를 통해서 영어 공부하는 과정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나중에 김영철 선배님처럼 영어를 잘하는 배우로도 인정받는 게 꿈이에요.”

Q. 자기관리와 생활력 면에서 최고인 것 같네요. 요즘 최고의 관심사는 뭔가요.

“연기를 어떻게 하면 그만두지 않고 오래할까예요. 좋아하는 걸 포기하지 않으려면 그럴 수 있도록 생활이 안정되어야 하니까요. 결혼도 그 나중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하루도 자지 않아도 되니까 일만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잠은 안 자도 돼요. 매일 매일 촬영하고 싶어요.”

이시강

Q.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멜로 연기를 참 좋아해요. 찐득찐득한 사랑의 감정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영화 '러브레터', '인간중독', '순수의 시대' 등 굵직한 감정선이 있는 연기가 좋아요. '인간중독'에서 마지막에 송승헌 선배님이 총으로 가슴을 쏠 때 그 감정에 빠져들었어요. 저도 그 아픔을 알거든요. 돈보다는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저의 경험을 연기로 녹여내고 싶어요.”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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